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이희원 감수 / 갈매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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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루를 살아가느라 바쁜 시대에 우리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만끽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우리 머리 위를 돌고 있는 별들은 태곳적부터 계속 움직이고 있었지만 제대로 바라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유행병 때문에 갇혀 지내던 많은 지구인은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 그토록 간절히 갈망하던 삶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하늘을 더 자주 쳐다보게 되었다. 따라서 요즘 천문학 관련 도서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독일의 박식한 천문학자이자 성공적인 과학 블로거인 저자가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하는 모든 독자를 위해 맞춤식 천문학 입문서를 내놓았다. 100개의 별 이야기가 담긴 우주의 역사를 통해 그는 자신이 연구해 온 별들의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비롯하여 생명과 우주의 모든 것들을 말하고자 한다. 100개의 별이라니, 사실 대략적인 소개만 하더라도 상당한 분량이다.

 

베들레헴의 밤하늘에 빛나던 별을 따라 어느 마구간을 찾아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던 세 동방박사의 이야기를 처음 듣던 날부터 지금까지 딴전 피우기에 능한 필자는 궁금한 게 있었다. 저 하늘에 별은 도대체 몇 개나 될까? 가이아 우주 관측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공식 등재된 별은 16억 9,291만 9,135개로 별의 이름은 ‘GAIA DR2’라는 약자와 19자리의 수로 표시되며, 그 가운데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별은 9,095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숫자가 하느님이 아니라 1956년 예일 대학교의 천문학자 도리트 호플리트가 세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천체 망원경으로 지구 바깥에서 별이 생성 소멸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누구라도 반드시 그렇게 강조할 것 같다. 별에서 온 우리는 별로 돌아갈 것이고 별을 생각하는 시간은 인류와 우주의 역사와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 말하는 저자는 100개의 별 이야기와 함께하는 우주여행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태곳적부터 변함없이 똑같은 별을 바라보며 별도 달도 다 따다 주겠다고 세상 불가능한 허풍을 반복하던 인류의 조상은 민족마다 다른 이름을 붙여가며 별에 대한 별다른 애정을 표현해왔다. 예컨대 독수리 자리의 알파성(어느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을 고대 아랍의 천문학자들은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뜻인 알타이르로, 일본에서는 히코보시, 중국과 한국에서는 견우성이라 부른다. 천문학에 밝았던 아랍의 천문학자들이 고대 그리스의 지식을 바탕으로 확장하고 번역한 아랍어를 다시 중세 유럽에 와서는 아랍어로 된 별 이름을 받아들였다. 분류를 목적으로 명명된 별 이외에 인류의 애정이 담긴 공식 명칭이 있는 별은 불과 330개뿐이란 점은 약간 의외다. 2,600년 이전에 탄생한 중국의 견우와 직녀의 음력 7월 7일 칠석(일본에서는 다나바타 마쓰리 축제) 설화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 일축하기 전에 본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특질을 잘 반영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이 책은 흥미로운 별의 정체와 발견의 역사를 천문학적 용어로 소개하는 ‘별 이야기’ 그리고 별을 바라보며 살아온 인류의 ‘별에 얽힌 이야기’를 저자의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풀어내고 있다. 별의 생성과 소멸 및 인간의 몸속에 함께하는 별의 구성 요소이자 흔적인 우주 먼지, 지금 이 시각도 팽창하고 있는 우주 이야기를 읽다 보면 천문학 분야에는 비단 우주과학 용어뿐 아니라 이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데 물리,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의 영역이 모두 녹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블랙홀은 어떻게 생성되는지, 공룡은 왜 멸종했는지 같은 흥미로운 소재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마치 큰 상자에 담긴 소포장 과자처럼 간략하고 독립적인 100개의 별 이야기 속에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기권에 올려둔 허블 망원경 덕분에 가능했던 획기적인 발견 이야기는 몹시 흥미롭다. 1862년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의 흔들림을 포착하였을 때 망원경 제작자의 아들인 알반 그레이엄 클락이 처음으로 백색왜성을 발견한 것이나, 2017년 남극에 있는 거대한 얼음 큐브가 어떻게 멀리 떨어진 은하계 활동의 중심인 블라자르를 찾아낸 것, 그리고 은하 중심부에 초거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하고 처음으로 촬영한 사례 등이 그러하다.

