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인간에 대해서 말하다 - 병든 인간 건강한 인간, 니체의 잠언과 해설
박찬국 지음 / 철학과현실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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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넷 출판사에서 니체 전집을 번역하신 '박찬국' 교수님의 니체 명언집이다.


<아침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즐거운 지식> 등등 니체의 대표 저작들에서 뽑은 명언 구절들을 옮긴이의 해석과 함께 실은 책이다.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여러 니체 명언집보다 훨씬 유익하고 내용 이해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인간을 도덕이나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지, 힘이 있는지와 같은 병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깊었다.


중간에 니체의 말을 똑같이 언급하는 부분이 다소 있긴 했지만 읽다보면 그동안 오해받았던 니체 사상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리라 본다. 

신이 죽은 시대에 건강한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니체 철학은 모든 것을 병적이냐 건강하냐는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점에서 생리학적인 철학이다. - P19

인간은 자신의 삶의 의미 문제로 괴로워하는 유일한 동물인 것이다. 고통 자체의 의미만 부여되면 인간은 고통을 바라고 고통을 찾기까지도 한다. - P27

"밖으로 발산되지 않는 모든 본능은 안으로 향하게 된다" <도덕의 계보> - P37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한 힘을 육성하는 것이지 순수한 도덕 그 자체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P43

금욕주의자는 영혼과 육체가 행복하고 건강한 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행복과 건강을 수치스런 죄로 여기게 만들려고 한다. 금욕주의는 인간과 삶에 대한 혐오를 고취시킨다. 이에 대해서 니체는 우리가 고취시킬 필요가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 카이사르나 나폴레옹 같은 사람 앞에 서 있으면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본받고 우리 자신을 강화하고 단련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니체는 강하고 위대한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을 더욱 강하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 P45

"자신의 대의를 훌륭하게 추진할 수 있고 그러한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적대자들에 대해서 대체로 화해적인 기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대의가 좋은 대의라고 믿지만 그것을 수호하는 데 자신이 능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은 자신의 대의에 대한 적대자에 대해서 원한과 화해할 수 없는 증오를 품게 된다" <아침놀> - P55

"허영심이 강한 자들 = 우리는 진열 가게와 같은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에게 귀속시키는 외관상의 특징들을 끊임없이 정돈하거나 숨기거나 드러낸다.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아침놀> - P59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의 삶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가치에 따라서 산다. 우리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자신을 통해서 익명의 세상 사람이 사는 것이다. - P59

"태양이 만물에게 빛을 준다는 의식없이 자신의 넘치는 빛을 방출하듯이, 우리도 자신의 넘치는 힘을 타인들에게 흐르게 해야 한다" - P69

"도취에 대한 믿음 = 숭고하고 황홀한 순간을 맛보는 인간들은 그 대가로 그리고 그들의 신경을 소모적으로 낭비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는 비참하고 무력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저 순간을 본래의 자기, 즉 ‘자신‘으로 간주하고, 저 비참한 느낌과 무력감을 ‘자기 외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환경, 자신의 시대, 자신이 처해 있는 세계 전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아침놀> - P74

"후회 = 만약 해로운 일을 했다면 앞으로는 좋은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자신의 행위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될 경우에는 그것으로 자신이 이미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벌을 견뎌야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P77

"이제까지 어떠한 인간도 그렇게 초조해하면서 자신만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들은(근대인) 오늘 하루만을 위해서 경작하고 심는다. 그리고 행복을 오늘과 내일 사이에서 꽉 붙잡아야 할 때는 행복의 사냥이 가낭 치열하게 행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모래가 되면 아마 일반적으로 수렵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반시대적 고찰> - P86

노동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근대인들은 기꺼이 사회의 나사 부품이 된다. 사람들은 소비와 향락을 얻는 대가로 기꺼이 사회의 도구가 된다. 사람들은 기계처럼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그 대가로 향락할 뿐이다. 사람들은 사회를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사회의 유용한 부품이 되기 위해서 사회에 적응하기에 바쁘다. - P91

"타인에게 타격을 가함으로써 우리는 힘의 우월성을 증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그의 의지를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어 그를 굴복시키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우리는 이들을 우월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원인이나 조건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우월성을 확보하기를 바란다" <힘에의 의지> - P129

"너는 너 자신의 주인, 또한 네 덕성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덕성이 너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도구일 뿐이다. 너는 자신의 의사 결정의 주인이 되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 더 높은 목표를 위해서 네 힘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너는 모든 가치 판단을 할 때 미래를 지향하고 고려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144

"내가 바보가 아니라면 내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비윤리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행위들은 피해져야 하고 극복되어야 하며, 윤리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행위들은 행해져야 하고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도 후자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근거로들로부터 행해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다르게 배워야만 한다. 아마 상당히 오랜 후가 될지도 모르지만, 마침내 더 많은 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즉 다르게 느끼기 위해서" <아침놀> - P229

도덕을 극복하려는 니체의 작업에서 니체가 극복하려는 것은 사실은 도덕 그 자체가 아니라 도덕에 대한 그릇된 편견들이라 볼 수 있다. 니체는 도덕 규범들을 우리의 경험적인 현실을 초월한 것으로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무조건으로 타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건강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고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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