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해도 좋은 - 빛으로 헤아린 하루의 풍경
유재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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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가 참 예뻐요. 영롱한 빛깔을 품고 있고 햇빛이 비춰지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선물처럼 보여주거든요.🥹

이 책을 지은 유재은 작가님은 '문장의 향기를 헤아리며 '읽고 쓰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여러가지 빛깔들을 정의하고 글로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저자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일상의 권태로부터 나를 지켜낼 보호색이 필요한 날. 볕뉘(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 같은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내게 힘을 준 거예요. 14p

저는 쓸모있는 인간을 지향하는데요. <무용해도 좋은>이라는 이 반대되는 의미의 책이 궁금하더라고요. 아마 부단히 애쓰며 살아온 인생, 지쳐있는 요즘의 저에게 작은 햇빛이 비춰지는 시간이라고 느껴져서인 것 같아요. 그늘에 앉아 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림자 사이, 볕뉘 같은 순간 말이예요.🍃

'걷다 보면 길이 된다'라는 챕터에서 책을 읽을 때 '이미 알고 있던 마음이 글로 형상화된 것을 보는 건 커다란 힘'이 된다는 문장이 제 마음과 꼭 맞는 적확한 표현이라 감동이 일었고요. 상황에 따라 책을 고르고 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찌는 듯한 열대야가 이어지는 날이면 더위를 잊게 해 줄 만큼 몰입하게 하는 소설이 친구가 되었고, 뾰족한 마음을 동그랗게 빚고 싶을 때는 시가 벗이 되었으며, 지치고 힘든 날이면 첫 문장부터 나를 안아주는 작가의 에세이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48p

'조금 빠르거나 다만 늦게 이루어질 뿐, 걷다 보면 길이 된다'는 문장에서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 '꾸준함'이란 가치를 발견해서 네잎클로버를 찾은 것처럼 행복했답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해 제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장군이의 "어른이란 딸기 타르트 3개를 살 수 있는 것"이란 정의도 재밌었고요. 딸들에게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마음도 느껴져 미소짓게 되더라고요.

🌏 아픔이 많은 세상이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귀도를 닮은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을 건네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의 두 딸에게도 '아무리 처한 현실이 힘들어도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러한 상상이 길 잃은 나의 시간에서 빛이 됩니다. 179p

이 책은 인생은 아름답다고 제게도 말해주고 있어요. 열심히 산다고 애썼는데 진심이 오해가 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서러움 되어 날이 서있는 제 모습을 책이 비춰주었습니다. 내 마음에도 햇볕 좀 쬐어주어야 겠어요. 무용해도 좋다고, 애썼다고, 날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책에서 위로를 받고 싶은 오늘입니다.

언젠가 유재은 작가님이 '책방 헤아림'을 열게 되면 햇빛 받으며 책을 읽거나 책방지기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그 따뜻한 공간에서 책과 문장에 스며드는 시간이 곧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위 서평은 '빛으로 헤아린 하루의 풍경' <무용해도 좋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과나무 @booknamu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볕뉘같은 시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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