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 코로나19로부터 배운 것 그리고 미래를 위한 액션 플랜
빌 게이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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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100일, 6개월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면 성공이네요. 전 인류가 마스크를 쓰고 백신을 맞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면 비장한 각오로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지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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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투쟁기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한 1500일
우춘희 지음 / 교양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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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1903∼1905)

하와이 초기 이민 당시(1903-1905년) 하와이에는 65개의 농장이 있었고, 한인 노동자들은 각 농장에 분산 배치되어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였으며, 백인 감독 하에 노예와 같은 대우를 참아가며 일을 해야만 했다.

* 독일 광부와 간호사 파견(1966∼1977)

한국 정부는 1966년에 서독과 특별고용계약을 맺고 간호사로 3천명, 탄광광부로 3천명을 파견하였다. 1977년까지 독일로 건너간 광원이 7,932명, 간호사가 1만226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독일의 탄광에서 일을 하고 연금과 생활비를 제외한 월급의 70~90%를 고스란히 조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했다. 이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돈은 연간 5000만 달러로 한때 한국 GNP의 2%에 이르렀다.

*한국 거주 이주노동자

10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경제의 생산과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3년 전 통계 자료로도 연간 74조 원이 넘어요. 최근 통계로는 86조 원이 넘어요. 이게 간단한 사안이 아니에요. 이주노동자 문제는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단편적 문제가 아니라.”(2021년, 포천 이주노동자상담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

- 돈 떼먹는 한국 사회

2020년 기준 임금 체불을 신고한 이주 노동자는 31,998명으로 체불 금액은 1,287억원에 달한다. 신고하지 못한 임금 체불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 '임시' 시설에 '상시' 삽니다.

농업 이주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옅은 노란색 샌드위치패널이나 컨테이너를 기숙사로 사용한다. 이주노동자의 집은 잠금장치가 아예 없거나 허술한 곳이 많다. 비닐하우스 단지 내 검은 차광막을 친 비닐하우스가 이주노동자들의 집이었다.

2021년 기준 이주노동자가 한 달에 224시간(하루 8시간씩 28일) 고용주는 정부의 기숙사비 징수 지침에 따라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기숙사 제공의 대가로 월급의 8퍼센트인 약 15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한 집당 15만 원이 아니라 한 사람당 15만 원이었다. 그것도 농촌 한가운데 비닐하우스 안에 샌드위치패널로 만든 집이나 컨테이너 집이 그랬다. 이주노동자 다섯 명을 고용한 사업주가 농촌의 빈집을 고쳐 기숙사로 제공하면 월세 2백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농촌의 논밭 한가운데 다 쓰러져 가는 폐가를 대충 고쳐놓은, 한겨울에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집의 월세가 2백만 원인 것이다.

*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지는 순간

사장이 가하는 성폭력을 피해 차라리 미등록 노동자의 길을 택하는 여성 노동자들.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허울뿐인 제도와 법, 인종 차별,......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인에게 상식적이지 않은 정책은 이주노동자에게도 부당한 정책이다. 이런 현실에 연루되지 않은 한국인은 아무도 없다. 한국인의 기본적인 생활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그들의 이야기와 삶이 우리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모를 때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진다.

* 우리 사회에 이주민이 없다면

한국인은 더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저임금에 준하거나 그보다 못한 돈을 받고 일하려 하지 않는다. 이주민이 없다면 자연스레 인건비가 올라갈 것이고, 올라간 인건비는 우리 밥상과 온갖 필수품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다. 물가가 지금보다 두세 배 오른다면 우리는 과연 쉽게 감당할 수 있을까?

이주배경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서는 다문화, 다인종 국가에 접어들고(2020년 기준 4.1%)있는 우리나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그리고 독일의 탄광과 병원에서 피눈물을 흘렸던 우리 부모 세대를 기억하자.

--- 우춘희 작가의 <깻잎 투쟁기>를 읽으면서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주노동자들과 '한 가족'같이 지낸다고 강조하지만, 결코 열악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지 않는 고용주와 우리는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사회와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언제쯤 한 가족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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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스콧 A. 스몰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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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와 치매를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이자 컬럼비아대학의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인 스콧 A. 스몰 Scott A. Small 박사의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Forgetting : The Benefits of Not Rememberig>는 기억과 망각에 관한 작품이다.

