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와 헤엄치다 - 운명에 지지 않고 살아내는 힘
신지은 외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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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가 좋다. 또 한번 '힘있는 문학'을 만났다.
아픔을 지니고 있는 11명의 작가들이 글로 삶을 풀어냈다. 고질적인 아픔이 고질라처럼 덮쳐와도 헤엄치며 살아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이에게 쇼크가 올까봐 전전긍긍하며 새벽에 자는 아이를 깨워 옥수수전분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을 감히 상상할 수 있나. 오죽하면 지구가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희귀 난치병 아이를 키우며 내일이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산다는 어느 엄마의 무덤덤한 문장에 눈물이 흐른다. 아이와의 일상적인 대화에 웃음이 번지고 삶은 이어진다. 아이와 엄마가 무탈한 하루 보내기를 바란다.
우울증이란 긴 터널을 지나온 이도, 조울증으로 입원치료까지 진행한 후 지금은 약 조절이 가능해진 이의 면면도 살펴보았다.
아픈 이를 병간호하는 가족의 마음은 어떻고. 딸이 엄마를 간호하며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이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마음이 강박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감정과 직면하게 된 딸. 너무 아파 읽는 이도 같이 주저 앉아 울게 된다. 추모하며 다시 생을 이어가는 발걸음을 격려하고 싶다.

이 책은 11명 저자 각각의 아픔에 따른 고질병을 각 챕터마다 정리해두었다. 우울증을 다룬 이야기에서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 아닌 우울증이라는 질병에서 오는 최악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승리라 여기는 세상을 꿈꾼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세상보다 좋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 여기는 문화를 꿈꾼다. 대단한 일을 한 사람만 인정받는 세상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두가 존중 받는 세상을 꿈꾼다. 258p

'서로를 세상이라 여길 때 근사한 세상이 열릴 것을 믿는다'는 김민 작가님의 문장에 공명한다.
고질라와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준 11명의 저자에게 감사하다. 지은이들의 삶이 공감되고 위로가 되었다. 한동안 아파했고 무기력해져 있던 내게도 다시 일어설 마음의 힘을 선물해주었다.

위 서평은 <고질라와 헤엄치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 이곳 @book_n_design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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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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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미술관에 간 심리학>🖼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치료를 더 공부한 저자가 지은 책이다.

🎨 미술치료는 일반 상담과 달리 치료사와 내담자 사이에 '미술'이라는 징검다리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이 만드는 작용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명성을 지닌다. 중요한 건 그들이 창조한 이미지가 언어와는 다르 의미를 전달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8p

서문에서 일반인에게 대중적이지 않은 미술치료를 이야기한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곳은 장애인복지 현장이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심리나 치료영역 또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화가들의 명작이나 성장환경, 보통 사람들의 그림과 설명까지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다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목차를 보고 관심있는 부분이나 흥미로운 챕터만 꺼내 읽어도 유용할 것이다.

🪢내면의 고통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창조하고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더 깊이 고통받을수록 작품은 더욱 강렬하게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28p

스위스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의 자화상'을 한참 들여다봤다. 죽음을 늘 묵상했던 그의 삶을 읽다 그의 아픔이 상상을 초월해 힘에 겨웠다. 그가 예술작품으로 죽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빨강의 화가 앙리 마티스, 파랑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 노랑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로 색깔별로 구분해서 설명해놓은 챕터는 매우 흥미로웠다.
고흐의 그림을 참 좋아하는데 지면으로 만나는 그의 작품들은 여러번 보아도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그의 생애는 아프고 괴로웠지만 그가 남긴 색채의 향연을 후대가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개인적으로는 몽글몽글한 느낌의 파스텔톤도 좋지만 유화느낌의 붓터치가 살아있는 강렬한 채색이 담긴 그림을 선호한다. 책을 읽으며 내면의 감정과 기분에 대해서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믹스커피 @mixcoffee_ono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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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요 -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
보 헌터 지음, 캐스린 헌터 그림,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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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아름다움은 존재하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낯선 고요>🌏

이 책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일깨워주는 책이예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생명체에서부터 그들이 움직이는 모든 것을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전 책을 읽으며 모기를 잡아먹는 잠자리에게 고마워하고, 꿀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창조적 장면에 매료되기도 하고요.

