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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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님 몸이 다 식었네요. 방금까지는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졌네요."
송희진은 내 팔과 옷을 차례로 더듬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40-)


"그 겨울옷을 여기서 계속 가지고 다니신 거예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요?"
"냉방이 엄청 잘되어 있는 곳에 들를 때를 대비하여 가지고 다녔는데,의외로 다들 관심이 별로 없더라고요. 어린아이 하나가 한여름에 왜 한겨울 옷을 입냐고 물은 적은 있는데, 에어컨 바람을 싫어한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금방 수긍하던데요." (-112-)


되돌아보면 고작 한달, 그 한달 동안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나는 빠르게 기력과 기운을 잃어갔다.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아려오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일어났고 종종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어 모니터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참 동안 앉아 있기만 하다가 정 팀장에게 몇 마디 잔소리를 듣는 일도 늘어갔다. (-184-)


여느 한국 작가들의 정형화된 이야기 서술보다,신인 한국 작가들의 소설에 눈길이 갈 대가 있다.주제의 다양화 ,소재의 독특함, 이야기 서술의 자유분방함,그러한 것들이 엮이면서, 기존의 한국작가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잠시 내려놓게 된다.이번 작음과 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 ,감민영의 <부디,얼지 않게끔>은 그 의미에 부합하는 소설이었다. 경장편소설이란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의 중간이라고 부를 정도로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벼움과 무거움의 경계에서 균현ㄱ롸 조화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최대리,즉 최인경과 송주임으로 부르는 송주희였다.두 사람은 여행사에 근무하면서,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나게 된다.그곳에서 인경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소위 포유류인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 몸의 체온을 환경이 바뀌어도 유지하려는 항온동물의 특징이 사라지게 되었고,포유류이지만,변온동물의 특징을 인경이 가지게 된다.자신의 체온이 날씨와 온도에 최적화되는 것, 여름에 두꺼운 옷을 압어도 , 불편하지 않고,겨울에 얇은 옷을 입어도 춥지 않은 체질을 가지게 된다.


소설 속에서 인경은 특이체질을 가지고 있었으며,이 소설이 부제로 봄,여름,가을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항온동물에서 변온동물로 서서히 바뀌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인경의 변화에 대해서 이상하게 쳐다보게 된다. 그로 인하여 수많은 소문들이 나타나게 되었고, 그녀의 삶은 점차 이지러지게 된다. 더운 여름날 극한의 마라톤 운동을 하여도, 땀을 흘리지 않은 인경은 분명 독특하면서,연구대상임에는 분명하다.그렇지만, 이 사실을 송희진 주임과 최인경 대리만 알고 있었다.서로가 서로의 비밀을 가지고 있었지만,그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퍼트리지 않는 것,그것이 가지고 있는 그 소중함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지 ,소설에서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세상 속에서, 남의 이야기를 퍼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특별히 누군가를 챙겨주고 배려하지 않아도,고마움읊 느낄 수 있다는 것을,송희진과 최인경의 직장 내에서의 돈독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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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2-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도리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