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이원하 지음 / 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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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소식 들리자마자 사는 책들이 있다. 작가를 잘 알고 있거나, 제목에 끌리거나 하는 경우다.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는 후자였다. 그의 책 제목을 보니 즉시 청남빛 투명한 제주 바다 너머 어슴푸레 넘어가는 해가 그려졌다. 며칠 후 받아든 시를 반 정도 읽고는 초저녁의 맑은 공기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린아이의 서투름과 낭만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그 시집의 출간이 얼마되지 않았는데 시인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지. 곧 산문집이 나왔다. 새 책 역시 제목에는 들큰함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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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시세계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그'에 대해 품은 연정이 담겨있는데, 아주 어렸던 날의 짝사랑같은 개구진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가 말하는 '그'와 '그'에 대한 마음은 작가 스스로를 비추고 있는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아주 긴 시 한 편을 읽은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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