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서른이 좋다 - 행복한 서른을 찾아 떠난 인도.네팔 그림 여행기
최창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서른'이 들어간 제목과 '인도'여행이야기라는 소개. 나는 곧 서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서른이란 말에 매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괜히 노래 '서른 즈음에'를 즐겨 듣고...어른들이 말씀하시길 20대가 가장 좋은 나이라고 하는데, 난 20대를 너무 허무하게 보내버린 것 같아 이렇게 끝내는 게 좀 아쉽다. 게다가 요즘 20대들의 꿈인 배낭여행 한번 못해본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저자는 서른이 되어 사표를 던지고 인도와 네팔여행을 하러 떠났다는데 난 지금 당장 그럴 용기도 없다.
서른이 뭘까? 주위 언니들이 말하길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 참 심란하다고들 한다. 나도 넘어가고 있는 중인데 아직까지 나이 때문에 심란한 건 못 느끼겠다. 그냥 내가 남들보다 좀 뒤처진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좀들 뿐, 크게 우울하지는 않다. 그저 조바심이 조금 날 뿐이다. 그게 그건가; 책 속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성격이 물렁한 편이라고 하더라. 나도 그렇다. 똑 부러지는 성격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겁도 많고, 생각도 많고. 그래서 20대의 배낭여행은 주저주저하다 놓쳐버린 것이다. 뭐 이렇게 맘에 걸리는 게 많은지...
보통 여행에세이를 보면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물렁한 성격인데다가 여행하면서 우는 일은 어찌나 많은지...그녀가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아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책 속 그녀의 외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2년 전 겪은 상황과 매우 비슷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여행을 다녀오면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트인다고 한다. 난 여행과는 거리가 조금 먼 사람이라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좀 부럽기도 하고, 내가 못나 보이기도 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남들보다 처진다는 조바심을 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다녀오진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도 간접경험을 한 걸까? 상상할 수 없이 더러운 호텔 방, 불편하고 익숙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 찬 그곳에서 점점 적응하고 여행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은 성장한 느낌. 여행을 통해 무언가 생각하고 배우는 그녀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도 언젠가 인도!!" 를 외쳐본다, 꼭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