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갈등 - 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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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나는 알고 있었고 민주주의 사회 혹은 민주적 가정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토론이 꼭 필요하고 합의와 결정을 하는데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냥 갈등이 아니라 극한 갈등, 고도 갈등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저자 아만다 리플리라는 미국 저널리스트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고도 갈등, 오늘날 세상을 선악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관점은 그 자체로 편협하고 제한적 사고 방식이며 많은 사람의 힘을 규합하여 어려운 문제를 풀고자 하는 노력을 방해한다고 저자는 서론에서 밝히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좀먹는 고도 갈등이 빚어낸 비극적 결말과 동시에 고도 갈등의 치유책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고찰하는 그녀의 사고과정을 들여다 보자.

사람들에게 증오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고도 갈등에 휩싸인 사람들은 증오로 가득 차 있어도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증오라는 감정은 일종의 증상이고 그 원인은 갈등이다. 고도 갈등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장 수면 밑의 언더스토리 -1부 갈등 속으로 들어가면 게리 프리드먼이라는 갈등을 중재하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게리가 한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잠시 눈을 감고 10년 후에 각자가 살아갈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그가 말했다.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은지, 그리고 두 사람 사이는 어떤 관계가 되고 싶은지 그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자식들이 성장하고 결혼하게 되면 또 손자를 낳게 되면 이혼을 앞둔 부부는 어떻게든 서로 만나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면, 이제까지의 양보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다시 생각하고 합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혼을 결정했다고 해서 반드시 서로 미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게리는 변호사로서 중재함으로써 사람들이 찾는 변호사가 되었으며 갈등이 지속되는 곳 시점에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여 1980년대 미국변호사협회는 그를 인정해 그의 방식을 다른 변호사들에게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이 1980년대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아직도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이혼전문변호사들은 우리나라 부부와 그들의 가정을 향해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1996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들의 급여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상당기간 파업을 했고, 이에 게리는 다른 협력 변호사들과 함께 중재에 나섰다. 기존의 방식이라면 경영진을 대표하는 변호사와 단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끼리 만나 양쪽의 조건을 전달하고 협의하는데 반해, 게리 사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105명의 단원들 모두가 참여해 모든 사안을 함께 알고 이해해야 수년 내에 또다른 갈등이 불거져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맨 먼저 강의한 내용은 '이해의 순환고리Looping for understanding' 라고 부르는 적극적 경청 방법이었다. ...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약간 화를 내면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내 말을 듣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난다. (중략)

부부도 마찬가지다. 배우자가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갈등이 닥쳐도 두 사람의 관계에 해를 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할 줄 안다. ...이게 바로 건전한 갈등이다.

나는 여기서 무릎을 탁 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스무리한 깨달음을 얻었다. 적극적 경청법이 부부 갈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부부상담을 가면 상대방을 이야기를 들으며 거울처럼 반사하듯 말하도록 훈련을 하는데, 이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오케스트라 연주들에게 갈등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이해의 순환고리 방법을 연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려 듣고 듣는 사람이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내용을 요약하도록 했다고 한다.

경영자 측 협상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미국의 혁명운동을 이끌던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이라는 두 인물의 갈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애덤스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제퍼슨을 후배로 여기고 제퍼슨과 함께 <독립선언서>초안을 작성하고 서명을 했다. 1780년대에 두 사람은 유럽에 외교관으로 파견되면서 더욱 우정이 돈독해졌다. 시간이 흘러 두사람은 새로운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된다. 애덤스는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강력한 정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제퍼슨은 생각이 달랐고, 1796년 민주공화당은 제퍼슨을 대통령으로, 연방주의자들은 애덤스를 밀었다고 한다. 미국인은 두 개의 정당으로 나뉘어 서로 대립했다. 결과는 애덤스의 승리였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였고 애덤스로서는 후배라고 생각한 제퍼슨에게 굴욕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란 모든 사람을 양자 구도의 틀에 몰아넣는 속성이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기득권자와 도전자, 수구 세력과 신진 세력 등의 대립 구도 말이다.

애덤스가 대통령을 제퍼슨이 부통령을 맡았지만 다양한 사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고 대화는 부쩍 줄어들었다고 한다. 제퍼슨은 1800년에 대통령에 출마해 애덤스의 재선을 막았고, 제퍼슨 취임하던 날 애덤스는 새벽에 마차를 타고 워싱턴을 떠나버렸다. 이에 애덤스는 후임 대통령을 환영하지 않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범주는 중요한 세부 사항을 흐리는 것, 효율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놓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주화의 영향으로 우리는 점점 '그들'과 '우리'를 다르다고 규정하고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생각과 행동도 규정한 범주에 맞추려고 한다.

<양당의 악순환을 타파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리 드러트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양자 구도로 보는 본능을 무너뜨리는 정치다.

