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더 깊고 강한, 아름다운 당신을 위한 마음의 당부
김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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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주일 전 감기에 걸렸다. 그런데 요즘 감기 참 독하다. 왜 이렇게 오래가는지, 아무것도 안 하고 정말 집에서 쉬기만 했는데 도무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마음만 바쁘고 정신은 혼미해서 머리는 무겁고. 감기 그깟 게 뭐라고 1년에 한 두 번은 꼭 걸리는데 이번엔 어쩐지 너무 화가 났다. 좋은 책들을 읽으며 본 마음 다스리는 글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침착하게 생각하자고 자신을 타일러도 봤는데 효과는 전혀 없었다. 결국, 주저앉아서 그냥 울어버렸다. 그저 감기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엉뚱한 때에 터진 것이다.

 

가끔 이렇게 내 마음이 조절이 안 될 때가 있다. 조금 지나서 생각해보면 결국 답은 '그래, 괜찮아.' 인데, 그 생각까지 가는 과정이 참 힘들고 험난하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 채 그저 마음만 바삐 지내다 보니, 이렇게 뒤죽박죽으로 머리와 마음이 엉켜 주저앉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바닥을 치는 기분이랄까? 나이만 먹고 있지 왜 이렇게 어른스럽지 못하냐는 생각과 스스로 철없다는 자책에 그저 서럽기만 하다. 바로 이 책이 이런 때에 읽으면 좋은 책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따뜻한 위로와 마음을 다독여주는 글로 구성되어 있고, 아직 듣진 못했지만, 책의 뒤편에는 낭독 CD가 들어있어 눈을 감고 차분히 듣는 것으로도 좋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이 어찌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할까. 고난과 역경이 없는 인생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저마다 자신만의 아픔과 고통이 있게 마련인데, 같은 일을 겪는다 해도 모두가 다른 반응을 보이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저 꾹꾹 참아내기보다는 내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치유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곱씹어봤다.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나는 마음을 단단히 하고 차분히 넘길 수 있을까? 답은 '글쎄'이다. 여전히 때마다 일어나는 일들이 감당하기 힘들고, 이젠 정말 괜찮을 것 같아도 또다시 좌절하게 되고. 하지만 이런 반복들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좋은 책을 보며 때마다 나를 다독인다면 삶의 버거움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여유가 없다,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일을 해도 성과는 좋지 못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그저 바쁘고 정신없다는 이유로 정작 내 마음을 돌보지 않아 모든 게 엉망이라 느껴진다면, 이 책을 차분히 읽어나가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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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수업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괴테까지, 2천 년 지혜의 숲에서 건져 낸 260가지 사랑법
박홍규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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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배우고 습득해야 할 많은 존재들과 마주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사랑'.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랑이 없는 이는 매우 삭막한 삶을 사는 것 아닐까? 우리 마음속에 늘 품고 간직해야 할 중요한 것인데 정작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책을 읽어나가며 나는 지금까지 어떤 사랑을 했을까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도 첫사랑이 있고 또 아름다운 추억도 있으니까.

나도 20대 초반에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란 걸 했던 것 같다.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진심으로 평생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날 거라는 기대도 했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연애를 거치다 보니, 사랑에 점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사랑은 시작할 때는 좋으나 끝날 때는 역시 상처로 남게 마련인지라.

 

사랑 그게 뭐 그리 중요한 걸까, 없이도 살 수 있는 것 아닐까, 한동안 사랑은 포기하고 살자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렸을 때처럼 드라마나 영화 속 사랑을 꿈꾸는 것도 아닌데 사랑 한 번 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가슴에 품고 있으면 따뜻해지고 훨씬 마음이 풍요로워질 것인데 점점 사랑이라는 데에 벽을 쌓게 됐다. 그런데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또 사랑의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분명 진정한 사랑이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함께.

 

사랑수업, 이 책은 철학가들과 문인들의 사랑에 관한 생각을 엿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깊고 고요하게 울린다. 지금 시대는 너무나도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흔히들 '낭만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 말이 딱 어울리는 시대이다. 물론 곳곳에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리지만, 어쩐지 안타깝고 잘못된 사랑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듯하다. 사람이 살아가며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에 관한, 사랑에 관한 공부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말 사람답게 살고 싶다면 말이다. 사랑을 가볍게 여기고 우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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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운동화 내인생의책 그림책 49
앨마 풀러턴 글, 캐런 팻카우 그림, 이미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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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만 봐도 마음이 짠하다. 아프리카의 아이들, 그곳의 상황이 눈에 선하기 때문에. 실제로 만나 본 적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도 없지만, 책이나 다큐멘터리, 각종 매체를 통해 그곳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이 책의 배경은 우간다의 작은 마을, 카토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구호대의 차를 발견한 카토가 부랴부랴 달려가 양귀비꽃을 얼른 한 송이 따온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그건 구호대원 누나에게 주는 꽃이었고, 카토는 구호대로부터 새 운동화를 선물 받는다. 너무나도 순수하고 귀여운 그 아이의 행동을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어쩐지 마음이 더 아파져 온다.

