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쟁이 로봇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10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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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쇼트 스토리.

 

호시 신이치는 매번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번에 들려주는 호시 신이치의 이야기에서는 시작할 때마다 매번 한 명의 박사가 등장한다.

 

그들은 뭔가 기상천외한 것들을 발명하고 있으며, 그 발명품은... 정말이지 꿈에서나 상상이나 해 봤을법한 그런 물건들이다.

 

먹을 수 있는 책상, 의자는 애교고, 완벽한 소음 차단기. 감기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약(해리포터에서 프레드와 조지가 개발한 꾀병 과자가 생각난다), 악인을 가려낼 수 있는 안약, 불사신이라고 주장하는 해골... 로봇 두더지...

그리고 변덕쟁이 로봇.

 

말을 잘 듣는게 아니라 종종 도망가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며 인간을 고생시키는 로봇, 그러나 로봇을 만든 박사는 말한다. 말썽 안 피우고,  순순히 명령을 잘 따르는 로봇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인간은 운동 부족으로 비만이 되어버리거나, 생각할 필요가 없어져서 바보가 되어버릴 것이라고, 묘하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 하지만 역시 '불량품'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또 종종 등장하는 것은, 외계인.

로봇을 보고 지구의 인간인 줄 알고 납치했다가 '지구인들은 싸움을 모르는 평화주의 종족일거야. 지구를 점령하려고 했던 우리가 부끄러워지는군' 이라고 반성하며 돌아간 외계인,

불쌍하게도 만우절 날 '지구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행성은 평화적이고 문명이 발달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게 말하십시오~' 라고 말했다가

졸지에 정신병원에 끌려가서 자신이 지구인이라고 생각하도록 치료를 받아, 고향 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외계인,

고양이를 지구를 지배하는 종족으로 알고 돌아간 외계인,

모두가 꿈꾸는 낙원에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홀로 남아 대화 할 상대조차 찾을 수 없는 외로운 외계인.

지구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큰 선물을 남기고 갔지만, 원자 폭발 실험으로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버렸던, 실상을 안다면 굉장히 허탈해할법한 외계인.

 

혹은 미래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미래의 독재자를 막기 위해 과거로 온 사람. 하지만 그가 '독재자'의 출현 계기인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도움을 받기로 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미래의 독재자라는 건 그도 몰랐겠지.

 

가장 길고, 또 독특했던 이야기는 등에서 나는 소리, 그리고 '손'

한 청년의 등에 난 사마귀를 다른 사람이 비틀면, 그 순간 '짤가닥'하는 소리와 함께 바뀌는 채널.

이야기는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바뀐다.

 

짤까닥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바뀌는 이야기, 청년은 술집 마담의 오빠로, 대기업의 사장으로, 범죄를 목격한 충격으로 실어증 증세를 가지게 된 목격자로, 사라진 연인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청년으로, 인기 가수로, 형사로, 계속해서 청년의 인생은 바뀐다. 그리고 '짤가닥'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이런, 더이상 채널이 돌아가지 않네'

 

이런 소리와 함께 남자는 사랑스런 아내와, 아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아들이 묻는다.

'아빠, 무슨 일이 생겨서 지금과 같은 생활이 갑자기 변해버리는 일은 없나요?'

그는 대답한다

'녀석, 별난 생각을 다 하는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야.'

 

 

호시 신이치,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특하다. 그러면서도 읽다 보면 사회의 부분 부분을 비판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가 우리에게 정말로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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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 -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정혜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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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 어찌 보면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을 듯한 단어.
하지만 내게는 그보다 더 가깝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침대에서 책 읽기, 허리에 안 좋은 자세라고 매번 야단을 맞으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나의 좋지 않은 습관중 하나.
하지만 쉽게 그만둘 수 없는 것이, 그렇게 책을 읽다가 피곤하면 그대로 눈을 감고 자면 되고, 일단 어딘가 폭신한 곳에 앉아 책을 읽는 느낌이 제법 기분 좋기 때문이다.

정혜윤, 그녀는 "누군가 내가 잘 모르는 책이야기를 하면 무관심한 척 있다가 득달같이 서점에 달려가 일단 사놓고 본다. 덕분에 가방 속에는 온갖 잡동사니와 함께 언제나 책이 한 권씩 들어 있게 되었다." 라고 말할 정도로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이 책 좋아요' 라고 추천을 하면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책을 살 기회가 되면 먼저 살펴보는 내게는 제법 동질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안 읽어보고는 못 배기는 사람. 그리고 그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은 꼭 기억하는 사람.
그녀가 말하는 책과 침대의 공통점은 10가지, 그중 부정할 수 없는 몇가지를 골라보자면
*시간을 헷갈리게 만든다. 낮을 밤처럼, 밤을 낮처럼.
*화려한 커버를 두루고 있더라도, 진가는 내용에서 드러난다.
*때론 잠을 부르고, 때론 잠을 쫒는다.
*결코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점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남자들이 한심해 보일 때, 사랑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자신이 초라해보일 때, 회사에서 속 상한 일이 생겼을 때. 그녀는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폴 오스터의 「부르클린 풍자극」, 보들레르의 「악의 꽃」,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쿤데라의 「불멸」등... 언급되는 책만 수십가지다.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고, 자주 들어본 책도 있고, 인용된 문장을 보다가 '이 책에 이런 문장이 있었나' 싶은 구절도 있다. 하지만 그 구절이 우리에게는 강하게 다가오지 않았을지라도, 그녀에게는 강렬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는 것.

