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한 만남
이유신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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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권의 독서가 남긴 관계에 대한 기록, <안녕한 만남> 이유신 작가님의 독서 에세이다.
실은 이 책이 독서 에세이인줄 모르고 신청한 후 책장을 넘겼다. 조용히 안아준 책친구를 잔잔한 목소리로 독자에게 소개해주는 느낌이랄까. 작가님이 소개해 준 책 친구들을 한 명씩 다시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 우린 누군가와의 연결 속에서 덜 아플 수 있다. 그리고 상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다정함을 나누는 순간, 사랑이 더 단단해진다. 32p

'기억의 왜곡 속으로'를 읽으며 내가 남긴 언행이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머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때로는 관계에서 갈등이 누군가의 잘못된 말과 행동이 아닌, 나의 잘못된 해석에서 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인식하게 되었다.
경계하는 피해의식과 지레 짐작하고 해석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오해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실천하고 있는 현장과 관계 속에서 항상 긴장해야 하는 부분이다. 올해 내 언행을 살피고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세상엔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만 있지 않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건네고, 누군가는 눈물의 이유를 물으며 곁을 지킨다.' 103p
사랑을 말하는 방식이 다를 뿐인 걸 이해한다.

작가님이 겪은 아픔을 감히 헤아려본다. 침잠하는 시간 속에서 책이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천 권의 독서가 가져온 내면의 단단함과 관계에 대한 성찰은 독자에게 작은 거울을 내민다. 책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다. '때로는 약이나 치료보다 더 힘이 되는 건 한 사람의 진심'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문장에 깊이 공감한다.
'하루를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온기에서 시작한다.' 207p
진심을 다해, 마음에 온기를 품고 사람을 대한다. 나와 동료들에게 사람은 그런 의미다. 우리가 주로 만나는 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관계를 맺고 만남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덧 장애는 사라진다. 아니,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한 사람으로 본다. 장애는 눈앞에 보이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일 뿐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의 가치를 빛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제 힘들었던 일에 머무르기보다 오늘을 온전히 살아내는 용기를 내본다.
이 책이 지쳐 쓰러져 있는 내게 일어설 힘과 지지가 되었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유신 @shini_rang 작가님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통한 성찰과 위로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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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해도 좋은 - 빛으로 헤아린 하루의 풍경
유재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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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가 참 예뻐요. 영롱한 빛깔을 품고 있고 햇빛이 비춰지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선물처럼 보여주거든요.🥹

이 책을 지은 유재은 작가님은 '문장의 향기를 헤아리며 '읽고 쓰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여러가지 빛깔들을 정의하고 글로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저자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일상의 권태로부터 나를 지켜낼 보호색이 필요한 날. 볕뉘(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 같은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내게 힘을 준 거예요. 14p

저는 쓸모있는 인간을 지향하는데요. <무용해도 좋은>이라는 이 반대되는 의미의 책이 궁금하더라고요. 아마 부단히 애쓰며 살아온 인생, 지쳐있는 요즘의 저에게 작은 햇빛이 비춰지는 시간이라고 느껴져서인 것 같아요. 그늘에 앉아 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림자 사이, 볕뉘 같은 순간 말이예요.🍃

'걷다 보면 길이 된다'라는 챕터에서 책을 읽을 때 '이미 알고 있던 마음이 글로 형상화된 것을 보는 건 커다란 힘'이 된다는 문장이 제 마음과 꼭 맞는 적확한 표현이라 감동이 일었고요. 상황에 따라 책을 고르고 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찌는 듯한 열대야가 이어지는 날이면 더위를 잊게 해 줄 만큼 몰입하게 하는 소설이 친구가 되었고, 뾰족한 마음을 동그랗게 빚고 싶을 때는 시가 벗이 되었으며, 지치고 힘든 날이면 첫 문장부터 나를 안아주는 작가의 에세이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48p

'조금 빠르거나 다만 늦게 이루어질 뿐, 걷다 보면 길이 된다'는 문장에서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 '꾸준함'이란 가치를 발견해서 네잎클로버를 찾은 것처럼 행복했답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해 제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장군이의 "어른이란 딸기 타르트 3개를 살 수 있는 것"이란 정의도 재밌었고요. 딸들에게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마음도 느껴져 미소짓게 되더라고요.

🌏 아픔이 많은 세상이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귀도를 닮은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을 건네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의 두 딸에게도 '아무리 처한 현실이 힘들어도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러한 상상이 길 잃은 나의 시간에서 빛이 됩니다. 179p

이 책은 인생은 아름답다고 제게도 말해주고 있어요. 열심히 산다고 애썼는데 진심이 오해가 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서러움 되어 날이 서있는 제 모습을 책이 비춰주었습니다. 내 마음에도 햇볕 좀 쬐어주어야 겠어요. 무용해도 좋다고, 애썼다고, 날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책에서 위로를 받고 싶은 오늘입니다.

언젠가 유재은 작가님이 '책방 헤아림'을 열게 되면 햇빛 받으며 책을 읽거나 책방지기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 따뜻한 공간에서 책과 문장에 스며드는 시간이 곧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위 서평은 '빛으로 헤아린 하루의 풍경' <무용해도 좋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과나무 @booknamu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볕뉘같은 시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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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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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 책을 읽으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키워드는 '다정함'이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다정함이 스미는 공간을 애정하고, 다정함이 묻어나는 관계를 지향한다.