그것은 유연한 정치 연합을 유지하여 적과 동맹이 수시로 바뀔 수 있는 정치를 말한다.


우리의 작금의 정치 상황을 보니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양자구도의 틀에 갇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 외의 분야는 또 어떠한가? 저자는 승자와 패자, 내부자와 외부자의 뚜렷이 구분하는 구도를 피하고, 가능한 한 성격이 다른 그룹을 섞어서 운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하이 신앙(처음 들어보는 종교라 당황)의 핵심 사상은 우리가 모두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대결 구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나 선지자 마호메트를 모두 숭배한다. 1800년대 중반 이란에서 태동한 이 공동체는 오늘날 전 세계 퍼져있다. 미국에는 약 15만 명의 신자들이 있다.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지역은 인도 그러나 이 종교에는 성직자도, 공식 지도자도 없다. ...바하이교의 선거에는 정당이 없다. 양자 대결은 허용되지 않으며 선거운동도 금지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필요한 품성이 어떤 것인지만 토론할 수 있을 뿐이다.

아..나는 또 여기서 탄식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훌륭한 품성은 우리나라에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다. 유권자들이 다시 시간을 되돌려 대선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면 지금쯤 이러한 혼란한 정국은 최소한 면했을 텐데라고.

범주화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쓰인 팻말을 세워놓는 백인은 마치 자신이 깨어있는 시민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도의 갈등을 해체하기 위해서, 갈등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2부 갈등에서 나오다에서 저자는 '4장시간벌기','5장 공간확보''6장 고도의 갈등 해체하기''7장 단순화에서 벗어나기' 등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

UNESCO헌장 서문


그리고 저자 후기에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고도 갈등을 알아보는 법/ 내면에서 일어나는 고도 갈등을 알아보는 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도 갈등을 예방하는 법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후안 파블로라는 콜롬비아의 과거 축구 선수가 경제학 박사 과정에서 치열한 연구를 내놓았다. 약 9년 동안 지속된 축구 광고가 2016년에 FARC(공산당 반군)와 체결한 공식 평화 협정보다 더 많은 무장 해제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고도의 갈등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전은 그들을 구출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저자도 그랬다. 건전한 갈등 속에서 그녀가 온전히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과거에는 미처 몰랐던 일에 대해 논쟁하고, 묻고, 고치고, 눈을 뜨면서도,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놓지 않는 태도. ...그 느낌은 건전한 갈등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성을 발견할 때 경험하는 경외감이다라고 책의 말미에 이야기 한다. 현재에 충실하고 열린 마음을 지닌 채, 언제나 놀랄 준비를 하는 것이 극한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해석이 되었다.

이 리뷰는 해당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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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꼭 해야 하나요? - IT기업을 운영하는 수학강사와 수험생들이 주고받은 솔직한 수학 공부 이야기
정재훈 지음 / 메이드마인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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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 운영자 즉 CEO가 수학강사를 하며 수험생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는 것도 호기심이 일었고 책표지 뒷편에 실린 구글의 입사 시험 문제 하나가 이 책을 집어든 나로 하여금 답이 궁금해서 얼른 보고 싶은 책이었다.


어쨌거나, 이 책의 저자는 대학 입학 시기 집안이 어렵고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할 뻔했으나 공부에 미쳐보자!해서 한양대 공대를 4년 장학생으로 입학 후 성실히 학업을 했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삼성에 입사 최우수 사원이 되기도 했고, 금융회사 시스템 유지 보수하는 'IT 플랫폼 전문가'가 되어 실무에 능통(?)했다고 한다. IT기획자로서 안정된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해 커스트리(custree)라는 IT회사를 설립 운영하는 정재훈 대표. 한때 수학을 가르치은 학원 강사였던 그가 사회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통해 이곳저곳에서 느낀 '수학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책까지 쓴 거라고.

지난 3년 동안 재수생들을 위한 기숙 학원에서 수학 강의를 해왔습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매일 카페에 앉아 두 시간씩 학생들을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수학 지식이 아니라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동기부여였습니다.


 

저자인 정재훈 선생님은 학생들과의 멘토링 속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입시에 매몰되어 수학 공부의 진짜 이유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정답맞추기'가 아닌 실생활에서 '생각의 폭넓히기'로서의 그 목적이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한 여러분(책속에서의 수험생들 그리고 독자들)이 지금 공부하고 있는 수학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고 빠르게 적용가능한 '보편적 지식' 중의 하나이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라지는 일자리와 변화무쌍한 미래시대에 인간으로서 고유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줄 무기라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4차 산업시대는 정보가 아니라 정보의 선별이 돈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저자는 지금 배우는 '통계'의 중요성이 바로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핵심 지식이 될 거라고 합니다. 굳이 통계학과를 가지 않아도, 고등학교 때 배운 통계 지식 정도라면 정말 많은 분야에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재훈쌤의 말이 인상깊었다.

