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라고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유명한 철학자 중 한 명이다.현실이 아닌 도덕적, 철학적으로 완벽한 세계인 '이데아'를 꿈꾸었던 스승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진리를 현실 세계에 어느 정도 적용시키려 했던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는 공연이나 노래와 같은 예술 활동도 언제든 철학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당시에 예술은 창조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어떠한 것을 '모방'한 것이라고 여겼다. 예를 들어 시인이 영웅에 대해 시를 쓴다면 그건 시인의 경험이라기보다는 그 영웅의 행적을 쓴 것이나 다름없기에 모방이라 본 것이다. 플라톤은 이런 예술이 불완전한 세계를 다시 본 뜬 것, 2차 가공한 것에 불과하다 생각했고, 진리의 세계인 이데아와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모방한 것이라도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모방할 리가 없다!라면서 말이다. 그는 비극 작품을 예로 들며 사람들은 예술적 활동을 통해 다양한 감정적 변화를 느끼고 그 과정에서 '정화(카타르시스)'가 된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사람의 훌륭한 심성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이기에 분석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그래서 쓴 책이 바로 이 '시학'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 대중적이었던 비극 작품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이야기 구성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논의한 사람이다. 오늘날로 치면 영화라던가 소설, 웹툰, 각족 예술 공연 분석가라고 해야 할까. 우리가 흔히 재미로만 봤었던 것에서 배울 점을 찾아낸 것인 셈이다.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왜 모든 학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지 제대로 깨달은 것 같았다. 정말 모든 것에 학문을 대입했다고 할 정도였다. 또한 작품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시학'이라는 제목만큼 작가 지망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물론 현대의 기준과 맞지 않은 방법론도 있지만 작품을 쓰는 데 기본적인 요소들을 쉽고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쪽 수도 1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바쁘더라도 틈틈이 읽을 수 있을 책 같았다. 마지막으로, 현대지성의 그리스 원전 번역본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