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철왕국 프로이센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 박병화 옮김 / 마티 / 2020년 7월
평점 :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대작, '몽유병자들'을 쓴 '크리스토퍼 클라크'가 또 다른 새로운 책을 국내에 선보였다. 물론 현지에서는 몇 년 전에 이미 출판이 되었지만 마티 출판사와 역자의 수고로 올해 나왔으니 나한테나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새 책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아무튼 '강철왕국 프로이센'은 책 제목처럼 프로이센의 전체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다. 솔직히 독일이라고 한다면 마냥 '독일'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프로이센'이라는 나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프로이센은 독일의 전신이며 동시에 독일인들과 세계인들 사이에서 '보수적' '군국주의적' '나치 독일의 발단'이라고 여겨지는 나라이다. 때문에 나치 독일이 패망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에 의해 프로이센은 역사에서 철저히 잊혀졌고 고의로 지워졌다. 연합군 역시 나치 독일의 발단이 프로이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프로이센이 다시 현대인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이것 역시 독일의 역사와 프로이센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제기되면서다. 책의 저자 서문에서 나와 있듯이 최근에 프로이센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프로이센이 흔히 세상에 알려진 보수적이고 나치 독일이 탄생한 배경이라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른 노선으로 발전한 '특수노선(Sonderweg)'을 밟은 게 아니라는 해석이다. 특히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오늘날의 독일이 '프로이센의 멸망으로 인해 탄생했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프로이센의 본격적인 성장과 멸망을 다루므로 이 책은 총 10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프로이센의 전신인 브란덴부르크와 호엔촐레른 가문에서부터 정치, 경제, 국방 부분으로 다루고 있어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의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있고 지금까지 알려졌던 프로이센의 단점들과 반대의 설명을 하는 면도 있어서 그동안 프로이센을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던 사람들에겐 조금은 불편할 수 있으나 이러한 부분은 어디까지나 소수이고, 전체적으로는 자료가 풍부하고 재미있다. (특히 사마천의 '사기'나 김부식의 '삼국사기', 그리고 왕과 중요한 사건들을 위주로 공부했던 과거 학창 시절의 역사를 배웠던 나에게 있어서는 왕들과 주요 사건들과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재미있었다!)
독일과 프로이센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 장기간에 읽을 책이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대학 교수분들에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