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겐 1
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 김송이.이종욱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카자와 케이지의 ‘맨발의 겐‘은 1973년 일본에서 연재되었던 평화/반전 만화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주인공 겐이 겪은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히로시마 원폭을 말하는 것은 아닌, 원폭 후의 푸른 보리처럼 꿋꿋하게 살아가는 겐의 삶을 보여준다.

나는 처음에 시대적 상황도 그렇고 히로시마 원폭에 대해 나온다기에 괜히 일본인들을 동정어린 시선을 봐달라는 뻔뻔한 만화인 줄 알았다(무엇보다 작가가 일본인이니 당연히 그럴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1권을 읽으면서 내가 완전히 틀린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그런 마음이 조금이나 들어있겠지‘라는 의심어린 시선을 가지고 봤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작가인 나카자와 케이지의 평화/반전 메세지는 짙어졌고, 어느새 전쟁의 참상에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일본 군국주의자와 군인들에게 철저히 세뇌당한 채 일본의 승리를 굳게 믿고서 죽어간 가난한 백성들이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공장이나 학도병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당시 일본이 얼마나 미쳐갔는지 여실히 보여줬으며 전쟁이 한 개인을 어떻게 집어삼키는지도 보여줬다.
‘전쟁이 무슨 이유로 나든 항상 고통받는 건 가난한 백성들이었다‘라는 누군가가 쓴 글이 문뜩 생각이 난다.

이제 1권 밖에 읽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푹 빠져있는 나 자신이기에 다음권을 빨리 읽어보려고 한다.

대개 사람은 늙은 순서로 죽기 마련이란 말이야.
그런데 말이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놈들이 먼저 죽어간단 말이다.
어째서 전쟁 책임자로 명령이나 내리는 영감탱이들은 살아남냐 이거야. 그게 틀렸다는 거야!

나는 죽기 싫어. 살아서 해야 할 일이 많다구.
씨팔, 전쟁하고 싶으면 지들끼리 무인도에서 하면 될 거 아냐.

오늘날 일본은 학교나 신문이나 라디오나 경찰이나 군대나 모두 다 전쟁을 일으킨 군부 독재자들 말대로 학생이나 국민들에게 거짓을 가르치고 있단다.
너희들은 속아선 안 돼. 오히려 조선인이나 중국인과는 친하게 지내야 한다. 그게 전쟁을 막는 유일한 길이니까. 군인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는 군국주의의 암울하고 무서운 세상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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