<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이라니.🍎 오늘 사온 홍로사과처럼 다정함을 한가득 기대하며 페이지를 넘긴다.

책을 읽으며 필사하고 싶은 문장을 많이 만났다. 특히 '한 사람만 내 편이어도 살아갈 용기가 난다'를 읽는데 소울메이트가 생각났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이'를 읽는데 수고하며 함께 실천하고 있는 동료들이 떠올랐다. 가만히 마음을 담아 짧은 메시지와 함께 전송한다. 다정함과 온기가 잠깐이라도 스며들길 바라며.

🔑 올해가 가기 전에 주고 싶은 것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정신, 성숙하고 아름다운 내면, 목표를 이루고 마는 집념, 인생을 뒷받침해 줄 체력, 감사함을 발견하는 여유, 타인을 향한 너그러운 시선, 좋은 사람들과의 추억, 매 순간 웃음으로 가득한 나날

올해는 나에게 꼭 해 주고 싶은 것들을 잊지 않고 떠올리며 나를 소중히 대하는 시간으로 채워 가기를. 34p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가 목표라는 저자의 바램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덕분에 나도 스스로에게 좀 더 자상하고 다정해 보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아껴주고 후회 없이 사랑해야지 마음먹는다.

위 서평은 <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서평단에 선정되어 부크럼 @bookrum.official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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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와 헤엄치다 - 운명에 지지 않고 살아내는 힘
신지은 외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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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가 좋다. 또 한번 '힘있는 문학'을 만났다.
아픔을 지니고 있는 11명의 작가들이 글로 삶을 풀어냈다. 고질적인 아픔이 고질라처럼 덮쳐와도 헤엄치며 살아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이에게 쇼크가 올까봐 전전긍긍하며 새벽에 자는 아이를 깨워 옥수수전분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을 감히 상상할 수 있나. 오죽하면 지구가 터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희귀 난치병 아이를 키우며 내일이 안 올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산다는 어느 엄마의 무덤덤한 문장에 눈물이 흐른다. 아이와의 일상적인 대화에 웃음이 번지고 삶은 이어진다. 아이와 엄마가 무탈한 하루 보내기를 바란다.
우울증이란 긴 터널을 지나온 이도, 조울증으로 입원치료까지 진행한 후 지금은 약 조절이 가능해진 이의 면면도 살펴보았다.
아픈 이를 병간호하는 가족의 마음은 어떻고. 딸이 엄마를 간호하며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이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마음이 강박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감정과 직면하게 된 딸. 너무 아파 읽는 이도 같이 주저 앉아 울게 된다. 추모하며 다시 생을 이어가는 발걸음을 격려하고 싶다.

이 책은 11명 저자 각각의 아픔에 따른 고질병을 각 챕터마다 정리해두었다. 우울증을 다룬 이야기에서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 아닌 우울증이라는 질병에서 오는 최악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승리라 여기는 세상을 꿈꾼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세상보다 좋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 여기는 문화를 꿈꾼다. 대단한 일을 한 사람만 인정받는 세상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두가 존중 받는 세상을 꿈꾼다. 258p

'서로를 세상이라 여길 때 근사한 세상이 열릴 것을 믿는다'는 김민 작가님의 문장에 공명한다.
고질라와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준 11명의 저자에게 감사하다. 지은이들의 삶이 공감되고 위로가 되었다. 한동안 아파했고 무기력해져 있던 내게도 다시 일어설 마음의 힘을 선물해주었다.

위 서평은 <고질라와 헤엄치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 이곳 @book_n_design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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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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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미술관에 간 심리학>🖼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치료를 더 공부한 저자가 지은 책이다.

🎨 미술치료는 일반 상담과 달리 치료사와 내담자 사이에 '미술'이라는 징검다리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이 만드는 작용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명성을 지닌다. 중요한 건 그들이 창조한 이미지가 언어와는 다르 의미를 전달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8p

서문에서 일반인에게 대중적이지 않은 미술치료를 이야기한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곳은 장애인복지 현장이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심리나 치료영역 또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화가들의 명작이나 성장환경, 보통 사람들의 그림과 설명까지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다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목차를 보고 관심있는 부분이나 흥미로운 챕터만 꺼내 읽어도 유용할 것이다.

🪢내면의 고통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창조하고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더 깊이 고통받을수록 작품은 더욱 강렬하게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28p

스위스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의 자화상'을 한참 들여다봤다. 죽음을 늘 묵상했던 그의 삶을 읽다 그의 아픔이 상상을 초월해 힘에 겨웠다. 그가 예술작품으로 죽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빨강의 화가 앙리 마티스, 파랑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 노랑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로 색깔별로 구분해서 설명해놓은 챕터는 매우 흥미로웠다.
고흐의 그림을 참 좋아하는데 지면으로 만나는 그의 작품들은 여러번 보아도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그의 생애는 아프고 괴로웠지만 그가 남긴 색채의 향연을 후대가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개인적으로는 몽글몽글한 느낌의 파스텔톤도 좋지만 유화느낌의 붓터치가 살아있는 강렬한 채색이 담긴 그림을 선호한다. 책을 읽으며 내면의 감정과 기분에 대해서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믹스커피 @mixcoffee_ono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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