수년 전에 우연히 보았던 야구에 관한 헐리웃 영화 <머니볼>을 기억한다. 당시에도 화제였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굿무비^^

메이저리그 꼴지의 야구팀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가난한 구단의 재정에서 좋은 선수를 구할 수 없었고 선수를 구하는 대신 경제학과 출신 피터 브랜드(조나 힐)을 영입한다. 그를 통해 통계학적으로 여러 가지를 분석해 어떤 지표보다 '출루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유명세보다는 좋은 선수,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을 뽑을 수 있었던 효율적 산정 방식 '세이버 매트릭스'를 적용해 구단의 팀을 20연승으로 이끌었다는 내용.

OJ심슨이라는 미국 미식축계의 스타는 1960~70년대 전설적인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고 그의 변론을 맡았던 변호인들의 통계를 끌어왔지만 아주 황당한 이론에 대해 소개한다. 이 부분은 정황 사실에 대한 증거들이 효력이 없다는 주장 3가지를 말하는데, 저자가 조건부 확률과 독립시행의 법칙으로 반박한 내용은 직접 읽어야 하고...이 무죄 혹은 유죄라는 입장이 사용한 통계학은 논리적으로 거짓은 아니지만, 왜 통계학이 '사실로 쓰는 거짓말' 이라고 하는지, 왜 통계학을 알아야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러나, 지금의 유능한 변호사라면 이러한 황당한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고, CSI같은 과학수사의 발전에 따른 증거를 더 제출하도록 재판장이나 기소한 검사들도 그렇게 쉽게 무효처리는 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동기부여와 관련된 챕터 외에 문제해결력,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과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어떻게 야후를 이겼을까? 선생님의 생각은 검색엔진으로서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을 방안을 찾아낸 구글의 승리 이유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았다.

또,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메세지(암호)를 풀기 위해 연합군 측에서 앨런 튜링이라는 수학자가 만들어낸 시스템 콜로서스라는 계산 장치의 발명. 수많은 경우의 수 때문에 풀지 못했던 적군의 암호를 한가지 반복된 문자열이 들어있다는 힌트를 콜로서스에 입력하여 '경우의 수'를 확연히 줄여 풀어냈고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다.

수학도 한가지 언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재훈쌤의 어느 친구 그러나 비범한 톰톰이(가명)의 예를 들어 말한다. 10개 국어를 사용하는 그 친구의 언어 능력이 어디에서 오는가? 톰톰이는 똑같은 내용의 신문기사를 4가지 언어로 번역된 버전을 읽는다는 것, 강박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고 매일 그 그들을 한번 쭉 훑어보고 출근한다는 그의 습관에서 비결을 찾았다. 새로운 지식이 이해가 되든 안 되든, 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듣고 또 들어 익숙해지게 하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강박감 없는 노출이 언어 실력을 높여주고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구글의 실제 입사 면접의 질문으로 나왔다는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마을의 성비는?

책뒷표지의 선생님의 엉뚱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어떤 마을의 남아 선호 사상이 심한데 남아가 때어날 때까지 아이를 낳는다, 남아가 태어나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 마을의 주민이 무수히 많다고 가정할 때 이 마을의 성비는 어떻게 될까하는 질문이다.

멱급수, 확률분포표, 등비수열의 합, 등비급수 등의 단원들을 배운 이들이라면 풀 수 있을거라 확신하는 재훈쌤 ㅜㅜ슬프게도 내가 배운 지식 중에 묻혀졌는지 원망스럽다.

어쨌든, 선생님이 새로운 어떤 한계를 지정 '아이를 셋째까지만 낳는다' 로 바꾸어 계산하면 비율이 1:1로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하다고. 왜냐면 현실에서는 아이를 무한대로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도 남녀 중 하나의 성을 원하다고 해도 그처럼 '무한=무식'하게 출산하는 여성은 없을테니까 ㅎ

정답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정답을 찾아가려는 '자세와 노력'이라는 선생님의 조언 그리고, 수많은 경험과 무의식에 쌓인 그것들이 위기의 순간에 기적처럼 우리를 구해줄거라는 믿음. 구체적으로 수학공부에서 중요한 습관의 문제, 효과적인 오답노트 작성법 이 메세지들을 크게 관통하는 수학을 포기하고 싶을 때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뒷부분의 편지글의 내용을 채운다.

40년 동안 이어진 하버드대학의 행복 실험.

