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시장 인베스트
김태선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탄소배출권 이론, 가격결정과 파생상품 투자 전략, 에너지 관련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데다 특히 최근 형성된 '탄소시장'이라니 투자는 고사하고 과연 용어 자체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책을 폈다. 그러나 삼성투신운용, 현대선물 등 굴지의 큰 회사에서 김태선 님은 투자 운용 경험, <탄소시장의 비밀><Core Black Box>등을 저술...<에너지 탄소시장개론>,<에너지 탄소배출권 다이제스트>등을 공저했다는 소개를 보니 이론까지도 절대 강자이신 분의 책이 아닐까 기대가 되었다. 국내 탄소시장이 생소한 2007년부터 시장 애널리스트와 투자전략 전문가로 알고보니 유수의 방송에 출연하셨고 환경부나 대한상공회의소와 같은 국가 기관에서도 관련 강의를 십여년 이상 해오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2015년 1월에야 비로소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개장해 8년 차에 접어들어 비교적 신생 시장이며 그간 유년기 제1차 계획기간을 2차 계획 기간을 거쳐 제3차인 2021년 부터 현재(2023년 4월) 까지 시장 상황을 분석해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국제표준에 부합하고 있는지,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와 같은 생소하게 느끼는 입문자에게 Part01 탄소배출권 시장 제도 거래대상, 구체적 상품과 거래 종목 그리고 호가와 거래 단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개요를 주의깊에 읽었다. 1배출권(매매거래 최소단위) 은 온실가스 1 이산화탄소상당량톤이며 호가는 1배출권당 원화로 표시한다.

전문가나 준전문가 집단이라면 개요를 대략 살펴보고, Part03 위험관리 및 파생상품이나 04 최적 헤징 전략과 같은 실질적 전략 수립 및 대응을 보면 이해도가 높을 것 같다. 그러나 Part02 탄소배출권의 수요와 공급과 같은 이론 가격결정 등의 영역을 기본으로 읽어내야했다.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시장은 18년 차이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거래량과 여러가지 안정성 또는 위험관리 부분에서 미약하다고 한다. 단순비교로 저자는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2020년 말 기준 유럽 시장이 79.1% 거래량을 보인다면 우리나라 시장은 0.4%의 비중을 보이므로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외되어 있을까?

2022년 10월 정부의 발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배출량 감축,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목표를 발표했고 EU(유럽)과 같은 탄소중립기본법을 마련하고 있어서 그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정책당국의 온실가스 목표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하며 그 과정에서 시장안전화를 이루어 전력생산 방식, 즉 화석과 가스 등의 우선순위 에너지원을 탄소배출 계수를 비교 반영해 '연료전환가격' 을 조정한다. 저자는 1999년부터 EU시장에서 안정화를 꽤했던 방법론과 비교해 우리나라 시장이 나아가야할 바를 제시하려고 한다.

탄소중립이란...

이를 목표로 무엇을 해야하는가는 정책을 세우는 정부에서 하고, 입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유럽에 비해 제도 및 시행착오 등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 가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분석이 인상깊었다. 모든 시장은 리스크가 존재하고 "위험과 수익은 트레이드 오프의 관계로 고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분석과 관리가 중요함은 투자의 기본이라는 이야기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가격 결정이 된 이후, 할당대상업체(배출권과 활동을 동시에 하는 회사)의 거래는 시장을 통한 장내 장외 거래 외에도 자산-부채 차원에서 유무사할당에 따른 대응 전략과 유연성 메카니즘 전략을 활용한다고 한다. RE100 (Renewable Energy 100) 글로벌 캠페인으로 우리나라 정부는 100%재생에너지로 대체하거나 REC(공급인증서: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구매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거래시스템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K-RE100이라고 부르며 전기 소비자가 한국에너지공단의 K-RE100관리 시스템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실적을 제출하고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받아 참여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저자 또한 일반적으로 RE100 참여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탄소시장이 ESG경영확산을 가속화시킨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저자는 한국경제신문의 코너로 2021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탄소배출권 시장에 관한 기고를 했고, 그는 작년과 올해 기고한 글들의 목록과 내용을 이 책에 실었다. 그가 가진 노하우와 생각들을 보다 집약해 놓았고, 읽고나서 유투브 매체인 삼프로 TV에서 해당 영상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마지막에 나온 부록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약칭 배출거래법(2022.3.25 시행)도 싣고 있어서 우리나라 탄소시장이 어떠한 법적용을 받고 있는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두드림미디어 출판)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탄소시장인베스트 #김태선지음 #투자전략 #두드림미디어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리뷰 약속]=====

