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 - 일본을 꿰뚫는 9가지 키워드
이승철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

제목만 보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행태를 어느 부분 정당화시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어보면 정당화가 아닌 일본의 뼈 아픈 현실들을 파헤치는 책 임을 알 수 있다.


저자인 이승철은 KBS에서 20년 동안 법조부와 정치부에서 일해 온 전문 기자이다. 또한 2016년부터 약 3년 동안 일본 특파원으로서 일본 현지의 상황을 전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경력을 살려 이상해져 가는 일본을 분석했고 그리하여 나온 책이 이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라는 책이다.


저자는 일본을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 라고 말한다. 왜 '아픈 나라'일까? 그 이유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사회 전반적으로 병폐되어 가고 있기 떄문이다. 단순히 아베와 같은 우익 정치인들 탓이라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총 9가지 키워드로 분석한 일본의 상황은 읽어본 사람으로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동안 나는 일본이라면 개인주의가 만연한 나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살아가는, 꽤나 자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나라라고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면 다소 독특한 나라 정도? 그런데 알고 보니 개인주의라기보다는 엄청난 '집단주의적' 색채가 강한 나라였다. 예의가 바르고 친절함을 제일로 삼는 일본인들의 이면에는 이런 타자 중심적으로 집단의 눈치를 보느라 탄생한 것임을. 학교 내의 따돌림 문제, 사이버 폭력에 해당하는 '엔조' 풍습, 집단에 들어서지 못하면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 등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것도 사회 전박적으로, 암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듣기만 해도 답답해 보였다.


게다가 8~90년대 버블 경제 시대 이후로 경제 체제가 무너지자 극단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고립된 사회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정치적 비리나 회사 내의 폐해가 드러나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겨나 오늘날의 일본이 탄생하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결론적으로 일본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 책이었다.

저자가 기자인 만큼 통계 수치와 보도 자료들의 향연이었지만 충분히 유익했다.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나 '범죄 사건 파일'같은 분위기도 나서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읽기 쉬울 것 같았다. 일본 현실을 폭로하는 '호사카 유지'의 책을 읽기 전에 예습 겸으로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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