고등학교 피실험자들은 러닝머신을 뛰고, 이들을 인생에서 어떤 변수가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40년 동안 추적 관찰해 GRIT 지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러닝머신을 뛰며 체력의 한계를 느꼈을 때 얼마나 더 뛰었는가,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고자하는 기개를 수치화한 것이라고.

머리가 똑똑하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도

넓은 인간관게를 갖지 않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기개(GRIT)

좀 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재훈쌤은 타당하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기개의 성공사례를 목격했기 때문 그리고,, 입학시험에서 심층면접을 볼 때, 어려운 문제 앞에서 10할의 시간 중 9할을 삽질하고 1할의 남은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답변을 30초동안 해내고 합격이라는 성공의 단맛을 볼 수 있었다는 직접 경험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만을 생각하고 하루하루 작은 실패들은 담대하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고 수험생들에게 남은 시간 얼마없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 리뷰는 메이드마인드, 나비소리 출판사의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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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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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KBS다큐, 역사스페셜 등으로 내가 어릴적 방송에서 본 소설가 고원정(66), 그의 작품은 사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관계로 대학 때도 한권도 안읽었기에, 이번 신작은 새삼 관심이 갔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오랜 침묵을 궁금해했지만,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흔들렸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돌이킬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그가 15년 만에 장편소설 '샛별클럽연대기'와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을 파람북을 통해 펴냈다.


예순이 넘은 주인공은 한 신도시의 거리에서 초등(당시 국민학교) 때의 친구들을 만나고, 인호를 요섭으로 착각하는 미혜와 서슬퍼런 시절 반공소년 장윤섭은 웃는 예수가 그려진 교회의 목사가 되어 나타나 주인공을 놀라게 한다. 그들이 지나온 시절은 결코! 이 소설 표지의 '조용한 우리들'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문창이라는 지역의 남강시 외곽, 문창국민학교에 같은 반 아이들 중 1966년 강창성 선생님을 만나 잊을 수 없는 학예회를 경험하고 결성된 샛별클럽이 된 이들. 그리고 그 이듬해 67년 2월27일 그 사건을 두고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는 그들의 운명은 역사의 소용돌이로 들어서게 된다.

5.16 다음해에 국민학교 입학

2학년 때 민정 이양, 대통령 당선.

6학년 때 재선.

중2 때 3선 개헌.

고1 때 3선.

고2 때 10월 유신 선포.

이들이 6학년 때 재선된 전에 없는 대통령의 서슬퍼런 통치에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 그리고 시대의 부름과도 같은 민주화 운동. 순수한 어린시절을 뺏겨버리고 만다. 요섭이라는 주요 인물이면서 인호의 평생 지기였던 그는 중고등학생 신분에도 여느 친구들과도 다른 행보를 보였고. 심지어 과격한 성향의 서울의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쫓긴다. 그에 비해 조용하게 남강대를 다니다 요섭의 권유로 경희대학원에 입학 문학계의 전설, 황순원 선생의 가르침에 대한 고 작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일생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요섭과 인호지만 유신 시대에 젊은이들의 낭만은 그들 것이 아니었다. 인호는 졸업을 미루고 81년 입대를 한다. 사실 그 당시 군대는 도피처 아닌 도피처였던 것. 행정반 신분에도 부당한 근무를 서야했고 부대내 쉬쉬하는 성범죄가 일어나도 누구하나 인권 편에 서지 않는 불모지였다. 고스란히 불의를 당했던 동료의 탈영과 죽음. 사실 이부분은 80년 대의 아픈 역사의 무대 중의 하나인 공간이고 인호가 샛별클럽과는 잠시 떨어져 있던 때이다. ROTC가 된 비밀을 가진 인물인 광도나 운동권으로 요섭을 끊임없이 글보다는 행동을 하게 흔드는 인물 재호, 그리고 반공소년(밀고자) 윤섭은 각자의 욕망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고.

인호는 모든 것이 꿈같다. 거리를 두고자 했지만 아무것도 누구와도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샛별클럽 아이들과 서울에 머물던 시절 그를 아는 이들에게 각인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특히, 미혜는 요섭을 곁에서 지켰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 창기라는 인물은 미혜를 오랜시간 사랑하고 간직해 온 인호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는 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그녀와 정반대의 인실을 만난 요섭은 그녀와 결혼을, 미혜는 다른 누군가와 결혼한 이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꼭꼭 숨었고...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친구들은 기억한다.

강창성 선생님이라는 스승, 그의 제자이면서 샛별클럽 아이들은 각자 집안 내력에 따라 부모님과 선 세대에 따라 운명이 달랐다. 한국 역사를 이렇게 반세기에 걸쳐 인물에 아프게 투영하는 작가가 동시대에 얼마나 될까? 고원정 작가가 15년이 걸린 작품이라기엔 조금 가볍지마는 작은 대답(작가의 말)에서 말했다.