▶공연/전시/영화----> 현장 인증+3일 내 리뷰 작성

▶공연/전시/영화 리뷰 원칙 : 사진 3장 이상/작품 관련 정보(목차)와 설명 외 700자 이상 리뷰

▶도서 ---> 사진 3장 내외/수령 인증+2주내 리뷰 작성(500자 이상/온라인 서점 작성 필수/책DB삽입)

▶태그/해시태그 : #작품명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서평단)

▶도용/세탁/복붙/블로그에서 보내기 금지 : 자신의 '창작물'을 '새글쓰기'로 꼭 써주세요!

=============

문화예술채널 컬처블룸

문화채널, 공연정보, 뮤지컬정보, 연극정보, 콘서트정보, 전시회정보, 영화정보, 도서정보, 서평단, 리뷰단, 체험단, 추천전시, 가족공연, 공연할인, 리뷰단모집, 문화이벤트, 공연추천, 뮤지컬추천, 연극추천, 대학로공연, 전시회추천,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홍선기 지음 / 모모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려한 외모, 세계에서 손꼽히는 젊은 부자 케이시는 평범한 회사의 회계 담당자이자 친구인 가즈키에게 묻는다.

가즈키,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이 소설의 배경은 주요인물 케이시가 런던에서 자선파티를 열어 미국에서 일을 도왔던 제임스의 지인으로 함께 온 가즈키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젊은 20,30 대의 사랑의 모습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혹은 미국과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많을 텐데 작가 홍선기는 왜 하필 이 시점에 일본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하는가? 일본 남녀의 MZ세대의 사랑은 또 어떠한 모습일까?

프롤로그에서처럼, 모든 것을 다 가진 누구나 원하는 삶, 파이어족으로 일찍 사업에 성공해 은퇴해버린 케이시라는 남자의 질문에서 일종의 삶에 허무함, 권태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사는 삶은 일찍이 성공하지도 못했으며 내일을 다음달을 향후 몇 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대하고 계획하지 '어느 시점인 몇 살 혹은 계절'을 궁금해하거나 예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나, 케이시는 평범하지 않은 현재의 삶에 버금가는 과거를 지녔다. 자신은 예기치 않은 불의의 사고로 지켜주고 싶던 여동생 카나에를 잃었고, 자신의 책임도 있다는 죄책감으로 살게 된다. '괜찮치 않았지만 괜찮은 척' 연기를 하고 착하고 아무 문제없는 케이시를 살지만, 가즈키와 하츠네의 만남의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의 사랑의 방식이 잘못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어떤 여성(정말 다양하고 많은 여자들이 등장한다)을 만나고도 지속가능한 만남을 추구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신사적이지 못한 일도 저지르지 않으며 그야말로 안전하게 단발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그러다 해마다 여동생을 추모하며 찾는 뉴욕에서 여동생과 너무도 닮은 여성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그의 정착하지 못하는 사랑은 드디어 이번에는 지속 가능할까?

케이시는 서른한 살로 적당히 젊고, 키가 크고 아주 잘 생겼다. 모델 일을 할 때 같이 촬영했던 다른 남자 모델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잘생겼다. 게다가 문학에 대한 지적인 깊이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역시 닛토(한량)였다. 남들 한창 일 할 평일 오후에 드라이브를 하자니. 아아, 자기 회사의 서비스를 해외 광고까지 할 정도의 글로벌함은 이제 사라진 것인가?

