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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김금숙 만화
김금숙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6월
평점 :
한국인에게 개는 고양이와 함께 친근한 동물이며, 가족처럼 지내는 그런 동물이다. 시골에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닭을 집으로 들어가게 한쪽으로 몰아내고, 양을 키우는 농부는 개를 이용해, 낮에 풀을 뜯는 양들을 다시 집으로 보내는 역할을 개가 도맡아 했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리트리버도, 마약 탐지견도, 인간과 개의 유기적인 관계와 밀접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에 대한 생존의 권리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열악하다. 한 때 장날이면, 똥개(?)를 데려와 팔았고, 펫숍은 공장식으로 개를 함부러 대하는 경우가 일상이며,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 물론 여름철 보신문화의 중심에는 개가 있다. 그래픽노블 <개>는 바로 우리의 이런 모습들을 면밀하게 만화로 그려내고 있었다.
즉 집에서 키우는 개를 건강원에 대리고 가서, 즙(=개소주) 을 만들어 먹는 것, 개고기를 먹는 것도 이렇게 우리의 삐뚤어진 문화 속에 지속되어 왔다. 여름철이면, 개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만든 결과이며, 시장의 논리에 따라서, 주인이 버린 개를 건강원에서 받아서, 식당으로 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루트였다. 전국 3대 개시장 중 유일하게 남은 한 곳, 대구 칠성시장 폐쇄를 요구하는 동물인권 협회가 좀재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바로 그런 우리의 모습들을 알 수 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인간의 소유물처럼 인식되고 있는 존재,충성스러운 개에 대해서, 그 존재에 대해 인간의 책임과 의무를 묻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