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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엔딩
인영 지음 / 마음연결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학창시절 유리병에 담긴 작은 별들과 종이학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형형색색의 종이들이 가득 담긴 별과 학을 병째 쭉 세워놓고 예뻐서 한번씩 들여다봤던 기억도 있다.
<우연한 엔딩> 속 유나, 소정, 지영이를 통해 나의 학창시절을 다시 돌려받은 기분마저 들었다.🎁
우연히 북극성이 보이는 때를 사는거라고 이야기 하는 소정이. 거리를 두고 싶은 아이였는데 점점 반짝이는 그 애한테 끌리는 유나. 둘은 친구가 되고 지영이까지 셋이서 얽히고 섥힌 여자아이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드러난다. 그래, 맞아. 그랬지.
친구가 전부인 시절, 웃고 떠들고 오해하고 상처주고 상처받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시기.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그 시기에 서 있는 유나와 지영이, 소정이를 응원하게 된다.
관계와 성장 속에서 아파할 때 책 속 유나의 어머니가 따뜻하고 지혜롭게 딸에게 이야기해주는데,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을 때 나 역시 그렇게 대해주고 싶다고 마음 먹는다.
비정상적인 사람은 없다고. 때로는 시간이 약일 때가 있고, 갑작스레 떠난 친구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거라고 이야기해주는 어른.
형편이 여의치 않지만 화목한 유나네 가정에 아빠가 다치고 위기가 찾아오는데.. 한 순간 엄마와 오해가 쌓이고 '엄마한테 난 어떤 존재일까'라고 썼던 일기장에 '전부'라는 두 글자가 적히는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 느껴졌다.
늘 어른아이처럼 동생을 챙기고 착한아이로 자라기를 듣고 자랐던 내 모습이 유나같아서 등을 쓸어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한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니라 텅 빈 자리를 끝없이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124p
말도 없이 떠난 별을 닮은 친구, 소정이.
그리움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유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이야기의 핵심이 적혀 있는 소중한 일기장. 누구든 학창시절 일기장 한 두권 안써본 소녀들이 있을까.
점을 찍듯 글을 쓰다 보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학생 때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 낯간지러워 버린 지난날이 떠오른다. 풋풋하면서도 미성숙한 날것의 여린 청춘이 담겨있던 시간.
👭👭지영이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멍하니 웃었다. 그때의 해인이, 그때의 소정이, 그때의 우리. 모두 변해간다는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서운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붙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165p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소울과 함께 한 고등학교 다녔던 3년이 가장 행복했는데 그때부터 시간이 빨리 간다 느꼈었다.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도 20년이 넘었다.
이 책을 읽어서일까. 오늘 저녁, 소울이 결혼한다고 청첩장 준다고 만나자는데 옛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어서 가서 옛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자란 가지처럼 쭉쭉 뻗어나가던 우리의 이야기를.
위 서평은 <우연한 엔딩> 서평단에 선정되어 마음연결 @nousandmind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소중한 학창시절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