노르웨이의 숲. 유메

결혼을 약속한 유메와 이별을 하고만 케이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가즈키는 안타까운 마음에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을 케이시에게 권했는데 하츠네와 만남이 건강했고, 미래까지도 아주 건강하게 가꿀 줄 알았기 때문이다. 사실 하츠네도 처음부터 가즈키를 마음에 둔 것은 아니었고, 3년 간 사귀었던 남자친구 료타(만화가지망생)의 미래가 불투명했으므로 이제는 이별해야겠다는 찰나에 우연히 데이팅 앱에서 가즈키라는 성실한 남자를 만난 것이다. 갈등했던 하츠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왕래없이 살던 아빠가 갑자기 딸의 자취방에 들러 예기치 않은 어떤 일로 가즈키와 마주치게 된 것이었고, 가즈키의 오해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시간을 둠으로써 어른스럽게 해결하는 과정에 성숙한 연인 관계가 된 둘.

요즘 들어 삶의 의미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나이가 지극히 든 어른들이 말하잖아. 인생은 코앞만 보고 살면 안 된다고....나는 그 멀리가 어디인지 도대체 가늠을 못 하겠어.

사람의 인생을 가장 멀리까지 바라보면 결국 죽음뿐이잖아.


죽음을 항상 이야기하는 케이시에게 진심으로 걱정하는 가즈키는 그가 병원에 계속 다니고, 약을 챙겨먹기를 바랬다. 그리고 하츠네와 행복한 결혼식을 곧 치르고 케이시의 아낌없는 축하를 받았다. 선물같은 아이를 임신한 하츠네와 가즈키의 행복은 그렇게 계속될 것만 같았다.

딸기 파르페를 먹어야겠어. 알고 있지? 이건 내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아기가 먹고 싶다는 거야.

더없이 화창한 봄날이다. 떠나기로 결심하자 세상의 모든 게 새롭게 인식되었다. 나뭇가지는 봄의 선봉에 서서 새파랗고 아름다운 잎을 만개하고 있었다. 햇살은 적당히 따뜻했고, 꽃과 나무들이 발산하는 산의 내음은 정신을 맑게 해 줬다. ...유서 같은 건 쓰지 않기로 했다. 세상에서 도망치는 주제에 그 심정을 뭐 하러 남기겠는가.

자신을 세상에서 떠밀고, 케이시는 죽기로 결심하던 순간 또다른 아픔이 될 상처가 다가온다. 정말 행복한 삶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니 행복의 본질은 무엇이고 물질적인 풍요나 가족의 존재자체가 '나의 행복'의 대부분의 영역일까?

작가 홍선기는 공유플랫폼 애스크컬처의 설립으로 서른한 살이 된 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광고를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진행했다는 작가소개를 보았다. 자본력이 다를지라도 행보에서 작중 케이시는, 작가 자신의 일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장 광고는 극중 케이시가 처음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꿈을 꾸었고, 결국에 이루어낸 하나의 큰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상처를 딛고, 성장하고 꿈꾸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도 생각나지마는 서른한 살 눈부신 젊음을 버리고 죽음을 택하려했다는 케이시와는 다르다. 우울함의 끝을 경험하고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결말이 온다. 이 시대의 돌덩이(이태원 클라쓰의 OST, 국카스텐의 노래)처럼 부서지고 깨지지만 희미한 그들의 삶에서, 가즈키가 우연히 목격하는 별똥별에서 재빠르게 소원을 빌듯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고 말하는 소설이라 평가하고 싶다.


이 글은 모모출판,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터디 위드 X 창비교육 성장소설 9
권여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 공포물의 계절이 왔고 20대 이후 공포물과는 담을 쌓았던 나로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창비의 신작. <스터디 위드 X> 최근 문단과 독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진 작가 권여름, 나푸름, 윤치규, 은모든, 이유리, 조진주가 이 복잡 미묘한 ‘학교’를 배경으로 무섭지만 재미있는, 냉혹하지만 정감 있는 ‘학교 괴담’을 들려준다. 단편집은 실로 오랜만이고, 학교 괴담이라하니 아이랑 같이 볼까? 우선 내용에 따라 12세인지 15세인지 결정해야한다.