 

결론적으로, 먼저 하늘을 보여주어야 읽어내기도 가능할 것 같은데 별의 생김새를 묘사한 그림, 사진, 도표 등의 시각 자료가 전혀 없어 천문학을 보여주는 대신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점은 조금 아쉽다. 별들 사이를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특유의 혁신적인 과학적 통찰력 외에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에서 헨리타 스완 레비트,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에드윈 허블에서 세실리아 페네에 이르기까지 별을 사랑하다 간 사람들의 삶 역시 충실히 묘사하고 있다. 사실에 근거한 그의 화법은 가벼우면서도 진지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사려 깊으며 익살스러우면서도 독창적이다. 그를 따라 별자리 여행에 나서는 독자는 절대 후회할 틈이 없을 것이다.

 

#천문학 #별자리 #갈매나무출판사 #100개의별우주를말하다 #플로리안프라이슈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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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30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페이퍼!‘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그대‘ 죠이스터님 문구에 감탄이 !!이책을 읽다보면 100가지 별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들것 같은데 시각적인 자료나 사진이 없다니 ㅜ.ㅜ 북두칠성모양은 알지만 실제로 두눈 번쩍뜨고 ◕‿◕하늘 높이 반짝이는 별들 속에 북두칠성 찾지 못하는 1人 오늘 밤 빛나는별 한번 찾아봐야 겠어요.^.^

jyooster 2021-02-08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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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대평>

영화 '설국열차'에서 식량 공급이 매우 제한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앞칸 사람들은 호의호식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지만, 뒤 칸 사람들의 주식이자 유일한 먹거리인 단백질 덩어리의 재료가 사실은 바퀴벌레였다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을 기억한다. 자본과 인지능력에 이어 음식마저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하는 염려와 함께 세계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는 현실을 고발한 장 지글러의 미래 고발정신이 이 책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식량 공급 여건의 변화>

최근 ‘기후 변화’에서 ‘기후 위기’라는 거창한 환경 용어가 우리 귀에 익숙해지고 있다. 극지에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전 인류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바로 식량원에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조건이 더 빈번해지면서 세계의 농작물은 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매일 먹는 과일과 채소, 커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부족해지고 이용 가능한 식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여 2050년이면 100억 명에 이르고 특히 아프리카와 중국 같은 인구 밀집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조건에서 지속적이고 공정한 식량 생산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딜레마를 안게 되었다. 세계는 과연 인구 폭증에 따른 식량의 가파른 수요 증가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여기에 우리의 먹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를 생각해볼 당위성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내일 당장 우리가 먹을 음식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해결책들을 살펴보며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러한 변화를 우리의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한다.



사실 현대적인 농업 기술 덕분에 인류는 생태학적 위기에 중요한 이바지를 하고 있던 셈이다. 인류 역사상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뛰어난 생산력을 지녔다. 현대적인 기계와 첨단 살충제, 그리고 인간이 길들인 씨앗의 도움으로 재배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은 상당량 증가하였고 생산성 향상으로 비용이 절감되었다. 모든 농업 혁신은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더 신뢰할만한 농작물을 생산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지녔으며, 절박한 수요 충족에 그쳤던 자급자족 국가들도 이익 지향적인 산업 대국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새로운 살충제, 관개 기술, 그리고 잡종 씨앗이 합쳐진 녹색 혁명으로 이어져 전 세계 식량 공급을 200%나 증가시켰다. 그러나 성공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녹색 혁명은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를 낳았다. 과도한 비료, 제초제, 살충제 사용으로 수생생물, 상층토양, 벌과 같은 유익하고 생산적인 곤충들도 피해를 보았고 농작물에 해로운 곤충들은 기존의 살충제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 농부들은 해충을 없애기 위해 더욱 강력한 화학물질의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목표했던 식량 증산에도 불구하고 분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녹색 혁명의 가장 큰 실패일 것이다. 대량 생산되는 식량에도 불구하고 세게 8억 이상의 인구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공급망은 여전히 비효율적이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약 3분의 1이 낭비되고 있다. 이러한 녹색 혁명의 맹점 때문에 일부 지속 가능한 식품 옹호자들은 전체 구조를 해체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환경 농법에 대항하는 화학물질 사용과 유전자 조작을 거부하자는 것으로, 이론상으로는 논리적이지만 완전히 실현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현대적인 농업 기술 덕분에 농업과 관련된 비용이 현저히 감소하여 훨씬 더 저렴하게 식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술 사용을 중단한다면 더 비싼 음식을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가난한 공동체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저자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첨단 기술과 재래식 농법을 함께 아우르는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물과 식량 생산 문제>

