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을 사랑하기까지 전이수 그림에세이 8
전이수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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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수 8번째 그림에세이를 만났다. 유럽의 일곱나라를 캠핑카로 여행하며 그린 30일의 기록이 담겨있다. 두툼한 화보집 같은 것이 책장을 덮고 나니 갤러리에 다녀온 기분이다.
이 책은 '당연한 것은 더 가까이에서 보아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오른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감각적인 사진이나 사진 속 배경과 그림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건 내면을 꽉 채우는 문장이다.

🖌 당연한 것들을 사랑하기까지
예술은 보이지 않던 것을 발견하게 하고
알아차리지 못했던 존재를 비로소 사랑하게 만드는 일이다.
어둠 속에서도 빛의 줄기를 찾아내고, 아주 작은 몸짓만으로도 세상의 커다란 다정함을 깨닫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지나쳐온 일상의 조각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그 마주하는 기쁨으로 나는 그린다.

모든 생명은 서로의 도움과 사랑을 필요로 하고, 내가 행복한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음을 깨닫는다. 어쩜 '당연한 것을 더 가까이 보아야 한다'는 말은 일상의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감사하자는 저자의 세계관일지도 모르겠다.

'형제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한번 오기도 힘든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다.' 문장을 보며 동생이 생각나 문자를 보냈다. 글의 힘이 참 크다고 느끼는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 남매의 우애마저 더욱 깊게 만든다.

🖍 원래 있던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늘 잊는 것은,
그걸 잃어본 적이 없어서 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걸 잊지 않기 위해 늘 깨어있고 싶다.
감사하고 싶다.

제주에 가면 '걸어가는늑대들' 갤러리에 들러야겠다. 그 공간에서 사랑과 도움의 손길로 흘려보내는 예술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며, 커다란 다정을 감각하고 싶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헤르몬하우스 @hermon_house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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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마중 온 날 책고래마을 67
이은아 지음, 남성훈 그림 / 책고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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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후 개인 파란 하늘을 유독 좋아한다. 촉촉하게 젖은 세상을 내려다보듯 맑은 공기와 바람이 어울리는 공간.

<비 마중 온 날>은 어제처럼 비가 내리던 날 이야기다. 공개수업 하는 날, 다른 친구들은 식구들이 다 왔는데 연우만 혼자다. 수업이 끝날 무렵 비까지 쏟아진다.
친구들은 부모님과 같이 멀어져가고, 혼자 남은 연우는 가방을 머리에 올리고 비를 피해본다.

집에 가는 길, 고개를 들어보니 풀냄새가 난다.
숲이다. 첨벙첨벙 물웅덩이를 밟아보기도 하고, 들판에 핀 꽃들을 바라본다. 이젠 우산이 없어도 괜찮다.

"톡! 마지막 빗방울이 손등에 떨어졌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사이로 환한 빛이 보여.
내 마음도 파래졌어."

연우네 집안 사정으로 비록 공개수업에 부모님이 참석하지 못하고, 우산이 없어 비를 맞긴 했지만 연우는 자연에서 풀냄새와 흙냄새 같은 위로를 받았다.
지금은 비가 내리지만 머지않아 그친다는 것. 비 좀 맞아도 괜찮다는 속삭임. 토닥토닥.

숲에서 나오니 연우의 눈 앞에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책 속 연우도 파란하늘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지면 좋겠다. 두둥실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눈으로 쫒기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길을 나란히 걷고 싶다.

비 그친 뒤 펼쳐지는 파란 하늘 같은 위로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고래 @bookgorae_pub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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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세탁소
김하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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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북스에서 나온 동시집이라 관심이 갔다.
어렸을 때 꼬마시인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초등학교 시절, 동시를 끄적이는 마음으로 읽었다.

김하영 시인은 '주머니 속에 돌멩이 하나만 넣어도 보물이 된다'고 믿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예쁜 상상들이 펼쳐지는 동시집이다.