 

공정거래무역에 관한 이야기가 언제부터인가 대두되고 있다. TV에서도 각종 구호단체의 광고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힘든 일상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자주 보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도 두게 되었다. 끊이지 않는 내전과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 등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 태어나면서부터 축복받아야 할 아이들이 고통으로 시작하는 현실이 너무 슬펐다. 최근에 읽은 책 몇 권에서 그곳 아이들의 너무나도 처참한 환경을 알게 된 후로 나도 봉사나 공정거래무역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누군가는 아무 상관 없는 그들을 왜 도와야 하느냐는 말도 하고, 또 누군가는 대책 없는 지원이 그들의 의지력을 더 낮춘다는 이야기도 한다. 당장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그저 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 대단한 도움은 아니지만, 한 구호단체의 봉사 캠페인에도 참여하며 작은 힘이 나마 보태는 중이다. 공정거래무역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실천하고 있다는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노력도 하고 있다.

 

물론, 어느 한순간에 큰 변화가 오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면 그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글도 별로 없고 그림도 단순한 이 동화책 한 권이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공정거래무역이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관심이 생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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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서울에 오다 탐 철학 소설 10
박홍순 지음 / 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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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마르크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르크스 하면 자연스레 연관되는 단어는? 역시 사회주의일 것이다. 중, 고등학교 때 마르크스에 대해 처음 배웠던 기억이 난다. 교과서에 실린 흑백의 사진,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얼굴, 어딘가 모르게 고집스러워 보이는 얼굴로 기억에 남아있다. 사회주의라 하면 공산주의와 엮어 생각했으므로 난 그저 좋지 못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막연히 나쁘다고만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금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같아 책을 펼쳐 들었다.

 

표지에 마르크스의 모습이 재밌게 그려져 있다. 그가 서울에 왔다고?! 책의 설정이 재미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흙으로 돌아간 그가 서울에 나타나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니. 이 책은 마르크스가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그 집에 사는 여고생과 사회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이어나가고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사회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설정이다. 지금 현실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사회현상들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엔 몰랐는데 청소년을 겨냥한 브랜드라는 점에서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도 사회사상에 관한 공부라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설정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쉽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머리가 복잡해졌다.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은 너무 단순했구나, 반성도 하게 됐다. 왜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마냥 좋은 거라고만 생각했을까. 왜 사회주의는 좋지 못한 것이고, 자본주의는 좋은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갖고 있었던 걸까. 너무 무관심했던 건 아닐까.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데 기본적인 사고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책의 뒤편을 보니 마르크스뿐 아니라 다른 시리즈도 있는 것 같은데 다 읽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대로 배워야 할 청소년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미숙한 사고를 갖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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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
펩 몬세라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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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강렬한 일러스트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때때로 좋은 동화책이 있으면 즐겨 보는 편인데, 많은 글씨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면서도 어른들을 각성하게 만드는 동화의 매력을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동화에 울고 웃고, 더 느끼는 점이 많지 않을까?

 

이 책에는 루빈스타인이라는 여인이 나온다. 눈도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코도 오뚝하고, 손도 예쁘고...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 이유는 바로 단 하나, 그녀의 턱에 난 덥수룩한 수염 때문이다. 그녀는 그저 서커스단의 명물일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파블로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 역시 외모에 단 하나의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코가 아주 길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외모를 보는 눈이 아닌, 마음을 보는 눈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아름다운 두 사람을 주변 사람들은 그저 특이한 사람들 보듯 바라만 볼 뿐이다.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긴 코를 갖고 있는 남자와 덥수룩한 수염뿐인 여자로 보였으므로.

 

사람의 내면을 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를 먼저 보게 되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쉽다. 흔히들 말하길 사람에게 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초라 한다. 그런데 과연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상대에게서 보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외적인 요소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을 보는 마음의 눈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누군가에게 진정한 내면의 매력을 찾아낼 때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저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살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된다.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처럼 상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단지 겉으로 보여지는 인상만으로 판단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일 테니까.

 

특별한 기승전결 없이, 극적인 요소 없이도 이렇게 동화는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매력이 있다. 책을 쉬이 넘겼지만, 덮은 후에는 한참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주변에도 나의 잘못된 시선 때문에 상처받고 외면당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조용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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