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이미 고깃집, PC방, 호프집 조개구이집, 휴양림, 녹차연구소, 과외, 성인오락실 등 결혼 후에는 병원코디네이터, 화장품 방문판매, 백화점 의류판매원, 실크 검단원, 사무경리, 보험카드 영업, 학습지 방문교사, 체험농장 사무장, 마케팅 직업 등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고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러하듯 '연극무대 위에 선 배우처럼, 가면극을 하는 것처럼' 가면을 쓰고 하루를 살아냈다고 한다. 밖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집에 와서는 단 한마디의 말조차 할 힘도 없고 배터리가 방전된 인형처럼 쓸모없는 어느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우울증에 안걸리면 이상하지 않은가? 예전의 통념이라면 그러한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의 건강의 삶이 있다라고 말하는 책으로 나왔겠지만, 1,2장과 같은 고통 속에, 저자는 본격적으로 이제 조울증이라는 병에 무릎을 꿇게 된다. 가정폭력에 까지 노출된 그녀에게 어떤 선택이 가능하겠는가? 부부생활이라고는 거의 없는 그녀의 부부에게 또 임신은 너무 자주 찾아왔기에 정신과 치료를 반복하고 약을 복용하는 임부에게 중절 수술도 두번이나 했다고 하니...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자꾸만 사주때문에 무녀의 길을 가라고, 진짜로 신내림을 받으려하다 도망쳤다는 이야기며 사람들과 너무 잘 어울려서 자신이 삐에로 같고 광대같다는 이야기,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한 싸움을 하는 그녀는 유리멘탈에 소심하지만 용감한 일을 한다.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병이자 생활습관, 즉 정신의학과를 다니며 쌓아온 나름의 경험과 약에 대한 지식들을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로.환우들을 위한 뭔가를 하기로 말이다. 누구보다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환우들이며 누구보다 정상적이고 싶은거라고.
나는 '가면극'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에 특히 주목하게 되었는데, 가족 중의 두명이나 이런 이야기를 최근에 해주었기에 더욱 책의 후반부에 집중하며 읽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서 정신 건강 질환으로 진료받는 환자 수는 병원급 이상 기관보다 의원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불안장애, 불면증은 이제 놀랍지도 않은 수준이라고 한다. 우울증, 조현병, 조울증 증상을 다룬(치료기) 책들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으니.
진정성 있게, 유쾌하게 '상대방이 당황스러울 만큼' 떠벌리기로 한 그녀는 마음의 병, 언제 나을지 모르는 심연의 고통을 나누고 뒷담화가 아닌 앞담화가 될 수 있도록 하기로 하고 이 책을 펴냈다. 처음에 브런치에 수기를 올리며 구독자들의 진심 어린 응원,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다고 한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용기있게 입밖으로 아픔을 내뱉어야 치료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고 완치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말이다.
6장에서는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 즉 환우들의 고민과 의문을 간단명료하게 상담해주듯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