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 펭귄클래식 29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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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거창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제목이 <대위 딸>이었지만 나는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보다는 소설 속에 나온 푸가쵸프의 행동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푸가쵸프는 러시아 역사에 크게 한획을 그은 인물이다. ‘푸가쵸프의 난‘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부패한 제정 러시아에 반기를 든 농민이자 카자크였다.
우리나라로치면 ‘망이, 망소이의 난‘이나 ‘임술 농민 봉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이 난은 실패로 끝났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사람 중에는 푸시킨이 있었다. 푸시킨은 당시 제정 러시아에서 이름난 시인이자 작가였다. 이런 그가 자신의 뒤를 봐주는 정부보다는 농민 반란의 수장, 푸가쵸프를 긍정적으로 그렸다는 사실이 대단했다.

또한 소설 내부에도 지방 관리들의 소극적인 태도, 지나친 형벌, 농민들의 고통 등이 사실적으로 나와있어 이러한 것들을 하루빨리 타파해야한다는 그의 사상도 엿볼 수 있었다.

어쩌면 푸시킨은 이 작품으로 인해 러시아에도 확실한 계몽의식이 자라나길 기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몇 장면들은 다소 동화같았으나 주인공보다 더 매력적인 푸가쵸프의 묘사, 당시 사람들과 다른 계몽적이고 파격적인 사상이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하는 듯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출판사다.
확실히 펭귄클래식판은 해설이 훌륭하다. 그러나 첫 페이지부터 보이는 오타와 다소 옛날말처럼 번역한 대사 등등 읽기 힘들었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려면 펭귄클래식 것보다는 다른 출판사 것을 읽기를 권장한다.

계몽의 급속한 성장과 인간애에 근거한 법령의 확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이들이여! 내 수기가 혹여 그대들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 점은 기억해 주게나, 최선의 그리고 항구적인 변화는 강제와 폭력으로 얼룩진 온갖 변혁 을 통해서가 아니라 풍속의 개선으로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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