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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드디어 2부. 키메라와 함께한 제주에서 홀랑 읽었는데요. 역시나 재밌습니다. 무엇보다 인류에게 경고하는 자연의 메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하는 존재로서 헤쳐나가야 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모습이 현 상황에 처한 내 자신같이 느껴졌어요.🥹
지상에서의 새로운 거처는 에어리얼, 디거, 노틱이 각각의 마을을 이루며 퀴퀴파 공동체로 살아갑니다.
이들은 경쟁하고 자신의 종이 우월하다고 상대를 헐뜯어요. 우리가 미디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소설속 세계에서도 펼쳐집니다. 동시에 알리스는 나이들고 오래된 존재로서 여겨집니다. 그걸 오펠리가 깨닫게 해주죠.
알리스는 인간이예요. 공동체가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교육시키고, 긍정적인 것을 우위에 두고, 스포츠로 건전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믿는 존재였죠.
어쩌면 신인류에겐 다른 방법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어요.
🗡 내 잘못이야. 난 전쟁을 일으키는 공격성의 유전자도 종족 차별의 유전자도 분리하지 못했어. 마치 내가 인간종에 내재하는 파괴적 프로그래밍을 혼종들의 세포핵에 남긴 것 같아. 61p
위태롭게 공존하던 세 진영은 전쟁 후 각각 살길을 찾고, 알리스와 오펠리는 에어리얼과 함께 떠납니다.
에어리얼의 왕 헤르메스가 알리스를 새 땅으로 옮기는데 하늘에서 종족과 신화, 창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알리스는 이때 놀라는데요. 어머니가 새롭게 생각해 낸 건 하나도 없다는 헤르메스의 직언에 알리스처럼 저도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인간 역시 유한한 존재니까요.
🦅 <키메라>라는 말은 실현할 수 없는 것, 유토피아, 무모한 꿈, 환상과도 동의어가 됐어. 77p
옛 친구(장관)와 대통령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고산지역에서 알리스가 에어리얼을 받아들여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은 긴박하면서도 흥분됩니다. 살면서 공포의 길과 사랑의 길이라는 두 갈래 길에 놓일 때 후자를 선택해야 세상은 더 나아진다고 담대하게 말하는 알리스의 모습은 정말 멋져요. 마치 인문학 강의를 듣듯 전 알리스에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슬기로운 알리스는 인류와 에어리얼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종족이었어요. 자녀와도 같은 디거와 노틱은 여전히 서로 전쟁하고, 특히 호모 사피엔스를 아래로 보며 그들을 죽이기까지 했어요.
지상이 더러워진다고 생각한 알리스는 책임감을 가지고 수차례 회담을 개최합니다. 셋의 공통분모인 인간성에 호소하며 중재합니다.
🦇🦡🐬 하지만 쉽지 않을 거야. 세 혼종의 에너지를 누그러뜨리고 화합 시키는 것은 그들이 상호 보완적이면서 모순적이기에 그만큼 더 어려워. 그래서 불안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160p
평화회담은 최악을 면하지만 여전히 위태롭고, 알리스는 동거인 뱅자맹의 조언으로 불에 근거한 새 혼종 악셀을 만들어요. 악셀은 '평화를 가져오는 자'라는 뜻이고, 책에서 악셀과 자샤리(오펠리의 아들)는 희망의 다음 세대를 상징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알리스는 노인이 됩니다. 할머니가 된 그녀가 디거와 노틱을 보러 간 순간, 독자들도 충격에 빠지죠.
세상에.🫢 동물원에 가면 울타리가 있잖아요.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바리게이트를 치는 건데요. 놀랍게도 그 안에 맹수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들이 살고 있어요. 술취하고 약을 해서 먹을 것을 주고 울타리 안에 살게 해야 한데요.
더 경악할만한 일은 노틱의 영역 안에 있는 인간이었어요. 그들은 밀랍인형 전시처럼 아예 박물관 유리공간 안에 있어요.😮 그걸 어린 노틱들이 관람해요. 사피엔스처럼 살면 망한다고. 멸종위기에 처한 암수를 보존해 전시한 거죠. 이 공간에 알리스도 집어넣어 버립니다.
🔥 이 모든 일들은 지구의 역사에서 사소한 우여곡절에 불과해요. 결국 생명은 길을 찾을 거예요. 인류의 정신은 물질적 상태를 넘어서서, 어떤 종족에 깃들어 있든 살아남을 거예요. 사피엔스든, 노틱이든, 디거든, 에어리얼이든, 아홀로틀이든. 317p
알리스와 악셀의 대화 중 결국 생명은 길을 찾을 거라는 문장이 가슴을 울립니다. 인류에 대한 경고메시지 뿐 아니라 통찰력, 흡인력있는 전개와 무구한 상상력, 다방면에 있어 놀라운 소설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읽어보시겠어요.😙
멋진 책 보내주신 열린책들 @openbooks21 출판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