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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
펩 몬세라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4월
평점 :
표지부터 강렬한 일러스트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때때로 좋은 동화책이 있으면 즐겨 보는 편인데, 많은 글씨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면서도 어른들을 각성하게 만드는 동화의 매력을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동화에 울고 웃고, 더 느끼는 점이 많지 않을까?
이 책에는 루빈스타인이라는 여인이 나온다. 눈도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코도 오뚝하고, 손도 예쁘고...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 이유는 바로 단 하나, 그녀의 턱에 난 덥수룩한 수염 때문이다. 그녀는 그저 서커스단의 명물일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파블로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 역시 외모에 단 하나의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코가 아주 길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외모를 보는 눈이 아닌, 마음을 보는 눈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아름다운 두 사람을 주변 사람들은 그저 특이한 사람들 보듯 바라만 볼 뿐이다.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긴 코를 갖고 있는 남자와 덥수룩한 수염뿐인 여자로 보였으므로.
사람의 내면을 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를 먼저 보게 되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쉽다. 흔히들 말하길 사람에게 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초라 한다. 그런데 과연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상대에게서 보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외적인 요소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을 보는 마음의 눈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누군가에게 진정한 내면의 매력을 찾아낼 때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저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살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된다.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처럼 상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단지 겉으로 보여지는 인상만으로 판단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일 테니까.
특별한 기승전결 없이, 극적인 요소 없이도 이렇게 동화는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매력이 있다. 책을 쉬이 넘겼지만, 덮은 후에는 한참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주변에도 나의 잘못된 시선 때문에 상처받고 외면당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조용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