물은 식량 생산에 절대적인 요인이다. 물이 없으면 어떤 작물도 자랄 수 없으며 동물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가뭄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으며 거의 모든 대륙이 영향을 받는다. 이 문제에 가능한 답은 유전자 변형 유기체, 즉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대부분 특히 서구에서는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꼭 부정적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를 포함한 전 세계 과학 단체는 GMO가 인간의 건강에 그리 위협적이지 않으며 세계 많은 지역에서 GMO의 알려진 위험 요소보다 이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인 예로, 여러 아프리카 나라처럼 식량 불안과 싸우던 케냐가 있다. GMO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던 케냐 정부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에 대한 성공적인 연구 덕분에 2012년 집중적인 논의를 거쳐 제품 일부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해충과 가뭄 모두에 내성을 갖도록 고안된 옥수수 씨앗 덕분에 식량 자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물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작물을 설계하는 것은 전쟁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 다른 과제는 관개를 통해 비옥한 농지의 새로운 영역을 만드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선구자로 떠오른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황량한 사막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담수화, 폐수 재활용까지 포함한 첨단 관개 기술 덕분에 농업 자급자족률이 95%에 이른다. 물이 매우 귀해 물 한 방울도 아껴 써야 하는 이스라엘은 물 공급망의 모든 측면을 감시하는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아무리 사소한 누수라도 감지하도록 설계된 송수관 덕분에 물 손실률은 10%에 그쳐 매년 30% 이상의 물을 잃는 미국과 비교된다. 이스라엘의 송수관 기술은 매우 인상적인 성공이지만 비용은 엄청나다. 전 세계 도시들이 이를 훌륭한 사례로 받아들이기는 하나, 높은 유지비용은 우리가 여전히 더 적은 물로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농경지 감소 문제>

세계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현존하는 농경지 면적은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 같은 나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전체 국토 면적은 매우 넓지만 10억 이상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경작지는 매우 부족하다. 경작지 부족의 해답은 실내 농업에서 찾을 수 있다. GMO가 개발되면서 농작물을 생산하는 환경 역시 로마인이 개발했던 온실 같은 실내로 바뀌는 추세이며, 오늘날 실내 농업은 그보다는 더 진보했다. 설계가 간단하고 기술력이 낮은 구조물에서부터 첨단 기술로 기후를 조절하는 수직 농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네덜란드에 있으며,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온실 개발을 이끌고 있다. 최근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내 농장의 인기도 높아졌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에어로팜과 같은 수직형 농장은 살충제를 쓰지 않으며 야외 농장보다 훨씬 적은 물과 비료를 사용한다. 식물 뿌리가 공기 중에 자유롭게 흔들리고 영양분이 가득한 안개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토양이 필요 없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실내 농장은 여전히 몇 가지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작물 성장에 필요한 인공조명은 에너지 소비를 크게 증가시킨다. 스페인 알메리아의 풍경화 같은 온실들은 수천 톤의 플라스틱과 농업 폐기물 제조자로 비난받고 있다.



<기술 혁신에 뒤처지는 육류 산업>

30억 명 이상의 인구에게 지배적인 단백질 공급원은 뜻밖에도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등의 육류가 아닌 해산물이다. 현재 단백질 공급 시장의 모든 부문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보장하기 위해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비록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지만, 공급 가능한 식량의 비율은 겨우 2%에 불과하다. 어업 관계자들은 식량의 미래가 바다 아래에 있다고 믿고 있지만, 어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중국 어선단의 무모한 싹쓸이 남획과 수온 변화 등으로 많은 어종이 절멸 위기에 놓여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양식업이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만든 새로운 폐쇄 환경 시스템을 갖춘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이 있다. 외부 기생충과 주변 생태계의 폐기물뿐만 아니라 산성화 수질과 수온 상승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세계적인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부상하였다.

