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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하고 싶은 날 ㅣ 동화향기 13
강심원 지음, 이선주 그림 / 좋은꿈 / 2021년 12월
평점 :

아이가 여유시간만 있을때 종종 하는 말은 뭐든지 내 맘대로 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합니다.
아이를 돌보는 부모님들도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아이들도 못지않게 학교와 학원을 다니면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오게 됩니다.
아이를 위한 따뜻한 말한마디 건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동이 있고 읽을수록 재미있는 동화책 한권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책의 제목처럼 [내 맘대로 하고 싶은 날] 은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따뜻한 동화 9편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한편씩 읽으면서 다른 동화책과 다른 감동이 전해왔습니다. 억지로 이야기를 만든 것이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들을 보여줍니다.

9편의 동화이야기에는 다양한 소재가 있습니다.
<할머니의 착한 견학>을 통해서 아이가 할머니의 견학에 대해서 새롭게 해석하는 재미도 발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꾸만 없어지는 할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신경이 쓰입니다. 할머니는 왜 자꾸 없어질까 라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할머니가 나이가 들어서 동심으로 돌아간것 같다고 처음에는 말했지만 나중에는 안좋게 얘기하면 마음이 쓰였다고 합니다.

무당새를 보살피기 위해서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이 이뻐보입니다.
동심으로 돌아간 할머니의 순수한 마음을 읽어보면서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할머니가 무당새를 지키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라고 안도합니다.
그리고 무당새를 노리는 들고양이의 모습은 할머니가 지키고 있는데도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아 보여서 재미있는 장면으로 느껴집니다.
전체적인 동화이야기속의 캐릭터의 성격과 모습이 인간적이라서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거미에 대한 편견
책에서도 그렇듯 거미를 보게 되면 반사적으로 소리를 지릅니다. 동화책속에 나오는 거미는 사람들과 공존하기를 원하는 마음 따뜻한 거미들입니다. 거미는 사는 위치에 따라서 종류가 다르지만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거미들입니다.
동화책속 주인공인 똥배는 너무 낮은 곳도 아닌 높은 곳도 아닌 적당한곳에서 거미줄을 치며 먹잇감을 먹는 여유로운 거미입니다. 배가 나와서 똥배거미라고 불립니다.
똥배거미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걸 바라보며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걱정이 생겼습니다. 학교 울타리 화단에 야생화를 심는 선생님 때문에 애써 지은 거미줄을 자꾸 망가트려서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똥배가 어떻게 선생님과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반전이 있는 내용이라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책의 표지 제목처럼 내 맘대로 하고 싶어하는 선우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항상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아무것도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선우입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싶은것은 많지만 언제나 결정은 엄마 아빠가 해야하므로 자신의 편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우친구인 명수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부모님에 대한 미움이 커져만 갑니다.
선우는 자신의 존재가 집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고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맙니다.
어른들은 살면서 명예와 신용 그리고 보여지는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놓치는 것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아이가 원하는 것이 부모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 시기에 꼭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존중해주는 양육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진 동화책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서로 이야기 해보기 좋은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