살아보니, 모든 이들의 모든 삶이 다 경이롭고 존경스럽습니다. ...말없이 견뎌온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누구나 저마다 별입니다.

어두운 객석에서 묵묵히 끝까지 앉아있던 인호같은 인물을 통해, 숨어있는 곳에서 내 이야기인데 내가 아는 사람인데하고 느끼도록 하고 싶었던 작가의 애정어린 배려와 모든 이를 아우르는 대문호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 리뷰는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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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 ESG 시대의 지속가능한 브랜드 관리 철학
신현암.전성률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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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를 강조하는 요즘의 브랜드 전략은 마케팅에서 멀어진 나같은 가정주부에게 어떤 의미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목에 파타고니아 브랜드에 대해서 그리고, 공짜로 약을 주었다는 머크라는 회사ㅡ 60세 이상만 고용한다는 고용주 가토제작소, 스타벅스가 전 세계 매장 문을 (일시에)닫았을까라는 놀라운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사실과 의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머리말에서 마케팅의 전문가들은 '파타고니아' 현상을 언급하는데, 원래 등산용품 제조업체였던 회사이고 경영 마인드가 직원들에게 등산과 서핑, 스키를 언제든 타러가게 배려할 뿐아니라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다는 것, 매장에서 만나는 마니아층에게 아웃도어용품을 진짜 사용자 입장에서 직원들의 경험을 나누며 판다는 것이다. 등반과 모험을 좋아하는 설립자 쉬나드는 100퍼센트 유기농 면을 고집해 생산단가가 높지만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택하므로써 오히려 구매자들이 더 열성적으로 파타고니아 옷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반복(소비를 장려하는 기존의 광고 전략을 버리고, 기존 제품을 수선해 쓰라는 '이 제켓을 사지마세요'라고 2011년에 외치는 등의 수십 년 동안 이들이 추구해 온 경영철학을 그리고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이듬해 2012년 파타고니아의 식품 사업 또한 환경 보호의 일환이었는데 훈제연어, 몸에 상처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잡은 연어 가공품 그리고 유기농 에너지바, 수프 지구를 구하는 맥주 롱 루트 에일을 선보였다. 밀은 재배하며 기계를 사용하는 대규모 기업형 농업에 의해 흙 속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게 하는 일에 반대하고 환경재생형 유기 농업으로 맥주 원료인 여러해살이 밀 품종인 컨자를 생산하도록 생산 기반 기설을 지원하고 농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노력을 보였다. 물론 파타고니아는 상장 기업은 아니다. 쉬나드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비대하게 성장하는 것을 원치 않기에

'빨리 성장할 수록 빨리 죽는'기업의 길을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블랙록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를 강조하며 미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정도는 뉴스로 들었고 구체적인 메카니즘은 깜깜하게 몰랐기에...이 투자회사가 추구하는 것은 기후위기에서 촉발되었고, 2020년 블랙록의 보고서에서 2060-2080년에 미국 각 주에 미칠 경제적 리스크를 언급해 위험신호를 보냈고, 영향력 있는 2021년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기조는 기후변화 위험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경제 성장을 위축한다고 보아 기후변화 요소가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Environment 의 E는 환경, Social의 S는 사회적 통합 마지막 Governance의 G는 적절한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트렌드이다.

현 시대가 요구하는 (책에서 언급되었듯) 지속가능한 기업은 주주 자본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즉 기업의 주인은 주주를 넘어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고객,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사회통합의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라는 의미이다. 1부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브랜드 언어, ESG라는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지향하는 비즈니스,2부~4부에서는 적합성/일관성/효율성/당위성을 잘 보여주는 브랜드 관리 원칙이 나타낸 성공과 실패 구체적 사례를 들어 존재 이유 추구하는 목적이 MZ세대의 부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내가 대학에서 산업디자인 패키지를 구상하고 과제를 하던 20여 년 전에는 세븐스 제너레이션처럼 '친환경포장재' 같은 요소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친환경 재료부터 포장재까지 북미에서1990년 대 무독성 생필품 , 재활용 원료 사용을 하며 친환경 제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 2016년 유니레버에 성공적으로 합병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유니레버는 2010년 지속가능한 삶 계획이라는 비전을 채택하며 가치 창출 모델의 일환으로 세븐스제너레이션의 가치를 사들인 이유있는 행보를 보였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회사로 출발한 유니레버는 경영자 폴 폴먼에게 (상업브랜드의 힘으로 공익사업을 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역대 수상자인 환경주의자 앨 고어 전직 부통령, 탐스 슈즈의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코믹 릴리프 재단 설립자 리차드 커티스 영화감독 다음으로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수상을 안겼고, 2018년 영국 주주들이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네덜란드 주주들과 충돌하며 국적이 네덜란드인 폴 폴먼의 사퇴를 촉발했지만, 유니레버는 ESG시대에 걸맞는 브랜드가 되었다고 한다.