첫 번째 이야기 <스터디 위드 미>(이유리 저) 는 손꼽히는 명문고 휘일여고에서 전교1등인 수아는 귀신이 붙어있다고 말하는 소연이라는 같은 반 아이가 화자이다. '솨솨의 공부 일기'라는 수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실도 알고 있고 구독자 수가 2만 명 정도의 인기 콘텐츠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수아의 '스터디 위드 미'라는 컨텐츠는 책상 위 구석에 설치한 카메라로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리얼 타임으로 보여 주는게 전부, 우연히 발견한 소연은 자신의 반 아이 수아의 채널이 추천 영상 목록에 뜨길래 낯익은 필통을 발견하고 보게 되니 뭔가 신선한 느낌을 받고 댓글을 달려고 했지만 모든 영상의 댓글 창이 막혀 있었고, 그저 바라보는 일이 일상이 되어 있었다.올 1등급에 전교 회장까지 혼자 다 해먹는 장수아를 곱게 보지 않는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애들이 악플을 달았나보다고 생각하는 소연. 수아의 브이로그를 보다 조그만 여자 아이 둘이 수아의 책상 밑에서 비집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다. 눈이 새빨갛고 입이 가로로 찢어진 아이의 얼굴은 분명 사람이 아니었다. 정작 수아는 아무렇지 않게 영상을 올리고 이후 매번 영상에서 같은 모습 같은 얼굴로 수아 옆에서 원망스럽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수아가 학교에서 갑자기 쓰러졌고, 채널을 보지 못한 반 아이들에 소문은 다이어트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소연은 자신이 본 영상 속 귀신때문이라 직감하는데...정말...?


두 번째 이야기, 카톡 감옥(윤치규)은 정준우라는 학생이 막 고등학교 배정을 받고 중학교 때 괴롭히던 아이들을 피해 먼 곳으로 일부러 지망한 학교로 처음 교과서 배정을 받으러 가면서 시작한다. 중학교 이후로 만나고 싶지 않았던 강병세와 그 패거리들을 우연히 사귄 고등학교 친구 도상현을 알게 되고,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고 담임 선생님들과 자신의 3반 아이들이 함께 있는 카톡방에 들어간다. 준우는 채팅방에서 도상현을 찾지만 D라는 아이디를 발견하고 도상현이라고 믿어버리게 되는데...


2018년 데뷔해 장편 소설집 단편 등을 다양하게 내고 있는 은모든 작가의 <벗어나고 싶어서>가 세 번째 이야기. 한 여고생의 교실 선생으로 교단에선 미진에게 윤재같은 엉뚱한 아이는 "첫사랑!"이라는 수업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해달라며 학급 반 아이들을 선동하고 못이긴 척 자신의 어린 시절 한 기억을 풀어놓는다. 전학간 학교에서 맞는 첫날, 모두가 친한 무리끼리 삼삼오오 모이는 점심시간에 혼자 앉아 고개숙인 채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함께 밥을 먹자면서 우리라는 아이가 다가왔다. 방울토마토만을 점심으로 가져와 밥을 먹지 않는 다는 이 아이는 왜 다이어트를 하는가? 체육 시간에 남다른 운동 신경을 보이며 뜀틀을 넘은 우리의 모습에 놀라자, 우리는 오히려 자신을 뚱뚱하다 말하고 '돼지라고 불리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생애 최초로 좋아한 남자선배에게 뚱뚱한 아이라고 지목되어 충격을 받은 우리가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된 것이라 했다. 우리를 그리려다 이름을 써놓고 그 옆에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로 쓴 쪽지를 미진은 지갑 맨 안쪽에 넣었고 그 지갑을 잃어버리고, 그 지갑을 원치 않는 특히 당사자인 우리가 보게 될까봐 불안한 미진, 특별한 게 있다고 짐작한 친구인 예은과 우리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그리고 수험생으로 수능을 앞두고도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만나지 못했고. "만나서 고백했어요?" 묻는 윤재의 물음에 못했다고 말한다.

선생님 장례식장에 그 첫사랑도 왔죠? ...선생님은 마지막에 어땠어요?

윤재라는 학생마저 불귀의 사고로 영혼이, 선생님으로 미진도 대화를 하는 시점에 영혼이어서 한을 가진 이들이 잠들지 못하고 학교를 교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거 아닌가?


