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전미경 지음 / 카시오페아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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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엄마의 자존감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부터 시작해요. 먼저 현 상황을 점검하고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거죠. QR코드가 있어 쉽게 체크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요. 자가 진단 결과 71점이 나왔어요. 총 네 개의 그룹 중 두번 째인 65~84점: 성장하는 자존감에 속해요. 나를 지키는 경계선은 17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왔지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힘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13점이 나왔습니다.

엄마가 되는 건 마치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것과 같고, 거울 속 낯선 얼굴을 마주할 때의 당혹스러움은 누구에게나 있을텐데요. 이 책은 초반에 그 내용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갑니다.

🪞 거울 속 낯선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바로 이 자기 재발견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날 밤 거울 속 제 자신을 보며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나 자체가 아니라, 나를 직접 정의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사실을요. 27p

어떤 문장은 읽기만 해도 내 마음이 쓰여있는 양 위로와 공감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 책은 서두에 '엄마인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어. 그동안 힘들었지?'라며 토닥이고 등을 쓸어줍니다. '이제 엄마니까'라는 꼬리표에 새로운 정체성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제한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말이었음을 깨닫고 격하게 공감했어요.

'엄마라는 한 가지 역할에만 잠식된 삶'에서 역할 포식을 통해 나를 위한 시간이 점점 사라져버리는 슬픈 현실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한 일상일거예요.
특히 영아기에는 온전히 새 생명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기인데 이 때 아기와 단둘이 있으면서 책에서 말하는 '의미 있는 타인'에 대한 고민을 저도 했었어요. 아기는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데 성인 간의 풍성한 정서적 교류를 기대할 순 없으니까요. 어린 생명과 내 몸조리를 하던 그 3개월이 3년같이 느껴지던 시기였어요.

👩‍🍼 엄마라는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삶의 의미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역할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지만, 진정한 의미는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보여 줍니다. 만약 역할에만 몰두한다면 언젠가 그 역할이 약해질 때, 예를 들어 아이가 성장하여 점점 독립할 때와 같은 순간, 자신의 존재 의미마저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186p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과 공간은 필수적이며, 나만의 공간을 소유하는 것은 자기 권위를 되찾는 일이라는 문장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언젠가 TV 예능에서 남편과 자식들로부터 벗어나 화장실에 자신만의 공간을 꾸며놓고 쉼이 필요할 때마다 들어가서 잠깐씩 회복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나는데요. 이처럼 나만의 공간은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가족구성원 각자의 필요만큼 나의 필요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 아이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본보기가 되었을 때 비로소 두 사람의 독립된 우주가 진정으로 만나게 되는 출발점이 마련된 것입니다. 341p

엄마로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비롯한 내면의 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각 챕터마다 엄마의 자존감을 되찾는 연습 워크시트가 있어 곰곰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 및 삶에 적용하기에 좋습니다.

뭐랄까. 책 한 권 읽었는데 뭔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한 엄마가 된 기분이예요. 수많은 사례들에서 보았듯 나의 여러 면모를 돌이켜보고 조금씩 해결해나갈 실마리를 찾았다고 할까요.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읽어도 잔잔한 위로와 공감,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위 서평은 <엄마의 자존감> 독서모임 지원 이벤트에 선정되어 카시오페아 @cassiopeia_book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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