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 (2014년 우수과학도서 선정) - 그래픽 평전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2
유진 번 지음, 김소정 옮김, 사이먼 거 그림, 이정모 감수 / 푸른지식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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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찰스 다윈 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종의 기원'나 역시 그렇다. 다윈의 진화론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어렵다고만 생각했을 뿐, 딱딱하고 두꺼운 책으로 본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이 책을 보는 건 일종의 도전 같은 것이다. 전혀 이해 못 할 어려운 내용 아닐까? 라는 걱정과 괜히 만화로 유치하기만 한 거 아닐까? 라는 걱정. 내 전공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하기만 했는데, 그나마 딱딱한 책보다는 이해하기 쉽겠지, 하는 마음에 책을 펼쳤다.

 

책은 원숭이들의 TV 프로그램 취재 현장으로 시작된다. 설정부터가 재미있는데 어렵다는 거부감 없이 가볍게 흥미를 느끼며 볼 수 있는 설정이라 부담이 없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대학을 졸업하지만, 자연사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던 다윈은 결국 아버지를 설득하고 비글호를 타고 모험을 시작하며 그의 뜻을 펼치고 연구를 시작한다. 그곳에서 직접 발견한 동물들을 통해 다윈은 여러 가지 법칙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정립된 이론이 바로 진화론인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업적만을 써내려간 게 아니라 그가 태어난 것부터 그 당시의 사회적 배경까지 쓰여있다. 게다가 그의 인간적인 면모, 결혼생활까지도 담고 있어서 그동안 다윈 하면 생각했던 딱딱한 이미지(때때로 사람이 아니라 오래전 대단한 업적을 남긴 신적인 존재로 느껴지기도 했다.)와는 다른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그래픽평전이라? 신선했다. 만화로 풀어낸 다윈의 이야기라니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해 만든 책이라고 하던데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 공부가 되는 책이다. 사실 어른들도 꼭 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처음엔 그래픽평전이라 조금 유치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유치가 아닌 유머와 재치가 들어가 있는 '말랑말랑한 평전'이었다.

 

책 표지에 '세계 최고의 자연사 박물관 스미스소니언이 인정한 단 한 권의 그래픽 평전'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읽어본 후에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봐도 좋은 책일 것 같다. 어른들에겐 너무 어렵게 배워서 이해 못한 부분들을 다시금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것이고, 아이들에겐 딱딱하지 않고 친근하게 진화론을 배울 수 있는 책인 것 같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 한우리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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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른이 좋다 - 행복한 서른을 찾아 떠난 인도.네팔 그림 여행기
최창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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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서른'이 들어간 제목과 '인도'여행이야기라는 소개. 나는 곧 서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서른이란 말에 매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괜히 노래 '서른 즈음에'를 즐겨 듣고...어른들이 말씀하시길 20대가 가장 좋은 나이라고 하는데, 난 20대를 너무 허무하게 보내버린 것 같아 이렇게 끝내는 게 좀 아쉽다. 게다가 요즘 20대들의 꿈인 배낭여행 한번 못해본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저자는 서른이 되어 사표를 던지고 인도와 네팔여행을 하러 떠났다는데 난 지금 당장 그럴 용기도 없다.

 

서른이 뭘까? 주위 언니들이 말하길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 참 심란하다고들 한다. 나도 넘어가고 있는 중인데 아직까지 나이 때문에 심란한 건 못 느끼겠다. 그냥 내가 남들보다 좀 뒤처진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좀들 뿐, 크게 우울하지는 않다. 그저 조바심이 조금 날 뿐이다. 그게 그건가; 책 속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성격이 물렁한 편이라고 하더라. 나도 그렇다. 똑 부러지는 성격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겁도 많고, 생각도 많고. 그래서 20대의 배낭여행은 주저주저하다 놓쳐버린 것이다. 뭐 이렇게 맘에 걸리는 게 많은지...

 

보통 여행에세이를 보면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물렁한 성격인데다가 여행하면서 우는 일은 어찌나 많은지...그녀가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아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책 속 그녀의 외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2년 전 겪은 상황과 매우 비슷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여행을 다녀오면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트인다고 한다. 난 여행과는 거리가 조금 먼 사람이라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좀 부럽기도 하고, 내가 못나 보이기도 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남들보다 처진다는 조바심을 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다녀오진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도 간접경험을 한 걸까? 상상할 수 없이 더러운 호텔 방, 불편하고 익숙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 찬 그곳에서 점점 적응하고 여행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은 성장한 느낌. 여행을 통해 무언가 생각하고 배우는 그녀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도 언젠가 인도!!" 를 외쳐본다, 꼭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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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자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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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컬러와 귀여운 느낌의 제목 '도토리 자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이 늘 그렇듯 이 책 역시 우울함을 살포시 안고 있다. 고등학교 때였나, 인터넷서점에서 '하드보일드 하드럭'을 주문했다. 한창 일본소설에 관심이 많을 때였는데,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고 해서 주문해서 보기로 했다. 요시토모 나라의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는 역시 우울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 느낌이 싫지 않아서 그녀의 책을 즐겨 읽게 됐다. 오랜만에 읽는 그녀의 책이라 설렜다.