물고기 양식은 육지 동물 사육에 비해 많은 이점이 있다. 한 가지 예로, 물고기는 그들 스스로 상당히 적은 음식을 소비한다. 연어 1Kg을 생산하려면 약 1Kg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소고기는 약 7Kg의 사료가 필요하다. 게다가 가축과 관련된 탄소 발자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방목 관리나 가축 복제 실험 등의 영향을 줄이는 데 친환경 사육법을 사용하려고 하나, 고가의 비용 탓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기 어렵다.

육류 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전환점에 있다. 임파서블 버거와 같은 식물에 기반을 둔 ‘대체 고기’는 최근 판매량이 늘었다.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멤피스 미트는 급진적인 예 가운데 하나이다. 줄기세포 생물학자에 의해 공동 설립된 멤피스 미트는 실험실에서 실제 소의 복제된 근육, 지방, 결합 조직 샘플에서 고기를 배양하고 있다. 실험실의 초청으로 실제 시식해본 저자는 그 맛이 우리에게 익숙한 쇠고기나 가금류와 비슷하다고 전한다. 이러한 시도는 매우 훌륭하지만, 동물 없는 대체육류로 동물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결과적으로, 육류 산업을 보다 인간적이며 환경친화적, 효율적인 산업으로 만들려면 기존 육류 생산자들의 관습을 개선하고 보다 향상된 방법으로 동물을 대우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렵지만 극복 불가능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

앞서 언급처럼 음식물 쓰레기 발생은 녹색 혁명의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 중 하나였다. 미국에서만 매년 5천 2백만 톤의 음식이 버려진다. 그럴 뿐만 아니라 상품화되기 전 폐기되는 양은 천만 톤에 이른다. 이 문제의 해답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음식은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버려진다. 역설적이게도 더 건강하고 신선하게 먹겠다며 미학적이지 않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낭비된다. 이렇게 먹어도 괜찮지만 버려지는 ‘못난’ 식재료를 모아 무상으로 분배하는 푸드 뱅크 제도는 식량 회복의 좋은 사례다. 이 덕분에 팔리지 않은 음식을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 한편 가정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냉동 상태의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겠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낭비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되는 단계는, 비록 현재는 매우 효율적이지 않지만, 음식물 퇴비를 만들어 비료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맺는 말>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경 문제 역시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대처하기 쉽지 않다. 현재 우리가 식량을 수확하는 재래식 농법으로는 식량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다시 말하자면, 세계의 임박한 식량 생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술 혁신으로 식량 시스템을 ‘재창조’하거나 혹은 산업화 이전의 유기 농업으로 복귀하여 식량을 발명하는 등 우리의 현실에서는 일률적인 접근법을 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를 타개하려면 현행 농업 기술을 재고하고, 가장 전통적인 방법을 응용하여 최신 기술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다행히도 먼 앞날을 내다보는 농부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발품을 아끼지 않고 세계를 누비며 식량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한 저자의 노력 덕분에 누구도 굶지 않을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미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지속 가능하고, 영양이 풍부하며, 탄력적인 방법으로 증가하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식량위기 #지구환경 #음식의모험가들 #세종서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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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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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는 아무리 번복해봐야 반복될 뿐이지만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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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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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한 부부가 종마를 사기 위해 시장에 갔다. 첫 종마의 안내문에는 지난해 교미 50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내는 남편을 보고 부러운 듯 말했다.

당신도 배워요. 1년에 50번이나 했대요.”

다음 종마의 안내문에는 지난해 교미 120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내는 남편을 보고 더 부러운 듯 말했다.

어휴, 당신 좀 배워봐요. 한 달에 10번씩이나 된다잖아요.”
다음 종마의 안내문에는 지난해 교미 365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내는 남편을 째려보며 말했다.

어휴, 정말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아세요. 하루에 1번씩이래요!”

지금까지 아내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남편이 더는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저 종마가 365일 똑같은 암말과 했는지, 어디 물어보라고!”


 

19금의 영역이긴 하나 이 일화에서 저자는 서로에게 바치는 정성을 모르는 부부들이 많다며 눈치가 없으면 코치로 살아가라는 통찰을 준다. 종마에게 비교당하는 수모를 참던 남편은 아내의 논리를 한 방에 뒤집어 제 꾀에 넘기고 있다. 이처럼 유대인의 유머는 단순한 말장난(pun)이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행동으로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아니라, 상대방의 논리적 허점이나 모순을 지적하여 오히려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지적 반전에 있다. 이를 통해 재미와 함께 생각의 여운을 남긴다.




