저자 귀스타브 르 봉, 그는 1841-1931에 살았고 의학박사였으나 1870년 보불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하면서 인간의 행동에 대한 성찰하는 글을 썼고, 71년 파리 코뮌 이후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며 인류학과 고고학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한다. 1890년대 사회심리학으로 관심을 옮겨 집단의 특성을 바탕으로 민족의 발달과정을 분석한 책과 95년에 대표작인 이 책을 출간했다. 사회심리학 연구에 선구자 역할을 한 이 책은 1년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베스트셀러와 심리학계 저명인사가 되게 한 책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목차를 보면 총 3부로 이루어져 있고, 군중의 정신구조-군중의 의견과 신념-군중의 분류와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1부 군중의 특성과 특성을 보이게 되는 인간 내면의 필연성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고, 2부 군중의 의견과 신념에 영향을 주는 간접 요인 즉, 민족, 전통, 시간, 정치제도와 사회제도, 학습과 교육에 대해 그리고 직접 요인과 '군중의 지도자와 설득 수단' 그리고 그들의 가변 한계에 대해 논했다. 3부에는 범죄자나 유권자 군중 그리고 정치를 집행하는 의회 군중에 대해 적은 분량이지만 심도있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군중은 연대를 통해 정당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생각하고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조합을 결성해 모든 권력 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경제 관련 법을 일체 무시한 채 노동과 임금 조건을 결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자의 오늘날은 1890년대 초중반이고 산업화의 한창인 시대였으므로 노동자들의 요구와 이익을 위한 단체 행동이 활발해지던 때였다. 그들은 조직화되고 힘이 막강해져 군중의 신성한 권리가 군주의 신성한 권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또한 유럽의 부르주아지가 애호하는 작가들의 작품에는 편협한 사고방식, 다소 진부한 견해, 피상적 회의주의 때로는 과도한 자아도취 같은 계급적 특성을 잘 표현 그리고,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무질서와 싸우기 위해 경멸했던 교회의 도덕적 강제력에 호소하는 등의 흐름에 역행하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군중의 흐름' 은 거대한 강물임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본다.

심리적 군중의 고유한 특성-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의 사상과 감정이 일정한 방향을 향하면서 각자의 개성이 사라진다-군중은 항상 무의식에 지배된다-지성적 활동이 소멸하고 무의식적 행동이 지배한다-이해력 저하와 완전히 변화된 감정... 군중은 쉽게 영웅이 될 수도,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군중의 일반적 특성: 군중의 정신을 단일화하는 심리 법칙

저자는 군중의 심리 특성을 예리하고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본다. 하지만, 군중의 충동성과 변덕, 과민성이 민족의 특성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고 보았다. 즉, 모든 군중은 과민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만, '민족'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라틴계와 앵글로색슨계 군중은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예를 들어보였다.

군중은 워낙 여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라틴계 군중이 가장 여성적이다.

라틴계 군중과 함께하는 사람은 신속히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지만, 타르페아 절벽[로마 카피톨리노 언덕에 있는 수직 절벽으로 반역자나 범죄자를 여기서 떨어뜨렸다] 가장자리를 조심조심 걸으며 언젠가 자신도 거기서 내던져질 수 있다는 걸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이게 무슨 말일까?

저자는 군중의 심리나 정신구조가 여성적이며 라틴계 민족스럽게 충동적이고 과민하다고 했다. 오늘날 페미니즘이나 인문학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근거와 관찰력을 보이는데, 뭐 그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빈번히 반복되는 집단환각 메커니즘, 무수히 많은 사람이 목격했다고 하는 증언이 사실은 착각에 빠진 첫 목격자의 확언이 다른 사람들에게 암시를 주며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막연한 기억에서 비롯된 반복되는 확언은 주위로 '전염'된다. 여기서 저자의 본래 직업인 의사인 성향이 드러난다. 사람들의 정신적인 것들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신원확인에 오류가 나타난 예를 또 하나 들었는데,

여성과 어린아이,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의 증언을 절대 증거로 원용하면 안된다. 심리학의 기초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어린아이의 증언에 기초에 판결내리는 것은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했다. 여기도 또 여성과 어린이의 정서적 결함이나 나약함 등을 언급하며, 지금의 여성계에서 반박할 만한 여지를 준다.


군중은 어떤 진리나 오류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확신하고 편협한만큼 권위적이며 독선적이다.

저자는 의학자였고, 사회심리학자인 동시에, 근대 과학자였다. 그가 바라본 군중은 이성적이지 않기에 과학의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인간을 다스리는 데 이성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았다. 이성은 철학자에게 맡기고, 명예와 희생정신, 신앙, 영예, 조국애 같은 감정들(이성의 뜻의 반해)로 오히려 문명이 일어나고 발달되어 왔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민족에 따라 나타나는 독선과 편협성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라틴계 군중이 앵글로색슨계보다 그 정도가 무척 높다'고 관찰하였고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보아 일리는 있으나 완전히 공감은 가지 않았다.

군중의 정신에 깊은 인상을 주는 동기를 어떻게 적용하고, 누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군중의 지도자' 편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군중의 지도자는

사상가가 아니라 행동가이며 병적으로 신경증 환자나 성마른 사람, 광기가 폭발할 지경에 다다른

반쯤 미친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2부 군중의 의견과 신념 : 군중의 지도자

그는 군중의 영혼을 지배하는 것은 자유를 향한 욕구가 아니라 예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욕구이며 '예속된 상태'를 갈망하기에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순응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도자의 행동 방법은 확언, 반복, 전염이라고 보았다.

이는 지금 우리 시대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법과도 연관되어 있다. 대통령 후보는 국민을 향해 무언가를 확신(공약)하고 선거 기간동안 그것을 반복(선출된 이후에는 달라질 수 있지만)하며, 이런 행동들을 대국민 토론이나 언론을 통해 전염시켜 유권자들을 사로잡고자 한다. 여론조사가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반영되고, 국민(군중)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에게는 지지를, 비선호하는 후보에게는 야유를 보낸다.


제 4장 유권자 군중에서 선거 유세의 일반 현상-유권자의 의견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보통선거는 심리적 가치는 낮지만 보통선거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제한된 시민계증에게만 투표권을 주는데도 왜 투표 결과는 동일한가-각국에서 치르는 보통선거의 의미를 말하고 있지만,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행되는 선거와 투표에 같은 기준으로 논할 수는 없다. 환경적으로도 다르고 각국의 역사와 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적정 선에서 고전의 지혜를 참고로만 할 것이고,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잘 찾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이 리뷰는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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