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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삼키는 교실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20
신정민 지음, 김소영 그림 / 바우솔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제재나 강요, 억압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는 세상이 이 책에서는
우리와 친근한 먹거리들의 이야기로 기발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담겨져 있어요.

2학년 수선화반 친구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주말 숙제를 부여 받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으로 동화를 한 편씩 서오라는 숙제에 아이들은 다 어리둥절합니다.
자신들이 동화를 쓴다니 아이들은 그 숙제가 너무 버겁다고 생각하고 고민에 빠져듭니다.
우리가 쓴 동화로 선생님은 연극을 만드신다니 아이들은 제각각 열심히 동화를 주말동안 써 가지고 오게 됩니다.

제일 먼저 발표하게 된 사람은 두부를 싫어하는 샘이입니다.
샘이는 두부를 칼로 자르려는 엄마의 손에서 빠져나와서 요리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두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내었습니다.
두부는 엄마에게 안 잡히려고 기회만 보이면 탈출을 시도하지만 두부가 물을 줄줄 흘리고 도망가는 바람에
그 흔적으로 인해 잡히고 맙니다.
전화가 와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는 두부이지만 결국 전화를 받고 돌아오는 엄마의 발에 뭉개져 버립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수빈이는 눈물 만두 이야기를 발표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할머니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해서 항상 미안하고 속상했습니다.
그리 힘들게 키운 자식들은 모두 장성하여 모두 할머니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아서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든 할머니와 자식들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자식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날이 왔습니다.
할머니는 귀한 음식을 배불리 먹고 살아가는 자식들에게 자신이 음식을 해주는 것이
부질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곧 생각을 고쳐 먹고 자식들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두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나라에서 받은 밀가루가 많아서 할머니는 만두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할머니는 그 많은 반죽의 만두를 빚기 시작했습니다.
만두 하나하나에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이 쏙~
자식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눈물이 쏙~ 스며들어 갔습니다.
그리 탄생한 눈물 만두는 어느새 거대한 양이 되고
자식들이 다 먹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모두 모인 자식들은 할머니의 눈물 만두를 먹으며 가슴이 저릿하고 코끝이 찌릿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최고의 맛을 내는 할머니의 만두를 먹으면 먹을 수록 자식들의 가슴에서는 무엇인가 따듯한 감정이 피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할머니의 사랑과 미안함이 눈물 만두로 응축되어서 그 만두를 먹는 자식들의 가슴이 온전히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담겨져 있습니다.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도 강요도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상상의 세상을 마음껏 펼친 것입니다.
아이들의 음식 이야기가 수선화반 친구들 모두에게 따뜻함과 사랑을 함께 전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