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가 좋다. 또 한번 '힘있는 문학'을 만났다. 아픔을 지니고 있는 11명의 작가들이 글로 삶을 풀어냈다. 고질적인 아픔이 고질라처럼 덮쳐와도 헤엄치며 살아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아이에게 쇼크가 올까봐 전전긍긍하며 새벽에 자는 아이를 깨워 옥수수전분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을 감히 상상할 수 있나. 오죽하면 지구가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희귀 난치병 아이를 키우며 내일이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산다는 어느 엄마의 무덤덤한 문장에 눈물이 흐른다. 아이와의 일상적인 대화에 웃음이 번지고 삶은 이어진다. 아이와 엄마가 무탈한 하루 보내기를 바란다.우울증이란 긴 터널을 지나온 이도, 조울증으로 입원치료까지 진행한 후 지금은 약 조절이 가능해진 이의 면면도 살펴보았다. 아픈 이를 병간호하는 가족의 마음은 어떻고. 딸이 엄마를 간호하며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이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마음이 강박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감정과 직면하게 된 딸. 너무 아파 읽는 이도 같이 주저 앉아 울게 된다. 추모하며 다시 생을 이어가는 발걸음을 격려하고 싶다. 이 책은 11명 저자 각각의 아픔에 따른 고질병을 각 챕터마다 정리해두었다. 우울증을 다룬 이야기에서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 아닌 우울증이라는 질병에서 오는 최악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승리라 여기는 세상을 꿈꾼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세상보다 좋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 여기는 문화를 꿈꾼다. 대단한 일을 한 사람만 인정받는 세상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두가 존중 받는 세상을 꿈꾼다. 258p '서로를 세상이라 여길 때 근사한 세상이 열릴 것을 믿는다'는 김민 작가님의 문장에 공명한다.고질라와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준 11명의 저자에게 감사하다. 지은이들의 삶이 공감되고 위로가 되었다. 한동안 아파했고 무기력해져 있던 내게도 다시 일어설 마음의 힘을 선물해주었다. 위 서평은 <고질라와 헤엄치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 이곳 @book_n_design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