1987년 머크는 강둑을 따라 번식하는 기생충인 회선 사상충이 사람을 물면 '강변 실명증'이라고 불리는 감염을 일으키는데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가려움 그리고 눈에 침입하면 실명을 일으키는 이 병의 치료제인 멕티잔을 개발했다. 아프리카에서 비옥하고 물이 풍부한 강둑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만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세계 최빈국이며 멕티잔을 살 돈이 없어 당시 머크 CEO 는 세계보건기구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머크는 이뉸이 아닌 환자를 위한 의약품이라는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맥티잔 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MDP라는 이프로그램은 가장 오래된 약품 기부로 1993년 중남미 지역으로 확장해 총 3억명의 사람들에게 총40어 개 이상의 치료제를 제공했다.

저자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머크는 20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의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가 되었고, 공중보건이라는 기업 철학이 투자자의 이익이라는 목표와 충돌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일관성을 지킨다는 뛰어난 경영 전략의 훌륭한 예로 여겨진다는 것에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1987년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자였던 하워드 슐츠가 인수한 스타벅스는 1992년 스타벅스를 에스프레소 바 형태의 커피전문점으로 성장을 시키고2000년 명예롭게 떠난다. 내가 처음 경험했던 학교 앞 스타벅스도 이때였는데, 한국의 커피숍 문화가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전환의 시발점으로 기억한다. 누군가를 만나 수다를 떨기에 바빴던 시끌벅적한 곳이 아니라,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분위기? 공기 자체가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슐츠의 은퇴 이후 오린스미스에서 2005년 짐 도널드가 더욱 공격적으로 매장 점포수를 늘려 전체 매출이 증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스타벅스는실제 커피의 본연의 맛을 유지하지 못했다. 성장의 일환으로 샌드위치나 테디베어같은 인형도 팔았지만 스타벅스의 부실한 제조 방식으로 패스트푸드 맥도날드의 맥카페보다 컨슈머 리포트 (2007년)에서 밀리는 평가를 받게 된다. 이에 은퇴한 슐츠가 바로 복귀를 했고 2008년 2월26일 전 세계 7100개의 매장 문을 세 시간 동안 닫았고 15만 5천명의 바리스타에게 에스프레소 추출 및 서비스 프로세스 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명분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성장을 위한 성장을 추구했고 이를 실사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불량 매장들도 정리해 통폐합을 감행해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았고, 슐츠는 말했다.

성장을 전략으로 인식하는 순간 집착과 중독을 낳는다. 성장은 결코 전략이 아니고 전략이 돼서도 안 된다. 성장은 전술일 뿐이다.

...수년간 내가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성장과 성공의 미명 아래 많은 실수가 은폐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라는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 글로벌 패스트패션 산업의 선두주자인 H&M. 한 번 입고 난 의류를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실행한 헌 옷 수거 프로그램ㅡ 순환경제를 표방하는 일을 실제로 성공적으로 한 패션업체는 전세계에서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유니클로 등이 그 가치를 흉내내고 있지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아보인다.

그 외에 저자는 시각장애인의 사용을 돕는 점자를 표기한 패키지의 록시땅이, 개발도상국의 안과 지원 NGO 오르비스와 제휴 하는 등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기업이고 프로방스 지역의 먹거리, 호텔 등의 문화개발을 통해 상생하는 전략을 가졌다. 브랜드의 진정성이 전달되어 ESG 활동의 효율성의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브랜드가 하나의 사회적 존재로서 소비자의 마음 속의 표상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현상을 '브랜드 액티비즘'으로 명명한 학자들이 있었다. 공공선, 사회적 책임, 코즈 마케팅(Cause Marking)의 역확장성 등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집중하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높아진 사회적 참여 지향성 즉, 컨버전스 문화를 들고 있다. 이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매체의 제약을 초월해 개인의 경험이 가공된 이야기 형태로 여러 가지 플랫폼으로 전달되어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내가 최근에 듣고 경험한 아이쿱의 비전과 전략 그리고 트렌드코리아의 내용들이 겹쳐지며 우리 사회의 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핵심 가치를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액티비즘을 아이쿱에서도 꾸준히 실행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리뷰는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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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화 - 존중과 치유로 가는 한 사람, 한 시간의 이야기
정병호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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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300여 명과의 만남을 통해 대화를 하고 이를 기록했다는 표제에서 먼저 관심이 갔으나, 여는 글과 목차를 읽은 후, 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전문가가 만난 여러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내용인 줄 알았던 것이다.

