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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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이상한 종교에 노출된다.
가령 길 가다가 ‘예수 믿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부터 피켓까지 들면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문구를 외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도를 하는 종교를 접한다. 그리고 그런 알 수 없는 종교인들의 행태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러지 마세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왜냐, 그래봤자 더욱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화를 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말로 위로삼아 자리를 피한다.
오늘날 종교가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이 ‘신 없음의 과학‘은 위와 같은 ‘이상한 종교‘에 대한 통칭 ‘네명의 기사‘라고 불리는 무신론자들의 통렬한 비난은 담고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분명 이들 중은 몇몇은 종교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들 전부가 ‘종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도킨스는 종교가 역사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고 종교를 예의 차원에서 존중한다고 말했다. 즉, 종교는 삶의 전반에서 숭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예의차원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는 정도에서만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비판하는 종교의 대다수는 비이성적인 종교를 뜻하며, 종교로 인해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에 가깝다.
때문에 종교를 비판했다고 뭐라고 하는 종교인들의 주장은 비이성적인 종교인 답게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책의 또다른 특징은 지적인 담론이다.
그저 종교의 단점만을 비판하는 대화가 아니라 본인들의 전공에 맞게 양자역학이라든지 각종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이야기도 한다. 이과 지식에 약한 사람은 조금 읽기 지루할 수 있으나 종교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보면 또 재미있으니 끝까지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리라 본다.

무신론까지는 아니지만 종교에 대해 어느정도 거부감이 많아진 요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당신에게는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지만,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감사 기도는 역사가 있는 라틴어 관용 어구이고, 나는 역사를 인정할 뿐입니다.
-예의로 감사 기도를 드렸다고 화낸 랍비에게 도킨스가 한 말-

교회를 파괴하고, 유대교 예배당을 불태우고, 서로의 회교 사원을 폭파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신자들입니다.

흔히 우리와 같은 무신론자들이 음악의 메아리, 시와 신비가 사라진 텅 빈 세계를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히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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