네 번째 <영고1830>의 배경은 비평준화 지역 명문 고등학교 1학년8반 30번에게 매년 닥치는 불행. 성적순으로 한 사람이 번호가 되고, 1830이라는 번호는 전교 꼴찌라는 인격없는 개인일 뿐이다. 양희준이 성큼성큼 29번을 향했다. 희준은 자기 자리 의자를 들어 빈 곳에 던졌다. 29번인 아이에게 30번인 희준이 한 복수는 자신의 책상을 빼고 29번이 마지막이게 만든 것. 희준아버지가 영고 교사로 자신의 아들이 꼴찌였음을 창피했지만 옥상으로 희준을 구하러 왔다. 아버지가 마지막 자신에게 왔을 때, 뜻하지 않은 사고가 덮쳤다.

양희준과 책상이 공중으로 기울었을 때는 아무도 손쓸 수 없었다.

자신이 하려던 일을 아버지가 이해해주길 바랐고 8반 녀석들이 영원히 1830은 자신이 아니라고 알길 바랐던 일이었다. 책상만 버리려던 1830 아이는 화단에 떨어졌고 그 소리가 문제 덩어리로 여긴 영고 이사장을 살렸다며 그 후 몇 년 동안 무용담이 되어갔다. 개인을 지워버리고 번호로 낙인찍어버리는 학교. 또 하나의 이야기 <그런 애>에서도 트위터 부계정을 가진 지저분한 소문의 아이가 등장한다. 너를 알고 있지만 타인들이 낙인찍은 너에 대해서는 항상 모호하고 이해할 수 없어 피하고 싶은 존재.


<하수구 아이> 마지막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터넷 괴담을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였던가? 한때 '나'에게 도와달라 손내밀었지만 돕지 않고 외면했던 친구는 내게 아주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나간 바닥 아래 깊은 곳의 작고 낮은 이명이다.

나는 내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나는 아빠보다 엄마를 더 사랑함에도 엄마에게만 상처를 주며, 반 아이들보다 그 애를 훨씬 좋아하면서도 오직 그 애만을 함부로 대한다. 엄마가 언제나 날 용서했던 것처럼. 그 애도 결국에는 나를 용서하리라 여긴다.

오래전에 잃어버린, 두번 다시 되찾을 수 없는 마음. 학교에서 전해내려오는 무서운 이야기를 진휘를 알 수 없고 그때그때 달라진다. 무서운 소문, 마음속 깊은 곳에 소화되지 못한 감정, 사회성이 미숙한 전학생이나 새학년 새학기 신입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던 긴장과 불안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다른 이름이 아닌지.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자립을 위해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어떤 식으로든 살아나갈 이 공간에 대한 답은, 청소년 호러의 책장을 넘기며 당분간은 안심하고 책장을 덮고 너무너무 무섭고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괴담과 불안은 미숙한 이들을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말이 어울릴까?


이 책은 창비출판사로부터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터디위드X#창비출판#청소년호러#가제본서평#창비서평단#공포성장소설추천#여름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값비싼 파라오의 보물을 훔치겠다는 예고장이 도착했어요!

번쩍번쩍 신통한 능력을 발휘하는 용용 신과 별튜버로 유명한 마식왕 사건도 해결해야 하지요.

추리 천재 고구마 탐정과 조수인 알파독, 사전 현장에 누구보다 빨리 달려오는 나뚱뚱 경감,

거기에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까지!

이들과 함께 추리하며 사건을 해결해 보아요!

출판서 소개 중

고구마 탐정이 과학 수사로 유명한지 벌써 3권이 나왔습니다. 우선 인물 소개를 볼까요?

생각을 오래 하면 머리에서 열이 나고 노릇노릇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하는 고구마 탐정. 맛있는 냄새가 풍기면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없어 수사에 불편할 수도 있을텐데...뭐 거기까지는 상상에 맡길게요.

알파독이라는 강아지는 사실 동물이 아니라 인공 지능 로봇이래요. 눈, 코, 소리를 듣는 능력까지 초정밀 스캐너로 고구마 탐정을 돕는 충실한 반려로봇입니다.

