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이원하 지음 / 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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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소식 들리자마자 사는 책들이 있다. 작가를 잘 알고 있거나, 제목에 끌리거나 하는 경우다.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는 후자였다. 그의 책 제목을 보니 즉시 청남빛 투명한 제주 바다 너머 어슴푸레 넘어가는 해가 그려졌다. 며칠 후 받아든 시를 반 정도 읽고는 초저녁의 맑은 공기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린아이의 서투름과 낭만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그 시집의 출간이 얼마되지 않았는데 시인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지. 곧 산문집이 나왔다. 새 책 역시 제목에는 들큰함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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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시세계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그'에 대해 품은 연정이 담겨있는데, 아주 어렸던 날의 짝사랑같은 개구진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가 말하는 '그'와 '그'에 대한 마음은 작가 스스로를 비추고 있는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아주 긴 시 한 편을 읽은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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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윤승철 지음 / 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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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오지체험가다.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다니며 현대문명의 반대편에 선 불편함을 감수한다. 이 책은 그가 국내외 섬을 다니며 남긴 기록이다. 무인도에서 새를 잡거나 해삼을 손질하는 일은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 자체라 삶의 생동감이 날뛴다. 어릴적 즐겨본 '노빈손 표류기 시리즈'를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내가 가본 섬들은 단절과 시작의 출발선에 놓여져 있었다. 섬으로 떠나는 건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것과 같아서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흰 스케치북 앞에 앉아 또 엉망진창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섬을 떠나면 북-찢어 그냥 버려도 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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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또는 혼자에게 위협적인 기사들을 보다보면 섬의 이미지는 때로 공포와 음모로 뒤덮혀 음산한 기운을 풍기게 한다. 그래서 내가 아마 무인도에 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모험은 엔돌핀을 분비하게 하고, 도전은 길을 개척하게 하고, 스케치북은 언제든 다음 장을 넘길 수 있게 한다. 답이 없는 곳은 이토록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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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빌런 고태경 - 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정대건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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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0년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작이다. 고태경은 영화 GV(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흔히 'GV 빌런'이라고 부르는 자다.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관크'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그들의 효과는 눈치 없이 갑분싸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빌런이라고 하기에 날카롭고 영리한 악당 서사를 상상했지만, 책은 보다 휴머니즘에 가깝다. 읽기 편한 소설이었다.
그러고 보니 GV를 한 번도 보러 간 적이 없다. 지방에서는 기회가 적기도 했고.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나 좋은 스토리의 영화가 있으면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다. '영화는 더더욱 기약도 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일인데' 어떻게 버텨냈는지요? 오랜 시간 들인 공을 세상에 내보일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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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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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숨 작가의 글은 멜랑콜리 해피엔딩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흡입력있고 매력있는 문체에 반했는데 이렇게 새 작품이 나와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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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찍고 싶은 인물사진 -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담는, 카메라 레시피
김성연 지음 / 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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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도움을 주는 책이다. 노출이나 조리개 같은 카메라의 기초부터 프레임 짜는 법, 스토리를 살리는 법 등 실전 사진찍기까지 다룬다. 책에는 샘플 사진을 풍부하게 넣어 말로는 다 이해하지 못할 느낌까지 충족시켜준다. 인물 사진이 왜 어려운지는 돈 받고 깨달았다.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을 탐지하는 게 쉽지 않거니와 생각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뽑아내기도 어려운데, 어쨌든 이 모든 경계와 주의를 천 원짜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 모델이 아닌 이상 포토그래퍼의 섬세한 주문이 요청되는 부분이다. 결국,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잘 남기고 싶다면 인물 사진 찍는 법을 배워두면 좋겠다. 책이 인물 사진 입문서로 도움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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