유대인들의 유머 감각이 타민족에 비해 색다른 데에는 서글픈 역사적 배경이 있다. 로마 제국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고 추방당한 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 정착한 유대인의 삶은 불안정성과 이방성으로 압축된다. 기독교도로 개종하면서 주류문화에 동화되려고 노력을 했든, 아니면 자신의 종교적 전통과 이에 토대를 둔 유대문화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든, 유대인들은 기독교도들의 편견과 질시, 탄압을 무릅쓰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남아야 했다. 이렇게 수 천 년 동안 커다란 박해를 견딜 수 있게 한 힘은 일상적인 고된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정신적 여유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유대인은 고통과 함께 사는 법을 터득했으며 이러한 그들만의 생존능력은 유머라는 특유의 희극적 감수성으로 빛을 발한다. 유머는 하나의 삶의 태도이자 정신으로서,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희극적 형식이기도 하며, 일상의 박해에 대한 저항정신이자 집단 수용소나 다름없던 유대인 강제 거주 구역인 게토(ghetto)의 비참함을 저항하고 극복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유대인 유머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기 풍자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배고프고 가난한 운명에 대해 유대인들은 비극적 눈물을 흘리며 개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롱하며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다. 유대인의 이런 태도는 자기 처지에 대해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 때문이다. 자기 자신의 비참한 현실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고 그것과 유희하며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 거리를 두며 하며 자신을 객체화하는 것은 풍자의 본질이며 유대인 유머의 핵심이다. 동시에 유대인 유머의 자기 풍자적 성격은 자유를 지향한다.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의 자유를 표출하는 유머는 자기를 구속하고 있는 현실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를 내포하는 자기 풍자적 성격을 드러내면서 울음과 웃음이 교차하는 이중성을 지닌다. 그래서 유대인 유머를 통한 웃음은 종종 울지 않기 위해 웃는 것이라고 하며, 웃음 속에 눈물이 맺혀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대표적인 감성의 지도자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늘 여유 있는 유머로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1981년 정신이상자 존 힝클리가 쏜 총에 가슴을 맞고서도 레이건은 농담을 잊지 않았다그는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총알이 날아올 때 납작 엎드려야 했는데, 깜빡했어영화에선 잘했는데 말이야.” 또 주위에 몰려든 의사들에게는 “당신들 모두 공화당원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의 지지율은 83%까지 올라갔다그다음 해에 지지율이 32%까지 떨어지자 레이건은 걱정하는 보좌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그까짓 지지율총 한 번 더 맞으면 되지 않겠나?”




이 책은 참고 문헌에 등장하는 유대인 유머를 다룬 15권 가운데 특징적인 일화 107개를 추려 엮어낸 것이다. 또한, 각각의 일화에는 제목 밑에 insight 머리표가 달린 오렌지색 상자를 볼 수 있다. 이는 편역자가 이야기의 교훈과 유머의 핵심을 한두 문장으로 재해석 압축한 것으로 웃음의 코드와 함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독자층은 마치 정답을 먼저 보여주고 시험문제를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편집의 용이성을 위해 또는 편역자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 짐작되는데, 만약 이 상자의 위치를 본문 다음에 자리했더라면 독자에게 어떤 점에서 익살스러운지 혹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좀 더 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은 하루에 평균 400번 정도를 웃는데, 어른이 되면서 하루 6번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웃음을 잃고 더불어 건강도 잃게 되는 것이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처럼 웃는 집안에 복이 많이 들어온다.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업이나 국가에도 해당한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지루한 일상에 큰 웃음을 주던 개그 프로가 최근 영구 종방되어 참으로 아쉽다.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정치인들과 제대로 된 풍자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고약한 사회 풍조 때문이기는 하나, 국민이 자주 웃을 수 있어야 사회와 국가도 건강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은 분명하다. 마지못해 웃는 `억지웃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억지로 웃든 진짜로 웃든 우리 뇌는 구별을 못 하지만 억지로 웃더라도 90%의 효과가 있으며 암 예방과 치료에도 특효라고 하니, 다 함께 웃어 봅쒸~ 하하핫~!


#자기계발 #유머라면유대인처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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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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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대소는 아니지만 한 번쯤 생각하고 웃는 유대인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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