나뚱뚱 경감은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에 고구마 탐정의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합니다. 일선 경찰의 신분이면 고구마 탐정과는 다른 입장인데 뭐 이런 디테일까지는 생각하지 말자구요^^;;;

오동통 형사는 나뚱뚱 경감의 사촌 동생으로 사건 해결보다는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로 나오나 봅니다.


고구마 탐정이 과학 수사로 유명한지 벌써 3권이 나왔습니다. 우선 인물 소개를 볼까요?

생각을 오래 하면 머리에서 열이 나고 노릇노릇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하는 고구마 탐정. 맛있는 냄새가 풍기면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없어 수사에 불편할 수도 있을텐데...뭐 거기까지는 상상에 맡길게요.

알파독이라는 강아지는 사실 동물이 아니라 인공 지능 로봇이래요. 눈, 코, 소리를 듣는 능력까지 초정밀 스캐너로 고구마 탐정을 돕는 충실한 반려로봇입니다.

나뚱뚱 경감은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에 고구마 탐정의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합니다. 일선 경찰의 신분이면 고구마 탐정과는 다른 입장인데 뭐 이런 디테일까지는 생각하지 말자구요^^;;;

오동통 형사는 나뚱뚱 경감의 사촌 동생으로 사건 해결보다는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로 나오나 봅니다.고구마 탐정을 찾아온 이상한 차림의 남자, 이집트 왕 파라오 조각의 모습을 한 남자는 이집트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였어요, 학자가 탐정에게 무슨 수사 의뢰를 하려는 걸까요?

요즘 날마다 신문을 장식하는 도둑 괴도 팡팡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며 '범죄 예고장'을 보여주는 파라오. 학자로서의 자존심도 있겠지만 집사에게 자신의 딸까지도 문화재보다는 중요하지 않게 대하는 남자를 수상하게 생각하고 고구마 탐정은 아직 도둑맞지 않은 '라의 심장'을 지키기로 합니다. 101키로가 넘는 거대한 돌이나 다름없는 문화재를 누가 무슨 이유로 훔쳐가려고 할까요? 여러 사람의 눈을 피해 감쪽같이 훔쳐가는 범인!

범인은 문화재의 주인이 어리석다고 조롱하며 보기 좋게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해결사 고구마 탐정은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지 궁금한데요.

각 사건 파일 앞쪽에는 교과 연계 몇 학년 몇 학기의 어떤 부분에 대한 것인지, 추리 열쇠도 함께 알려주고 있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첫 번째 사건을 과학적으로 멋지게 해결한 후 두번째 사건은 용용 신이라는 사이비교주의 정체를 밝히는 것입니다. 싱싱하고 통통한 생선을 파는 가게의 주인 어굴한 씨, 고구마 탐정 사무소 앞이라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하던 어굴한 씨가 왠일로 수심이 깊어 보였어요, 아침까지도 싱싱하던 생선이 갑자기 썩어버리거나 틀림없이 깨끗한 물을 받아 둔 수조가 더럽혀져 있기도, 생선에 뿌릴 소금을 누군가 훔쳐가버리기도 한대요. 상한 생선을 팔 수 없을 때도 있어서 그 연유를 물었더니,


이게 다 신의 저주 때문이래요...용용 신이라고, 물을 다스리는 특별한 신이 있는데

제가 그 신을 믿고 따르지 않아서 벌을 받은 거래요.

