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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의 정체 -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
샬롯 카시라기.로베르 마조리 지음, 허보미 옮김 / 든 / 2019년 3월
평점 :
선의의 '의무'는 모든 사람이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간주하고, 나와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고 인식하며, 최대한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것일 터다. (p90)
친절이라는 단어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야 '온화함'의 뉘앙스를 되찾는다. 고대인의 정신을 이상적인 모델로 삼아 고거로 회귀하자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비로소 젠틀맨의 온화한 이미지가 형성된 것이다. 어원적으로 젠틀맨은 자유인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 귀족 가문 출신으로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 ,'유전자' 속에 관대함과 품격, 우아한 자태,순수한 감성, 고결한 이상을 지니고 태어난 사람을 의미했다. (p118)
삼브리노는 피티에를 '성스러운 것','만물의 신비,성장할 여유가 없던 것, 홀연히 사라진 것, 혹은 붙들만한 가치가 없다고 간주되던 것에 대한 '환대'라고 규정했다. "신이시여, 진실로 존재했던 것이 결단코 사라지는 일은 없게 하소서!" (p141)
우리는 흔히 정념을 온도에 비교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언어는 언제나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내 욕망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사랑은 타닥타닥 불꽃을 튀기며 벌건 혀를 내밀고 뜨겁게 작열하며 숨막히는 열기를 내뿜는 무시무시한 불길이 되어 치솟는다. 그러나 불현듯 모든 감정의 단계를 전부 열기의 강도로만 표현할 수 없다는 걱정이 스밀 때 어떤 이는 강조법이나 과장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p155)
황홀은 흔히 고통의 탈출구나 혹은 조금 더 심오한 현실에 닿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간주되곤 한다. 우리는 황홀의 상태에 빠져드는 순간 평소 우리를 짓누르던 육신의 무게를 벗어나 문을 활짝 열고, 더 자유롭고 가벼운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p165)
인간이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바뀌면서, 사람들은 한 장소에서 서로 모이게 되었다.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암묵적인 규칙을 만들어 가면서, 언어의 필요성이 대두되어왔다. 언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적인 능력을 하나의 공통된 개념으로 바꿔 나가는 과정에서 생성되고, 왜곡되고, 소멸과정을 거쳐가게 된다. 때로는 언어의 불완전한 속성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의미를 채워 나가기 위해서 부단히 자신을 변용시켜 오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든 언어로 바꾸고 싶었던 수많은 이들의 노력들은 지금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단어가 되었으며, 같은 단어임에도 철학적인 의미와 개념은 달라지고 있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인간의 마음을 40가지로 요약하고 있으며, 철학적인 내용까지 포함한다. 사랑,우정,형제에,동지애, 선의,선함, 황홀, 기쁨, 신뢰, 용기,인내,비방, 좀스러움, 놀림,심술 등등 책에서는 40가지 마음의 언어를 강렬한, 너그러운,악의적인의 범주에 포함시켜 나가고 잇으며,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의 언어는 인간의 희노애락애요욕을 동시에 추구한다.인간의 희노애락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언어로 인해 일관성을 가지게 되고, 보편적으로 널리 쓰여지게 되었다. 때로는 그 마음의 언어가 그 사람을 규정짓게 만들고, 그 사람이 쓰는 마음의 언어는 그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한편 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현대인들이 쓰는 어떤 마음의 언어에 대한 개념이 처음부터 그렇게 쓰여진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친절이라는 단어, 젠틀맨이라는 단어가 바로 그러한 예이며, 우리는 이 책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단어의 개념에 대해서, 언어의 유래와 의미 변형과정을 하나 둘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것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특이점이며,인간의 심리적인 의미와 철학적인 의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