여기서의 '공감대화’는 이야기의 내용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도 들어주는 사람들과의 모임, 한 시간 남짓이지만 한 개인이 살아온 다양한 역사와 그 스펙트럼을 관통하여 각각 단편소설과 같은 울림을 주는 의미있는 '도구'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실험이 있었다.' 남북한 주민의 삶이야기'프로그램을 이주민, 남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한양대학교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을 중심으로 시작해, 그밖에 중국 조선족, 러시아 사할린동포, 중앙아시아 고려인, 재일동포, 재미동포를 비롯한 다양한 배경의 남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한민족다문화 삶의 역사 이야기’와 ‘경계를 넘는 삶이야기’로 확장되었다.10년 간 50차례의 모임이 아홉살 어린이부터 아흔 살 노인까지 모두 약 300명이 참가했고 이를 1부 평등한 시간, 평등한 공간:아이들의 해방 체험 2부 개인으로 이야기하기:국적과 이념, 가해자와 피해자의 벽을 넘어 3부 공감의 연결 고리를 찾아서: 여성, 이주, 가족 마지막으로 4부 공감대화란 무엇인가를 통해 집대성하고 정리한 여러 저자들이 이 한 권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다문화 아이들이 모였다.한국에서 다문화 학생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은 이렇다.

-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그렇게 했나?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나는 어떻게 반응했나?

- 앞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응하겠나?[이야기를 듣고 나서]나라면 이렇게 느꼈겠다, 나라면 이렇게 대응했겠다.

- 사회,학교,친구가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한국에서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고 지금은 영국 이주 후 런던한겨레학교 교장으로 어린이들이 '코리언'으로 잘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자인 이향규 저자는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의 요청으로 청소년을 위한 다문화 감수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의 일환으로 1:1 인터뷰 대신 또래 아이들이 둘러앉아 각자 겪은 차별 경험을 서로 나누게 하고 이야기 방식을 취함으로써 더 풍부한 사례 수집을 하고 이야기 캠프 참가 학생들이 신뢰와 유대감을 갖도록 해 수고 사례비나 기념품 지급 형식이 아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진행 과정은 연구원 학부생 조교 두 명이 초등반을 맡고, 저자는 과제의 연구책임자로서 중등반을 맡았다. 세 사람 모두 글로벌 브릿지 프로젝트(이전 프로젝트로 유대감과 친밀감이 있었던듯)를 담당하고 있어서 참가 학생들과의 충분한 라포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조건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탈북이주자녀, 부모가 외국인인 자녀, 고려인2세인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경험했고, 아무도 곁에 오지 않거나 콕 짚어 뭐가 문제라고 말하기 어려운 은근한 배제, 외국인이라고 놀리는 언어폭력, 밥을 먹을 때 반찬을 가져가거나 아이의 물건을 함부로 망가뜨리는 직접적인 공격까지 당했고 이에 대응하지 않은 아이 혹은 치고받고 싸운 적이 있는 아이까지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속상한 일에 공감을 표하고 그 일을 겪는 아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등 공감의 언어는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서로 위로하며 연대 의식을 갖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등반 아이들과 달리 중등반은 진행자가 이야기의 주제만 던져줄 뿐 학생들이 자기 경험을 제법 길고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독도는 누구 땅이라고 생각하냐? 위안부를 어떻게 생각하냐? 같은 질문으로 누구 편인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에 맞서 부모 중 하나가 일본인인 아이들은 자신이 갑자기 가해자 입장에 선 것 같이 당황했다.그리고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의문을 가진 것 중 하나는 '다문화'라는 명칭 문제였는데,

말이 문제예요. 왜 똑같은 사람인데 거기에 명칭을 붙여서 얘기하냐고요. ...그냥 사람마다 개인으로 이렇게 판단하면 될 텐데 꼭 그렇게 다문화라는 명칭을 써서 다른 사람 차별 대우하는 것처럼 하는 행동은 별로라고 생각해요. ...소외되는 느낌이 들고 솔직히 다문화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가 않고,

다문화라는 특별한 명칭이 있으니까 더 놀림을 받는 것 같아요.

다수자가 소수자를 집단으로 부름으로써 차별을 알게 모르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이 아이들은 그동안 속상했던 마음이 이렇게 모여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풀리는 듯하다고 했다. 다문화의 좋은 점, 나쁜 점을 짚어보고 서로 답답했던 것을 털어놓고 속시원히 말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이것이 온전히 이야기의 힘 덕분이라고 말한다.

다문화 중 고려인, 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에 거주하며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민족 동포들에 대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좋았다. 한국에 취업할 수 있는 비자를 이들 대상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도입된 2007년 이후 그들의 한국 이주는 갈 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중도입국 자녀들은 한국어 미숙으로 학교 적응이 어렵고 같은 언어권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며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한국살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한국어 수업 학생들을 가르쳤던 저자가 삶이야기 프로그램에 6명의 청소년을 섭외했고, 2018년에 진행한 내용은 이렇다.