과학 탐정인 고구마 탐정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수조를 망가뜨린 범인을 찾아주겠다고 하죠. 성실한 아르바이트생 맹신해의 진술로 고구마 탐정은 용용 신을 설파하러 다니는 안내자를 만나게 됩니다. 용용 신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저주를 내린다는 말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찾아가게 되는 고구마 탐정과 알파독, 그리고 어굴한 사장님, 이들이 용용 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될지 아니면 단순히 사람들을 간계로 속이는 무리를 일망타진할지 궁금해지네요.그리고 마지막 사건은, 맛집으로 향하는 나뚱뚱 경감과 오동통 형사를 마주친 고구마 탐정이 '잘난 레스토랑'의 나잘난 쉐프를 찾아가며 시작됩니다. 아침 10시부터 길게 줄을 선 손님들 그리고 그 사이 유명 먹방 별튜버 마식왕이 눈에 띕니다. 마식왕의 최고라는 찬사를 들으니 맛집이 분명한 거 같아요. 만석이 된 자리가 비어 앉기를 기다리던 일행 눈에 마식왕이 카메라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가 실시간 라이브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때 나잘난 쉐프가 다급히 마식왕을 붙잡고 생수병을 건네며 기다려달라고 하죠. 그때! 물병을 거꾸로 내밀었지만 쏟아지지 않던 물이 마식왕이 잡았을 때는 콸콸 쏟아졌어요. 마식왕의 카메라가 물에 젖어 고장나고...

제가 분명히 봤어요. 요리사님이 물병을 거꾸로 내밀긴 했지만, 물이 전혀 새지 않았다고요.

마식왕이 못마땅한 나잘난이 꾸민 일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인기를 믿고 억지로 주방을 촬영하려고 했던 마식왕이 자작으로 꾸민 일일까 궁금하네요. 어수선한 장내가 어느정도 정리된 후, 주방으로 가려던 마식왕이 나잘난의 안내에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고, 자리를 얻어 방금 앉은 고구마 탐정일행이 주문하기 위해 메뉴를 고르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주방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주방으로 달려간 일행이 본 건, 동시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마식왕과 나잘난이었어요. 제 3의 인물이 갑자기 공격을 해왔다는 이야기에 누군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보았는지, 마식왕이 키친타월에 뭔가 글자를 써 두었다고 말하는 보조 요리사 우울해 씨가 함께 있었지만 들어가는 사람도 나간 사람도 없다고.마지막 사건까지 말끔히 해결한 고구마 탐정은 폭신폭신 빵을 완성하기 위한 '베이킹 소다'의 비밀도 알려줍니다. 생활 속의 과학을 알고 있다면 고구마 탐정처럼 간단한 모순이나 수수께끼도 쉽게 풀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말하고자 한 서지원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뇌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3일씩 열 번을 반복하면 습관이 만들어지고 3일 동안 생활 곳곳에 숨은 과학을 찾아보고 3일이 지나면 또 3일만 하자고 결심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새 습관으로 자리 잡은 탐구하는 자세는 누구나 명탐정을 만든다고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의 열렬한 팬이자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쓴 박애희 작가는 원래 메인 방송사들에서 일하며 삶과 사람을 관찰하여 글을 썼다. 그러다 가장 가깝게 살아 숨쉬는 어린이인 아들 덕분에,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섭렵하고 그들의 반짝이는 말들을 모았고 지금의 어른이 된 자신에게 여전히 유효한 말들임을 보여주려 한다.방송작가였던 이력 답게, 생활 속에 만나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나눈 대화들이 오롯이 그녀가 읽었던 글귀들과 함께 소개 된다.


<빨간 머리 앤>의 질문은 '세상을 알기 위한 꼭 필요하지만, 아주 많고 아주 길다...어린이의 질문을 받은 어른의 태도, 답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어른들은 질문 자체를 막기도 하지만, 앤은 질문을 해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양은 버겁지만 기발한 질문의 질에 감탄하게 되는 매튜 아저씨 같은 어른도 있기에... 지금 이 순간 세상을 배울 아이들의 질문을 막지 않는 그런 어른이 되어보자고, 작가처럼 결심한다.


