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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발가락 사이로
이광이 지음 / 삐삐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을 내려갈 때 본 것처럼, 무애를 지나면서 냄새는 향기로 바뀌고, 스님은 스승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꿉꿉한 여름날, 그 쉰밥 같은 도법 스님의 향기가 그립다. (-46-)
뒷간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기 전까지 우리 먹을거리를 키우는 거름이 만들어지던 공간이었습니다. 쌀을 비롯한 온갖 채소들은 똥오줌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땅으로, 쌀로 되돌리지 못하는 수세식 화장실은 겉은 깨끗해 보이지만 우리의 식수원인 강물을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50-)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서 유품을 정리하다 편지를 한 장을 발견한다. 생전에 빚진 6,000만원을 갚아 달라는 내용이다. 자식 넷은 황당하다. 이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갑론을박이 벌어진다.(-101-)
전장에 나가 싸우는 코끼리가
화살을 맞아도 참는 것처럼
나도 세상의 헐뜯음을 참으며
항상 정성으로 남을 구하리라. (-149-)
중요한 것은 변질이다. 자로를 택했을 때, 그 단숨의 실천과 매듭 적분에 의는 영원히 살아 있다. 그러나 공자의 길을 갈 떄 보통 사람은 변하고 만다. 공자는 참고 물러나 임금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할 터이지만, 보통 사람은 그 초발심의 나사가 서서히 풀리면서 영합하기 쉽다. 초심을 잃어버리느냐,일관하느냐가 핵심이다. (-167-)
책 『행복은 발가락 사이로』에서 본질과 핵심, 지혜를 취하였다.이 세 가지를 얻기 위해서, 내 안에 숨어 있는 착각과 선입견, 편견을 꺼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철저하게 뭉개야 한다.대부분의 인간이 자신이 피해자라는 자가당착에 빠질 때가 있다.어떤 상황에 내몰린다 하더라도, 자신은 항상 억울하고, 피해자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그런 착각은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지만, 본질을 취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매번 민폐가 될 수 있다.
『논어』 와 『법구경』을 즐기는 작가 이광이는 산문집 전체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는 깨달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겸손하되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었다. 삶은 결국 함께 살아가며, 서로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인간은 흙에서 잉태하여,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고유의 순환에 맡겨진다. 인간이 먹고,마시고, 맛을 즐기는 그 모든 생명들은 똥과 오줌에서,만들어지고,그것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이런 패턴은 자본주의 사회 이전까지 이어져 온 우리인류의 생존 스킬이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 패턴을 파괴하고 만다.
외형은 깨끗하지만,내부는 매우 더럽다. 겉은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록, 오염되었고, 지저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이 책은 불교적 교리에 따라서, 지혜와 깨달음을 제공하고 있다. 의를 쫒지 않고, 예를 갖추며 살아가는 것, 세상의 더러움과 세상의 헐뜯음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성이다. 어떤 고난과 고통과 아픔이 내 앞에 나타나다 하더라도,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으로 대한다면,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있고, 타인을 이롭게 하며,나를 이롭게 할 것이다.이 책에 소개되고 잇는 법구경의 구절 하나는 나를 부끄럽게 햇다.그리고 나의 지인이 이 법구경을 실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나의 어리석음과 마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