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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신 완역판) - 키케로에서 윌슨까지 세계사를 바꾼 순간들 ㅣ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2차 세계대전과 저자 츠바이크의 자살로 인해 여러 판본들이 나뒹굴던 ‘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근에 저작권이 소멸되면서 츠바이크 센터와 잘츠부르크 대학에서 고증을 통한 완전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완역판이 나왔다.
츠바이크 특유의 생생한 묘사와 역사적 요소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특히 키케로와 비잔티움의 멸망, 도스토옙스키 편이 인상 깊었는데, 1,2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등장, 끝없는 망명 생활 중에 탄생했다고 믿기질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지식인 특유의 무기력함과 장황한 설명이었다. 츠바이크는 훌륭했지만 시대적 상황에 억눌려 있었던 사람인 만큼 이 책 속에 그의 고난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격양될수록 운명에 선택받은 사람들(영웅)에 대한 찬사가 엄청나다. 즉, 운명이 주는 행운을 짊어질 사람은 따로 존재하며(소수이며) 그 외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의식이 은근 있어보였다. 무엇보다 자신을 현실을 뛰어 넘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했으면서 말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또한 츠바이크를 비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만약 츠바이크가 살아있다면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고뇌했고 고통스러워했으니 충분히 ‘특별한 사람‘으로서 대우 받아 마땅하다고 말이다. 아무튼,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서프라이즈‘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츠바이크의 다른 저작도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