별사탕을 먹으면 소원이 사르르 녹는다는데, 건빵 속 별사탕이 떠오른다.
이팝나무를 보고 지은 시 "냠! 밥알나무"는 '고소한 기분이 배꼽까지 데굴데굴' 한다는데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갓 지은 윤기가 흐르는 밥솥 안의 따뜻한 밥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김하영 동시집을 읽으며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싶고, 아이들의 세계가 이랬던가 싶어 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웃게 되고, 따뜻한 상상을 하게 된다. 계절은 달콤한 냄새가 난다는데, 비내리는 여름의 끝무렵에는 어떤 냄새가 걸려있는걸까.
동시처럼 초록빛 싱그러운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본다.

위 서평은 <은하수 세탁소> 서평단에 선정되어 미다스북스 @midas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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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며 나를 묻다
김현정, 박지애, 박효진, 서담비, 서은경, 윤종형, 전명옥, 최해정, 홍라혜 지음 / (주)책글사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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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애정한다. 에세이를 읽는 기쁨은 사소한 오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책글사람을 통해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동료들의 자기성찰에세이를 만났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고 죽을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묻는다.

나이와 경력, 일터는 다르지만 각자의 서사를 품은 채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나가며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멋있게 느껴졌다. 자기 삶과 사회복지사로서의 자신, 본연의 나와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유하는 과정을 거친 이들은 분명 한층 더 성숙해지고, 글쓰는 이 시간이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29년차 정신재활시설 원장인 박지애 작가님의 이야기가 울림있었다. 미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미생물이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걸 실감하고, 점차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미생물보다 영향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요양원 야외행사에서 발견한 '미나리꽝에서 만난 자유' 예화는 사람을 사람답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한다. 매너리즘에 빠졌거나 지금 만나고 있는 한 사람을 관리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사회복지사라면 이 미나리꽝 예화는 꼭 읽어보기 바란다.

죽음은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란 말에 동의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건 삶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보는 것이며,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 사람을 향한 진심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전해진다. 누군가 건네는 짧은 안부 한마디, 서툴지만 따뜻한 관심, 말없이 건네는 시선 하나가 지친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233p

정신질환이 있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낸다는 원장님의 글에 십분 공감한다.

발달장애인 복지현장에서 실천하며, 이용인들의 해맑은 웃음과 편안한 표정을 볼 때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간다. 발화는 없어도 내 말을 이해하는 듯한 눈빛과 꾸준히 AAC(보완대체의사소통)를 연습한 결과 자발적인 의사표현이 늘어날 때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 사람의 다음단계를 궁리하고 동료들과 의논하며 함께 미래를 그려나갈때 설레인다.
때로는 지원자의 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거나 가만히 손을 포개거나 등을 쓸어주기도 한다. 이런 게 사람사이 전해지는 온기 아니겠는가.

하루라는 시간에 의미를 입혀 오늘치의 삶을 오롯이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에세이에 있다. 어느 분야든 사회복지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라면 이 책을 통해 살아갈 이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위 서평은 책글사람 사회복지 서평단 3기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진솔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유용한 책 보내주신 전안나 작가님 @anna.book365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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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가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 - 죽은 자를 청소하는 길해용이 직접 경험한 삶의 마지막 흔적들
길해용 지음 / 마이 라이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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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고독사가 늘면서 이런 죽음의 뒷정리를 해주는 직업도 생겨났다. 유품정리, 특수청소 전문업체 스위퍼스의 대표인 길해용님은 이 책을 쓰며 우리에게 죽음이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홀로 죽은 16명의 죽음을 들여다보고 뒷정리를 하며, 고인을 둘러싼 둘레사람들과의 관계와 역동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나같이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없다. 사회적인 안전망과 주변의 관계만 있었더라도 이들이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저자는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10여년 전에는 정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물건을 치우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지막 흔적과 마주하는 일'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유서를 발견하기도 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며 이 사람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생각하는 작업을 반복하다보면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밖에 없겠다.

⚰️ 죽음은 불안하고, 삶의 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순간 타인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 나의 삶을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역설의 과정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8p

여러 사례들을 통해 관련 직무의 처리과정과 관계된 사람들과의 오해 및 분쟁, 사업자 등록상 일반청소업체로 분류되어 변사체 오염물을 일반쓰레기로 취급하는 등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민낯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글을 쓸 때 직업으로 쓰면 훨씬 수월하고 깊이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통해 들여다 본 죽음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국가에서 이 책은 시스템적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시민사회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보여준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마이라이프 @kkaenet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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