 

어떤 내용일까, 책 소개를 보니 도토리 자매라고 이름을 내걸고 사람들의 메일을 받아 답장을 해주는 자매의 이야기였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모르는 사람의 하소연 메일을 받아 위로를 건넨다는 것이, 사실 많은 사람이 바라고 원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실제로 그런 사이트가 존재한다면 나도 메일을 참 여러 번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가까운 사람에겐 하고 싶지 않은 말들, 감추고 싶은 상처들을 되려 얼굴도 모르는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터놓는 것이 편할 수도 있으니까.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보았다.

 

도토리 자매 역시 어렸을 적 부모님을 잃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조차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역시 그녀의 소설이다 싶어 읽으면서도 또 한 번 반가웠다. 억지로 꾸며낸 화려한 수식보다는 우울함도 사람의 일부인 듯 고요하게 써내려간 느낌, 휴일에 느긋하게 읽기 딱 좋은 소설이다. 그녀의 소설 특유의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느낌도 참 좋다. 게다가 이번 소설이 더 반갑게 느껴지는 건 서울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그녀의 글에서 발견하니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책을 멀리했던 나인데,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으니 마음이 평화로웠다. 그간 놓쳤던 그녀의 책을 모두 찾아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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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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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상처는 무엇인가요? 오늘도 그 상처가 당신을 힘들게 하나요? 그렇다면 스낵바 '히바리'에 와서 칵테일 한잔 해요...

상큼한 표지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떤 책일까, 궁금해서 책 소개를 살펴보니 그 유명한 '쓰가루 백년식당'의 작가?! 난 그 소설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따뜻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이 책 소개에서도 '힐링'이라는 단어를 발견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속에는 6명의 인물들이 나온다. 마법의 칵테일?! 뭔가 특별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키2미터를 넘는 건장한 게이라던가, 금발 모히칸의 치과의사 등 그들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을 보면 우리 주위에서 찾기 힘든 사람들일 것만 같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그들이 풀어놓은 고민을 알게 되며 생각이 달라졌다.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의 사람들이었다. 겉으로 보이지 않으려 숨겨놓은 상처들, 너무 꼭꼭 숨겨 본인조차도 어찌 해야 할지 모르는 그 상처들을 유쾌한 '곤마마'와 함께 하나씩 풀어가며 그 상처를 치유해간다.

 

누군가는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나도 뻔한 그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아닌가. 책 속 내용들은 공감이 많이 갔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고민이라서... 곤마마같은 사람을 친구로 둔 이가 몇이나 될까? 어쩌면 이미 내 옆에 있는 좋은 친구를 못 알아보고, 나 자신을 꼭꼭 숨기기만 해서 마음속 상처가 더 깊어져만 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마음 나눌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몰라서라고.

 

나 역시 그렇다, 나의 상처를 사람들에게 보이기가 힘들다. 하지만 책 속 주인공들처럼 숨겨두지 않고 보이면 곤마마같은 친구가 기다렸다는 듯이 위로를 건넬지도 모르는데 괜한 겁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책 소개의 '힐링'이라는 단어는 거짓이 아니었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도 조금은 위로를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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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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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제목 옆 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그대 나의 봄날'이라는 제목과 매우 잘 어울렸다. 제목 아래에 네 여자의 착한 아프리카 여행기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30대 여자 넷이 아프리카로 여행을 갔던 내용의 이 책은 그곳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몇 페이지나 넘겼을까. 울컥했다. 너무나도 처참한 그곳의 상황과 그 아이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 예상보다도 훨씬 끔찍했다. 요즘 TV에 구호단체들의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 그 광고에서 본 영상들이 떠올랐다. 배가 고프다고 흙을 먹는 아이들,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아이들...죄 없는 아이들이 왜 저런 고통을 받아야 할까. 태어난 것부터 축복받아야 할 아이들인데.

 

예전에 故 이태석 신부의 책과 다큐를 접한 것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울지마 톤즈'. 그 다큐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희망이 없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찾아가 의료활동도 하고, 학교도 지어 아이들을 가르친 분. 절대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신을 희생하며 그곳 아이들을 위해 사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신 게 안타까웠다.

 

나도 봉사에 대한 막연한 꿈은 가지고 있다. 언제부터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월 정기후원을 하시는 엄마의 영향일까.

몇 년 전이었다.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직접 어딘가에 가서 무언가를 하는 봉사활동은 제쳐놓았지만, 그래도 뭔가 작은 것이라도 할 게 없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모자 뜨기 운동. 단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의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단체이다.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 안성맞춤인 '봉사'인 셈이다. 흔히들 더울 거라고만 생각하는 아프리카, 그곳에서 갓 태어난 많은 신생아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바로 일교차 때문이라고 한다. 출산 시 산모의 고통도 크지만, 태아의 고통이 그 몇 배에 달한다는데 그렇게 힘들게 태어나 이 세상에서 누릴 것들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 채 사망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태어났으면 적어도 살아는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아이들을 위해 뜨개로 모자를 떠서 항공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 작은 모자가 태아의 체온을 유지시켜 살 수 있게 해준다니 '이거다' 싶었다. 몇 년째, 수량에는 차이가 있지만, 손가락 인대를 다쳤던 해를 빼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아프리카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가 마치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그녀들처럼 멋지게,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 행동하는 추진력보다 생각이 많은 타입이기에 아직은 망설이고 있지만, 작은 일이라도 시작했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니 언젠가는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모른 체하지 말고, 아이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우리의 '봄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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