오늘은 침대에 누워-혹은 침대에 걸터 앉아- 읽으려고 별렀던 책 한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내일 아침이면 조금 졸릴지도 모르지만, 책 한권을 다 읽었다는 뿌듯함이 나를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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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때까지
시바사키 토모카 지음, 김활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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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예쁜 파란 표지의 '다시 만날때까지'


그 예쁜 파란 표지를 넘기면서 얼마나 기대했던지.

하지만 그 기대보다, 기대만큼 '재미' 있는 소설은 아니었다.
 

일주일동안 벌어지는 주인공의 일상 이야기.
 

일상에서 만나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
 

어릴적 좋아했던 친구를 어른이 되서 만나고, 그리고 예쁜 사랑을 하고... 실은 그런 내용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마냥 '일상' 이야기로만 진행된다.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어지는 부분도 있고


조금은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 부분 재미있네'

 
라거나
 

'이 등장인물 뭐야! 짜증나!'

 
싶은 부분을 찾기는 어렵다.
 

단조로워서 또 읽을 맛이 나면서도, 또 단조롭기때문에 조금은 지루한, 그런 책.
 

 

오히려 책 뒷표지에 적혀있는 글들이 더 재미있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일상'의 이야기도 좋지만 기왕이면 조금 더 재미있게 써줬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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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걸 1 - 인어소녀 에밀리
리즈 케슬러 지음, 강주영 옮김 / 별이온(파인트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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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어, 라는 단어는 동화 '인어공주'를 통해 제법 익숙한 단어지만 실제로 인어를 테마로 삼은 작품은 솔직히 그다지 많지 않다.

 
예쁜 인어가 그려진 표지를 가진 피쉬걸. 두께도 제법 두꺼워보이지만 보기보다 훨씬 쉽게 읽히는 책이다.

 
주인공 에밀리는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물에 들어가는 순간, 자신의 다리가 딱딱하게 굳는 것을 느끼고 경악했다. 그렇지만, 다시 확인을 하기 위해 물에 들어간 에밀리가 확인한 것은.


자신이 인어가 되었다는 사실.
 

만약 물에 들어갔는데 내 다리가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어떤 느낌이 들까?

 
정말로 인어들은 다리가 굳어버리는 느낌이 들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가진 인간, 그렇다고 지느러미부분이 굳었다는 느낌이 들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물에 들어가면 인어가 되는 주인공, 마침내 알게 된 출생의 비밀.

인어와 인간의 금기된 사랑. 그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금기된 사랑의 결실. 그리고 주변의 반대에 의해 찢어지는 두 사람(?).


그런 스토리가 어느정도는 짐작 되었으면서도, 또 흥미로웠다.

 
그중에서 남편에 대한 기억을 잊도록 기억을 지우는 약을 먹여서 에밀리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듣게 했다는 스토리는..


그래도 나름 참신했달까.

 
이 책을 '소설' 이라고 해야할지
 

'동화'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소개에는 소설이라고 나와있지만
 

읽다보면 그냥 어린이들도 신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동화같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해리포터' 같은 내용을 기대하며 읽었다가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제법 매력있는 책.
 

한번정도 에밀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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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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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나오는 '알파 걸, 알파 우먼'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서 여자라고 차별받기는 커녕 남자라서 역차별 받는다.는 말도 종종 들리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아아~ 그렇지~'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라는 말은 종종 나오지만

아직도 '여자는 결혼하고, 애 낳으면 회사 나가는게 당연한거지.'라고 말하는 남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아니, '집안일은 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역시 한참 부족하다.

 

'여자답지 못하게'

 

'여자가 어디서'

 

'여자면 집안에서 살림이나 하지 왜 나와서 난리야'

 

'여자잖아, 여자면 당연히...'

 

라는 말.

 

그런 무심한 말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미혼남의 아이는 없어도 미혼녀의 아이는 있고

 

왜 딸은 결혼하면 남의 집 식구이고, 아들은 언제까지고 가족인지.

 

아이를 가진 부부가 이혼해서

 

아이를 어머니가 기를 때는

 

아이와 어머니의 관계가 '동거인' 관계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애 딸린 남자는 결혼해도 별 말 없는데, 왜 애 딸린 여자는 결혼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말이 많은걸까.

 

 

요즘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뛰어나거나, 대학도 잘 가고, 여자들은 그래도 여대 가면 되지, 남자들은 갈 대학도 없다고.

 

그런 말도 나온다. 그런데 그게 정말 그렇냐는 말이지.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통계내보면 여자가 몇퍼센트 될까. 70%가량, 대다수가 여자일것이다. 물론 남자들보다 임금도 낮다.

 

왜 TV에서는 여자는 남자한테 기대서 살림하고, 그걸 행복으로 생각한다는 식의 뻔한 스토리가 매번 나오는건지.

 

어쩌면 매체에서 사람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이 필요있어!' 라는 말.

 

실제로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매겨보면 웬만한 월급쟁이 못지 않다는데, 어째서 밖에서 몇시간정도 '일'하고 들어온 남자들의 '노동'은 가치가 있고

 

하루종일 '일' 하는 여자들의 노동은 가치가 없다는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여성들의 많은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충고, 그 글들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여성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자라서' 받는 고통

 

고민

 

괴로움

 

어째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많은 고통을 당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직도 우리나라는 남성 중심 사회다. 그게 '평등'으로 바뀌려면 과연 얼마의 시간을 필요로 할까.

 

많은 걸 바라지는 않는다. 여자도 꿈이 있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그들의 의지를 알아주면 좋겠다.

 

집안 일을 한다고 꿈이 없는게 아니다. 살림 하는게 별게 아닌게 아니다.

 

남편 내조 잘 하고, 아이들 잘 기르고, 그게 여자의 행복을 위한 전부는.. 아니다.

 

최소한 그것만은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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