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서, 나의 일곱 번째 이름
이현서 지음, 장영재 옮김 / 실레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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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극장, 식당, 또는 세련된 대중문화로 유명한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혜산의 매력은 고대로부터 한국과 중국의 국경을 이룬 압록강과 가깝다는 것이었다. 북한처럼 폐쇄적인 국가에서 혜산은 세상에서 가장자리에 있는 되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 혜산은 온갖 진귀한 외국 제품(합법적, 불법적, 그리고 매우 불법적인) 이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따라서 혜산은 무역과 밀수의 중심지로 번창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 주었다. (-33-)

1997년 겨울에 우리 집 가까이 사는 학교 친구 하나가 자기와 함께 강 건너 중국 장백현에 가 볼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우리 어머니처럼 친구의 어머니도 그곳에 거래처가 있었다. 친구는 벌써 몇 차례 강을 건너 장백에 갔다 온 적이 있었으며 방법을 알고 있었다.

민호 또한 여러 차례 불법 도강을 한 적이 있었다. 어린 소년들은 흔히 그런 일을 했다.민호는 건너편에 있는 중국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싶어 했다. (-138-)

'사랑하는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학교 시절 한자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자를 배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거린다. 마지막 필기 시험이 수사관들의 마음에 끝까지 남아 있었던 의심을 몰아냈다.

아버지가 나를 구했다. (-211-)

한 웨이트리스의 소개로 처음 만난 브로커는 1만 6000 달러를 요구했다.나는 됐다고 했다. 두 번째 브로커는 더 높은 금액을 불렀다. 장백의 갱들이 떠올랐다. 내가 불법 체류자임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이를 이용하려 했다. 바가지를 씌워 최대한으로 돈을 뜯어내려 했지 도와주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갱스터를 피하려면 더 나은 전술이 필요했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내야 했다.(-235-)

"어떻게 2년 동안이나 내게 숨길수 있었지?" 마음이 상한 그의 말에는 긴장감이 돌았다."그렇게 오랫동안 내 면전에 대고 거짓말을 했단 말이야?" 그는 내가 적국에서 왔다는 사실보다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훨씬 더 화를 냈다.

"제발 이해해줘.: 나는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려 애쓰며 말했다.

"선양에 있을 때 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될 뻔했어.나를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하이로 왔고, 북한 친구 한 명만 진실을 알고 있어.이제 당신도 아니까 두명이지."

그는 다시 새로운 눈길로 나를 쳐다보면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282-)

놀랍게도 우리는 내가 첫날 찾아왔을 때 밖에서 맥주를 마시며 무관심한 태도로 북한 사람은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 있던 감옥에 도착했다. 엄마와 민호, 정말로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박에서 걱정밖에 할 게 없더라도 나는 매일같이 찾아왔을 것이다. 벽 너머로 "엄마! 민호야! 걱정하지만.내가 무슨 슈를 찾아서하고 살려낼 테니까." 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매일 오후에 이민국 사무소에서 이곳으로 와서 땅거미가 깔리고 매미 울음소리가 밤공기를 채울 때까지 않아 있었을 것이다. (-382-)

작가 이현서 는, 북한 양강도 혜산에서 성장했으며, 일일곱 되던 1997년 ,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갔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살았다. 생존을 건 탈출, 중국에서 감시원으로 살수 잇었던 건,아버지가 철저하게 딸에게 가르쳐 준 한자 공부 때문이었다. 언어가 생존의 도구였다는 것을 본인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사람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숨겨야만, 중국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책에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했는지 하나하나 살펴 볼 수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아야 했고, 중국어를 내 목숨처럼 여겨야 했다. 아무리ㅏ 가까워도 자신이 북한 사람이라느 걸 알아서는 안된다. 아느 순간 북하으로 송환도리 수 있기 때문이다. 10여년 동안 이름을 바꾸었으며, 자신의 신분을 철두철미하게 감춰 버렸다. 단 두 사람만이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일을 알고 있었을 뿐이며, 감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에 대해서, 비밀과 진실 사이에서, 어던 선택을 할 것인가 고민할 때가 있다. 작가 이현서의 삶를 보면, 우리가 느끼는 고통이나 아픔이 크지 않다는 걸이해할 수 있다.내 손가락에 찔린 가시가 이세상에 제일 아픈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며, 견디고 인내하는 삶이 나를 먹여 살려주며,어떤 삶에 내 앞에 놓여진다 하더라도, 나는 살아갈 수 있는 생존법, 처세법을 얻을 수 있다. 탈북민으로서, 사랑하는 이에게조차 나를 드러낼 수 없었던 그 시절의 아픔이 느껴진 삶, 아픔이자 슬픔이 될 수 있지만, 지나고 보면, 부질없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어찌 되었든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 앞으로 전진하는 삶, 현재의 나를 돌아보면서, 다음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하고,선택할 수 있는 사람만이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있다. 이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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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5-26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어가 생존의 도구였다는 말이 이 분에게는 단순히 밥벌이 수준이 아니라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을정도로 중요한 도구였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숙연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