1박2일이 아닌 1일로 바꾸고 놀이전문가가 진행하는 몸으로 놀기와 마음 풀기 시간으로 시작해 라이프사이클 그리기 인생에서 경험한 사건, 전환점이 된 시기 등을 그리며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라이프사이클을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게 했다. 삶이야기는 성인이 아니기에 한 시간이 아닌 15분간 이야기하고 5분 동안 서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했다. 식사, 간식, 휴식 시간을 신경써서 배정하고 러시아식당을 예약해 본국에서 먹었던 맛과 지금의 맛을 비교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했다.

'헤어짐과 이산' 이주를 받아들이는 감정은 설레고 기분 좋았다는 것보다 본의 아니게 한국으로 오면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과 관련이 깊어보였다. 부모의 부재, 엄마의 부재를 경험하고 재결합한 청소녀는 정서적 유대를 잃었을 경우 재결합 이후 가족관계를 어떻게 회복해갸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주 청소년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걱정과 염려로 가득한 현실에 '혼란'이라는 딱지를 쉽게 붙이거나, 심리치료, 미술치료를 받아야 하는 치료 대상으로 이들을 보는 것을 경계하고 단지, 우리 곁에 단지 끊임없이 흔들리고 어울리는 존재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준다면 이런 삶이야기 등의 전환점을 통해 그들이 소통할 장을 마련해주는 일이 어른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국, 탈북, 다문화가 어떻게 어울릴지에 관한 의미있는 실험 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타인을 향한 고정관념이 어떠한지 탈북 학생, 다문화 학생 그리고 서울 학생 총8명이 모여 1박2일 동안 사전 활동- '사람책 도서관' '내이야기 나누기' 2040년 상상하기 그리고 정리활동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위로하며 '다름'을 뛰어넘어 미래 통일사회에서의 자신의 삶을 상상하는 데에 까지 이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화는 어떻게 화해의 도구가 되는가,

부분에서 문화인류학자 조일동은 '한민족다문화 삶의 역사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한반도 거주민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삶을 보낸 한국인 이주민들의 삶이야기에 공감대화를 실었다.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한국인 디아스포라) 최근 한민족 공동체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해외 한인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도 부각되어 그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여섯 명의 참가자가 모였고, 구체적으로 그들은 10월 항쟁 희생자의 딸과 아들, 중국 출신 조선족 여성, 사할린 출신 영주귀국자 남성, 탈북민 여성,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남성들이다.빨갱이로 낙인찍힌 10월 항쟁 유족들은 남한에서 연좌제 탓에 평생 제약을 받고 터부시되어 그 상처를 안고 살았으며, 반공주의를 가치관 삼아 살아온 전직 국군 그리고 북한에서 탈주한 전직 인민군들은 모두 이념 대립과 그 대립이 자아낸 폭력 역사를 경험했고, 서로의 다른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상대의 고통을 듣고, 묻고 더 자세히 알아가며 상대방을 그저 고통을 감내한 개인으로 바라보게 했다.첫날 자기소개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어느새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며 의례적인 모습을 띠고 명확히 규정된 시간 동안만 아무런 제재 없이 이야기하며 이 규칙이 공고하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반공투사도 북한군 출신 탈북민 그리고 중국 출신 조선족도 이념 대립의 희생자였으나 참가자로서 그들은 한국 술과 북한 술 중국 술을 비교하는 취향을 나누고 각자가 확신했던 자신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눈앞에 있는 서로가 너무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 평등한 대화를 나누는 시공간에서 변화하고 헤어질 때는 악수를 나누었다고 한다.

공감은 동감아니 동정, 연민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판단력을 유지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지적 능력이지 정서적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인간이 동물과 다른 큰 집단을 만들고 협력한 덕분에 지구에서 가장 번성할 수 있었고 인간에게 공감 능력은 인류의 생존 열쇠다. 공감 대화의 이론과 방법론에서 저자 정병호는 공감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인지적으로 알고 정서적으로 느끼며 배려하는 마음의 통합과정으로 사람 간 거리를 뛰어넘게 하는 일종의 정신적 초능력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자밀 자키

공감 능력 계발은 최근 교육 분야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평화교육 프로그램으로 협동심, 배우려는 욕구, 사고 능력이 향상되어 학업성취도가 높은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공감대화 프로그램 즉 이 책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유용한 도구는 문화 차이가 크고 정치적 입장이 달라 서로에 대한 편견이 강한 집단 구성원들이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문화상대주의적 대화 에 대한 필요성을 가지고 집단 대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향후 지도하게 되면 여기서 수행한 공감대화 프로그램에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 리뷰는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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