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철학 이야기 - 고대 그리스철학 천년의 사유를 읽는다! 단숨에 정리되는 시리즈
이한규 지음 / 좋은날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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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이 많은 주인장이 제일 좋아하는 철학 장르(?)가 있다. 바로 그리스 철학이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 철학이나 헤겔과 마르크스, 포이어바흐 같은 유물론 철학도 좋아하지만 확실히 그리스 철학이 더 재밌고 좋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리스 철학자들은 각각 저마다 재밌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못한 기괴한 언행(ex. 디오게네스)을 보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철학을 위해 온갖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놀라운 건 이런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거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했다. 오늘날처럼 앉아서 고급 지게 철학한 게 아니라, 생활 속 실천으로 철학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록 하찮은 사건이나 에피소드라도 이를 통해 우리들은 과거 그리스 철학자들의 철학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그리스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나 관련 책들이 거의 없다. 있더라도 이미 수십 년 전에 절판되어 있기 일쑤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읽은 <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 철학 이야기>라는 책은 귀하다. 이 책에서는 최초의 철학자라 불리는 '탈레스'부터 시작해 그리스 철학의 황혼기를 상징하는 철학자 '플로티누스'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 그대로 그리스 철학의 계보를 쭉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쭉 철학자들을 나열하다 보니 어려울 것 같지만 본 책에선 심오한 얘기보다는 각 철학자들에게 얽힌 재미있는 사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읽기 쉽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이런 재밌는 에피소드를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 읽어본 결과, 꽤 만족스러웠다. 이전에도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은 적 있었지만 이 책이 뭔가 더 자세하고 수록된 에피소드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코 헬레니즘 철학자들의 이야기였다. 이들은 다양한 문화가 얽힌 세상에서 '세계 시민'으로 살아갈 것을 추구했고, 철학을 일상생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온갖 괴이한(?) 에피소드가 전해지는데, 흔히 '견유학파'라 불리는 '디오게네스'라는 철학자가 유명하다. 그는 개처럼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해 평생을 거리에서 떠돌아다녔으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철학에 대해 몸소 보여준다. 워낙 많고 또 흥미로우니 자세한 건 꼭 책을 통해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외에도 에피쿠로스나 에픽테토스 같은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 철학 등등은 헬레니즘과 정치적 문제로 인해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추구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이란 고통받지 않는 것이며, 소소한 쾌락(오늘날로 치면 '소확행')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사람들과 정원을 가꾸며 공동체 생활을 했다. 스토아 학파는 고통이란 외부에서 오기보다는 자신의 인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사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다. 그래서 스토아 학파는 자기 스스로의 내면을 수양하면서 동시에 세상을 움직이는 '이성(로고스)'에 따라 살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잘 아는 <명상록>도 스토아 철학자이자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것이다. 왜 명상록에서 아우렐리우스가 계속 자기 자신을 타이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밖에도 본 책에선 흥미로운 에피소드 외에도 해당 철학자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덕분에 나는 그 끔찍한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말이다!(그리고 나는 여전히 헤라클레이토스가 짱이라고 생각한다 ㅎ) 그리고 그리스 철학 이야기를 쭉 읽으면서 의외였다고 느낀 것이, 그리스 철학자들은 저마다 우주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 거였다. 모두가 그랬다고는 장담할 순 없지만, 그리스 철학자들 대부분은 진리를 찾고자 했고, 그 진리란 변화하지 않은 절대적인 어떤 것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모든 것은 변한다(판테 레이)'라고 주장한 헤라클레이토스도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을 찾고자 했다.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봤다는 건데, 나는 철학자들이 저마다 다른 진리를 추장했다고밖에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웠다. 그러면서도 옛날 사람들인 만큼 시대적 한계는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 철학 이야기>는 어렵고 복잡한 그리스 철학을 쉽게 접하고 싶거나, 빠르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청소년 도서인 만큼 내용이 가벼운 편이고, '~습니다' 문체라 뭔가 낯설었다 ㅎ 아시다시피 대다수의 철학책들은 무겁고 딱딱하니 말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저자의 생각이 약간 들어있어서 이것 역시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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