🦋 나비는 우리에게 말없이 일러줍니다. 지금 당장은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라고요. 20p

날개짓의 반향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 책은 삼라만상을 다루는데 '광합성은 식물과 동물이 서로 숨을 나누는 일'이라는 문장이 인상깊었어요. 식물과 인간이 서로의 호흡을 통해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나무 뿌리들의 대화, '균근 네트워크', '숲속 인터넷'과 같은 표현이 재밌었고요. 아이들이 살아있는 자연을 이해하기에도 유익할 것 같습니다. 우리집 초딩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예요. 그림도 너무 예뻐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거든요.😊

책을 읽다 종종 북극성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는데요. 고운세상의 북극성이 치유와 공감이어서 제가 속해있는 센터의 북극성은 환대와 존중이라고 정의했었어요. 어머. 그게 올초네요.
북극성을 찾아보란 실습과제를 마주하니 최근 첫째아이의 별자리 찾기 숙제도 떠오르고요. 어두운 밤하늘 별자리 얘기만 해도 아이랑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어요.🤭

살아있는 작은 생명체부터 곤충, 나무, 별자리, 하늘의 구름이야기까지 이어진 자연의 대서사 다큐멘터리를 본 기분이예요. 에필로그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마음 속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외치는 문장이 경종을 울립니다.
코스모스를 읽었을 때의 그 느낌처럼요. 우주 속 먼지같은 존재지만 소우주인 각각의 생명체가 어울려 살아야 할 때인 거예요. 인간이 자연을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고 오롯이 감각하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위 서평은 '자연을 담은 그림 에세이' <낯선 고요>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장속북스 @chaegjang_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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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판정위원회
방지언.방유정 지음 / 선비와맑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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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작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뇌사판정위원회>📓
드라마 작가 자매가 쓴 메디컬 스릴러 장편소설이라 그런지 예전에 TV로 보았던 몇 편의 메디컬 드라마가 머릿속에 스쳐가며 장면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의사로서의 사명을 품고 의료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존경받는 의사 오기태와 의술은 뛰어난 반면 사익이 우선되는 의사 차상혁.
사건은 차상혁의 의료과실이 기록된 서류를 오기태가 알아차리면서 시작된다.

'환자의 입장을 돌아보고 생명을 우선하는 관점으로 문제를 파악하라고' 늘 후배들에게 가르쳐 온 오기태. 그는 차상혁의 의료과실을 알아차린 후 자수하라고 권유한다. 명진의료원 이사장 자리가 코앞인데, 그 목적만을 위해 20년 넘게 달려온 차상혁이 순수하게 그럴리가 없다. 그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오기태를 위험에 빠트린다.

소설은 오기태의 뇌사판정위원회가 이루어지는 과정, 뇌사판정위원회 위원 6명의 입장과 시각에서 생생하게 쓰여있다.
얽히고 섥힌 이야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가 검은색 책 속에 펼쳐진다. 특히 사람의 심리, 위기 속 논리와 협박, 쫄깃쫄깃한 심경변화 등이 묘사되어 있어 흡인력 있게 읽었다. 한번 잡으면 중간에 끊기 어려울 정도다.

🥊반칙은 반칙으로, 불법은 불법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딱 한번 반칙과 불법에 발을 디디면 딱 그만큼 윤리의 저울추도 기울게 된다. 딱 한 번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어둠의 흙탕물에 흠뻑 젖고 말 것이다. 184p

뇌사상태에 빠진 오기태를 둘러싼 여러 인물과 포지션을 보며 나는 어떤 인물에 가까운지, 우리 사회는 얼마나 정의롭지 못한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지가 줄어드는데 시원한 결론이 나지않아 애가 탔다. 아니나 다를까. 씁쓸한 현실에 마음 한 켠이 뻐근하다.

