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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
김민정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9월
평점 :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현실의 것이 아니다. 텔레비전이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는 대중의 기호와 욕망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드라마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되 현실에는 없는, 그래서 대중들이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 그러니까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드라마는 판타지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환상성이 현실에는 없는 '결핍'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은 아직 우리에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환상은 지금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즉 환상은 우리 안의 결핍이다. (p114)
새삼스러웠다. 그라마에 빠져 있었던 적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나 스스로 드라마의 덫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드라마 한 편이 종영되면, 다음 편이 궁금해서 다시 보고 그랬던 기억들이 이제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말았다. 최근 5년동안 봤던 드라마 라고는 미생과 7급 공무원, 하트 투 하트 이정도였으며, 이젠 드라마가 나오면 보지 않고 예능프로그램 ,시사 프로그램으로 돌리게 된다. 이런 변화는 공교롭게도 막장 드라마의 대부 임 작가 덕분이다. 아내의 유혹 이후 우후죽순 방영되었던 막장 드라마들은 드라마에 대해 질려 버리게 만들 정도 였고, 드라마의 환상과 판타지에 빠져드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 속에 소개되고 있는 드라마들 중 내가 알고 있는 드라마는 2010년 이전 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이다.
내 기억 속의 첫 드라마는 한지붕 세가족이다. 그 드라마를 가끔 재방송으로 볼 때가 있는데, 그게 사실 어색하다. 가족 드라마이고, 그 드라마가 방영된지 30년이 채 지나지 않았건만, 그 안에 나오는 소품들이 나에겐 어색함 그 자체이다. 주말이면 방영되었던 짝, 반올림, 그리고 수많은 드라마들은 그렇게 나 자신의 추억 속 한 페이지가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 드라마들의 계보들을 훑어본다면 드라마 속에 언제나 멜로가 빠지지 않는다. 그것은 사극이던, 과학드라마던지, 의학 드라마던 마찬가지다. 오래전 봤던 드라마 카이스트에는 지금 세상을 떠난 이은주와 배우 김정현의 아슬아슬한 멜로가 숨어 있었고, 최근 사극 드라마조차 멜로가 빠지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꽃보다 남자> 는 재벌과 일반인 간의 멜로를 등장시켜서 일본 드라마와 대만드라마를 를 원작으로 미리 본 이들은 한국 드라마와 비교하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꽃보다 남자> 한국편이 대만편과 일본 편과 비교해 보자면 비주얼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이 책은 한국 드라마의 패턴과 그 특징을 보여준다. 한류의 시작은 한국드라마에서 시작되었다 말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가을동화, 겨울연가가 대히트를 치면서, 출연자들이 머물렀던 곳과 장소들은 지금까지 일본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가을동화의 원빈과 송혜교, 겨울연가의 배용준의 인기를 급상승시킨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드라마에는 항상 불치병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데, 드라마 연출자는 백혈병을 드라마 소재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수많은 질병 중에서 백혈병이 단골 소재로 부각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한편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오래 전 봤던 드라마 중에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여명의 눈동자, 백야 3.98 ,야인시대, 여인천하, 대조영 ,왕건 ,허준,불멸의 이순신, 장희빈, 카이스트와 같은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소개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책에서 소개하는 드라마는 멜로 와 연계되어 있는 드라마, 좀비, 귀신과 같은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취향의 차이가 될 수 있고, 아니면 저자가 보지 못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못한 드라마인 경우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