그밖에 어린 왕자, 삐삐 흔하지만 그만큼 지키기 어려운 동심에 대하여 그리고, 내가 어릴 적 사랑해마지 않던 '피너츠 친구들'이야기도 등장한다. 피너츠의 스누피가 개집 위에 그 귀여운 귀를 늘어뜨리고 하늘을 향해 누우면, 그 앙큼한 검은 코와 게으른 아저씨와 같은 튀어나온 배를 가진 장면이 떠오른다. 찰리와 스누피 콤비는 인간과 동물이 달라서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너무나 비슷하거나 어린이의 마음과 행동을 닮은 강아지라는 사실 때문에 그 옛날 내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소심하고 운이 나쁜게 찰리랑 꼭 닮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아들에게, 사나운 루시의 빈정거리는 성격도 모두 작가 찰스 슐츠의 여러가지 면을 나타내는 것, 누구든 보여주는 얼굴과 고정된 이미지 말고 타인이 알지 못하는 면면이 있는게 아닐까하고 현명한 일화를 이야기 한다. 악인도 선인도 그 모습이 단편적이고 일률적이지 않다는 입체적 사실을 고난이도의 표현이 아닌 쉬운 말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즐겨보는 유퀴즈 온더 블럭tvn 예능의 유재석 조세호의 인터뷰이 중 어린이가 나온적이 있었나보다. 작가는 태권도 학원을 향하는 유림이가 한 말 중 행복이 뭐냐는 엠씨 아저씨들의 질문에 답을 듣고, 아들을 대입시켰다.

행복은... 그냥 노는 것이다.

우리 특히 부모들이 아이가 놀고 있으면 오늘 해야할 일을 읊어주고, 더해서 내일 일정까지 세세히 챙기고 잔소리를 한다. 왜냐? 행복을 만끽하는 자식들이 무아지경으로 노는 모습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에겐 함께 사는 어린이가 있어 일단 그가 혼자 노는 모습을 관찰하기로 한다. ..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를 따라 욕실에 가보니

아이는 지금 무한 변신 중이다. 변신을 마치면 몸의 곳곳에 거품을 잔뜩 바르고는 한바탕 댄스를 춘다.


나조차 세명 아이중 첫째가 어릴때 동생들이랑 거품으로 욕실에서 장난치고 웃고 떠들때 행복이 전이돼 휴대폰 영상으로 남겨두었었다. 하지만 막내가 그렇게 놀고 있으면 지구를 아프게 하지 말라며, 물을 아껴야 한다~얼른 씻고 나와라~나와서 거울을 보며 춤추는 아이를 혼내기 바쁘다. 어른이 엄마도 첫아이 때 다르고 다음 아이, 그다음 아이때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으니 '슬픈 웃음'이 난다. 학교를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 공부를 안하면 안돼냐? 묻는 내집의 어린이들도 엄마나 아빠 중의 한 명이 감옥에 가야한다는 비약을 듣고 슬픈 표정으로 학교를 매일 다니겠다고 대답하고 있고 아는 집들은 대부분 그렇다.


아이의 세상이라고 해서 언제나 꽃밭만 펼쳐지는 건 아니구나. 이 작은 존재들도 현실을 견디기 위해 애쓰고 있구나.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싸울 아이들의 무기가 다름 아닌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공상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힘을 얻는 것 같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래도 그렇지...

엄마가 자신들을 혼낼 때 엄마를 빨래처럼 무지막지하게 짜는 상상을 하고, 쓰레기장에 갖다버리고 싶다..는 말을 지들끼리 한다는 것이다. 아마 내 아이들도 지금도 현재진행일 속마음일까 생각하면 괘씸하지만, 어른이 내뱉는 추악한 말들을 실행해 옮기지 않는 어린이들은 물리적 힘은 없지만 상상이라는 힘을 가진 더 고차원적인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이와 아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다 보면, 놀림과 공격과 피해와 상처가 난무하는 어린이의 세계에서도 아이들이 여전히 웃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에 고착되지 않고 지나난 일은 묻고 언제나 빠르게 지금 순간으로 돌아온다. ...

작가는 놀라운 자가 치유력을 가진 유연한 존재가 어린이, 문제는 과거에 휘둘리고 약해 빠진 못난 어른이다.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어린이들이야 말로 '어른의 약'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어린이는 한명이 아니지만 모두 하나같이 '반짝이고 외로운 존재'이다. 새롭거나 특별하지 않을 것 같은 주변 꽃들을 가까이서 보고 '풀꽃'을 노래했던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로 나의 마지막 말을 대신한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서 시를 잃어가지만 원래 당연하고 아름다운 시인들의 말을 정성스럽게 기록하고, 글로 남기는 작가의 이 책은 특별하다.

이 리뷰는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