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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표지, 제목 옆 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그대 나의 봄날'이라는 제목과 매우 잘 어울렸다. 제목 아래에 네 여자의 착한 아프리카 여행기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30대 여자 넷이 아프리카로 여행을 갔던 내용의 이 책은 그곳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몇 페이지나 넘겼을까. 울컥했다. 너무나도 처참한 그곳의 상황과 그 아이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 예상보다도 훨씬 끔찍했다. 요즘 TV에 구호단체들의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 그 광고에서 본 영상들이 떠올랐다. 배가 고프다고 흙을 먹는 아이들,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아이들...죄 없는 아이들이 왜 저런 고통을 받아야 할까. 태어난 것부터 축복받아야 할 아이들인데.
예전에 故 이태석 신부의 책과 다큐를 접한 것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울지마 톤즈'. 그 다큐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희망이 없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찾아가 의료활동도 하고, 학교도 지어 아이들을 가르친 분. 절대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신을 희생하며 그곳 아이들을 위해 사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신 게 안타까웠다.
나도 봉사에 대한 막연한 꿈은 가지고 있다. 언제부터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월 정기후원을 하시는 엄마의 영향일까.
몇 년 전이었다.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직접 어딘가에 가서 무언가를 하는 봉사활동은 제쳐놓았지만, 그래도 뭔가 작은 것이라도 할 게 없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모자 뜨기 운동. 단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의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단체이다.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 안성맞춤인 '봉사'인 셈이다. 흔히들 더울 거라고만 생각하는 아프리카, 그곳에서 갓 태어난 많은 신생아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바로 일교차 때문이라고 한다. 출산 시 산모의 고통도 크지만, 태아의 고통이 그 몇 배에 달한다는데 그렇게 힘들게 태어나 이 세상에서 누릴 것들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 채 사망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태어났으면 적어도 살아는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아이들을 위해 뜨개로 모자를 떠서 항공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 작은 모자가 태아의 체온을 유지시켜 살 수 있게 해준다니 '이거다' 싶었다. 몇 년째, 수량에는 차이가 있지만, 손가락 인대를 다쳤던 해를 빼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아프리카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가 마치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그녀들처럼 멋지게,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 행동하는 추진력보다 생각이 많은 타입이기에 아직은 망설이고 있지만, 작은 일이라도 시작했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니 언젠가는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모른 체하지 말고, 아이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우리의 '봄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