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 감독, 아야노 고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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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슌지의 <립반윙클의 신부>는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 였다.<러브레터>를 알고 있었기에 이 소설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치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소설 속 주인공 나나가와 미나미는 인터넷 공간 속에서의 닉네임이며, 본명은 미나가와 나나미였다. 플래닛이라는 또다른 SNS 공간에서 만난 데쓰야와 혼인을 하게 되면서 나나미는 자신의 감춰진 비밀들을 숨겨야 했다. 기간제 교사이면서, 자신의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감춰야 했으며, 데쓰야와 결혼하기 위해 또다른 인물을 끌어들이게 된다. 소설 속에서는 그 인물을 해결사라 부르고 있는데, 나나미의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이 위한 또다른 유인책이다. 돈을 주고 거짓을 진실로 바꾸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인터넷이라는 또다른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이 만든 현실 세계는 거짓과 진실을 오가면서 냉탕과 열탕을 오가면서 살아간다.


소설 속에서 나나미는 '나나가와 미나미' 뿐 아니라 또다른 닉네임을 가지고 있으며,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또다른 존재 '클램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앞세워서 스스로의 실체를 숨기면서 살아간다. 자신의 진실을 인터넷 상의 은밀한 곳에 채워 나가면서 , 데쓰야와 결혼하기 위해서, 정작 데쓰야에게 말해야 하는 비밀들을 해결사에겐 오픈할 수 밖에 없다. 그건 우리가 현실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행동들을 인터넷에서 익명이라는 단 하나의 장치를 활용해서 오픈 할 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거짓은 탄로나기 마련이다. 데쓰야의 어머니 가야코는 나나미보다 한 수 위였으며, 나나미의 비밀을 눈치채고 말았다. 나나미에게 유인책을 펼쳐 나나미가 낚이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나나미는 스스로 가야코가 드리우는 그물에 낚이면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나나미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거짓된 자신의 삶에서 진실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이 소설 속에 나오며, 소설은 우리가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어떤 삶을 보여주고 있는지, 실제 삶의 패턴은 어떤지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나나미는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며, 현실에서 체면과 이미지 때문에 드러낼 수 없는 이야기들을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또다른 닉네임을 앞세워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다. 


나나미는 문득 생각했다. 이 세상이 옳다고 하는 정의나 선한 세계에는 사실 큰 결함이 있는 게 아닐까? 아무로가 말한 대로 현대인은 이 충동을 모조리 봉인해서 정의롭기 위해 노력하고,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의나 선이라는 이름의 아스팔트를 모든 장소에 깔아 버린 탓에 흙이 사라지고 풀과 꽃도 살아갈 터전을 빼앗겼다. 그런 상태로 변한 게 아닐까?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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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8-03-1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화봤는데 고구마 답답

깐도리 2018-03-12 09:18   좋아요 0 | URL
고구마 답답하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