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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치차오,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
량치차오 지음, 최형욱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구한말 조선의 상황에 대한 경험담들은 주로 선교사들이나 유럽 쪽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는게 다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외국인, 그것도 중국인이 본 구한말 조선을 다루고 있으니 얼마나 희귀한 책이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인 량치차오는 중국 내에서 개화파 쪽에 속한다. 그의 계몽주의적 사상은 당시 조선에서도 널리 알려져서 후에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정신을 이은 수많은 사상가들이 나왔다.
여하튼, 이런 사람이 왜 조선이 멸망하는 것에 그렇게 관심이 있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 나라의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다. 일종의 교훈으로서 이 글을 쓴 것이다.
하지만 처음 글에는 조선의 망국을 슬퍼하고 있으나 이면으로는 자기 나라의 처지 또한 슬퍼하고 있다. 뭔가 속는 것 같지만 그도 나라가 있기에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후기다. 글은 점차 가면 갈수록 우리 민족의 성질을 막 까고 있다. 이에 저자는 량치차오가 일본에 있을 때 썼던 것으로 추정되어 아마도 일본의 정보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말한다.
그럼에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기는 하다.
외국인 입장에서도 그렇고 가까운 중국인 입장에사도 당시 조선은 이미 스러져가는, 부패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조선인들이 남에게만 의존하고 자립심이 없으며 관리들은 국정을 보기는 커녕 자기 권익을 위해서만 말하고 있다는 말이 영 옛날 일은 아닌 것 같아서 그렇다.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 특히 외국인들 입장에서 바라본 조선의 모습에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멘탈이 강하거나 각성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만 한정되는 말이다.
육국(여섯 나라)을 멸한 것은 육국이지, 진나라가 아니다. 진나라를 멸한 것은 진나라이지 천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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