이야기의 끝이야 차치하고, 태움의 주동자로 지목된 어쩜 시스템상의 피해자 이하얀 간호사에게 마음이 갔다.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마음이 느껴졌고, 그런 이하얀의 노고를 인정하고 세워주는 오기태에게서 멋진 선배의 모습, 참된 어른을 만났다.

📟 하얀의 진심 어린 반성과 성찰, 지난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 십자가처럼 박혀 있었다. 199p

결국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제 자리를 지켜낸 이하얀 간호사도 멋지다. 소설 속 그녀의 마지막은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살려내는 일'을 했던 그녀의 열심이 분명 여러 환자들에게 가닿았을 것이다.

차상혁이 오기태 부원장의 서류에서 발견한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란 시는 먹먹함을 안겨주었다.
신체의 모든 조직을 새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용하게 해주시고, 내 영혼을 하나님께 돌려보내 달라니. 드라마나 소설 속 이렇게 온기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을텐데.

드라마같은 소설을 읽으며 사회에서 내 위치와 역할을 가늠해본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유용한 사람이 되고 싶다. 쓸모있는 사람으로서 사회에서의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야겠다. 열정과 마인드로 사람을 살리는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도서출판 선비와맑음 @clear_seonbi 에서 보내주신 책을 감사히 읽고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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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푸른사상 소설선 72
이수현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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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영롱한 보랏빛 옷을 입은 <비늘>을 한참 들여다 봤다. '비늘은 상처가 아닌 살아낸 흔적'이라고 쓴 저자의 필체를 보며 궁금함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배드 파더스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변호사인 주인공이 의뢰인들의 양육비를 받도록 지원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각각의 사연 속에 아이들은 하나같이 아팠다. 신체적 상처, 정서적 학대 등 건강하지 못한 어른과 상황 아래 고통받고 신음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이혼전문 그 중에서도 양육비 전문 변호사의 일과를 엿보며 최근 읽은 <두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 왕미양 변호사의 마음이 생각났다. 이 소설 속 변호사 강도희도 양육비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게 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는 기본적인 조건임을 강조한다.

특히 가정폭력과 학대 속에 자란 딸은 아버지 같은 사람을 공정한 법의 잣대로 처리하고, 엄마와 아이들을 억울하게 살지 않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인면어를 만나 접촉한 이후 의뢰인을 바라보며 눈부처를 통해 상대의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여러 사건을 준비할 때 도움을 받는다.

🤵‍♂️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명우의 눈동자엔 여전히 그 시절의 아픔이 고여 있었다. 71p

변호사 도희는 아픔이 있던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가정폭력의 주범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며, 죽음까지 목격하는데 그 일련의 과정 속에 상처와 같던 자기 안의 비늘이 벗겨지는 것을 느낀다.

💧톡. 톡. 창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밖을 바라보았다. 빗물이 창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삶과 같았다. 때로는 더렵혀지고, 때로는 끊임없이 떨어져 내리는 듯 보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흘러가며 길을 만들어간다. 가끔은 빗물에 묻혀 그 변화가 느리고, 보이지 않을 만큼 미묘하게 달라졌더라도, 결국엔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133p

사건 속 크고작은 사정과 반전, 사람의 진심이 묻어있는 음성, 아버지가 물려준 강한 집착 같은 것이 도희를 둘러싸고 극적으로 변화할 땐 숨죽여 읽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타인의 과거를 눈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도희에겐 특별한 게 아니라 '내 안의 상처를 끌어안고도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강인한 마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그건 생의 치유였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 사회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 비늘같은 상처를 벗겨내고 회복하는 과정, 내면의 단단함 등 삶을 이어갈 자양분을 얻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들이 이 보랏빛 책 한 권에 담겨있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수현 @dltngus1515 작가님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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