* 기억의 천재 푸네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단편소설 <기억의 천재 푸네스>에서,

'푸네스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인물이지만, 하지만 나는 그가 생각하는 일에서는 그리 훌륭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다. 일반화하고 추상화하는 것이다.'라고 통찰하고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기억의 천재 푸네스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손을 보고 매번 놀라기도 했다." 사진 같은 기억을 가진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던 젊은 푸네스는 결국 빛을 차단하여 어둡고 소리의 높낮이가 없는 고요한 방에 고립된 채 남은 평생을 보냈다.

* 정상적 망각

저자는 35년 이상을 기억 전문가로 살아왔지만 주로 듣는 이야기는 오히려 모두 망각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푸네스의 예에서 보았듯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악몽일 수 있음을 우리는 순식간에 깨닫는다. 기억과 균형을 이루는 망각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하며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이 많은 세상에서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본연의 진정한 인지 능력이다. 2014년 유럽 법원에서 '잊힐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했고 영구 기록이 한 사람의 삶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잘 설명되었다. 이와 비슷한 의미에서 우리의 뇌도 잊는 것이 옳다.'

* 망각은 '결함'이 아니라 '선물'이다

자신을 찾아온 환자의 사례를 통해서 저자는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망각이 그저 기억의 결함이 아니라, 인지 영역의 선물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혼란스럽고 더러는 유해하기까기 한 환경에서 우리가 건강하게 지내도록 정상적 기억과 정상적 망각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 정신의 균형을 맞춰 준다고 말한다. 기억만 있고 망각이 없는 뇌는 불행하게도 의미 있는 삶의 모든 측면을 잘 살아 내지 못할 것이다.

* 병적 망각(기억과 망각의 불균형)

1. 자폐증 : 새로운 길을 배우려면 '잊어야' 한다.

아동정신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캐너는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알려지는 증상의 특징을 설명한다. "자폐 아동은 정적인 세계, 어떠한 변화도 허용되지 않는 세계에서 살기를 바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현 상태가 그대로 지속되어야 한다. 자폐증이 "대상의 부분에 집요하게 집착하는 증상"이라는 관점에서,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라면 망각하지 못하는 사람도 잘 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더러는 소용돌이치듯 격동하는 세상에서는 기억과 망각의 균형을 이룬 사람만이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다.

2. 외상후스트레스장애 : 사람들과 어울리고 삶에 유머를 더하라

이스라엘 특수부대 출신인 저자는 '보퍼트성 전투'에 참전했지만, 전투 직후 몇 달 동안 강한 형제애와 공동체적 환경에서 함께 지낸 덕분에 비교적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는 외상 사건 이후 외롭게 지내면서 아무 사회 조직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매섭게 내리치는 불행과 두려움과 공포의 고리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3. 알츠하이머병 : 엄마가 어떻게 내 이름을 잊을 수 있죠?

알츠하이며병으로 인한 고통은 환자 본인보다 가족에게 더 큰 경우도 많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가장 잔인한 일 중 하나는 가족이 환자를 점점 더 많이 보살펴야 할 때 환자는 가족에 대해 더는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끔찍한 병은 많지만, 상대를 보살피는 통상적인 역학 관계가 이처럼 가혹하게 역전되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처럼 정신이 퇴화하는 병은 다른 병과 구분된다.

* 창의성 : 우리는 잊기 위해 잠을 잔다

주변 상황을 알아차리며 의식하고 있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잠에 빠져 모든 것을 잊은 채 하루에 몇 시간씩 보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1962년 노벨 생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은 1983년 잠의 생물학적 목적에 관한 자신의 정교한 생각을 단 한 줄의 놀랍고 함축적인 결론의로 요약했다. "우리는 잊기 위해 꿈을 꾼다." 어쩔 수 없이 며칠씩 잠을 자지 못한 거의 모든 사람이 극심하게 경험한 명백한 증상은 지각의 왜곡과 착란이다. 즉, 잠이 가져다주는 순수 효과는 망각이다.

* 그래서 치료법이 뭡니까? : 외침에 귀 기울이라

"축하드려요, 스몰 박사, 분자 차원의 실력이 훌륭하시군요. 그런데 치료법은 뭡니까?" 이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더 기다려 달라는 말이 분명 그에게 좌절을 안겨 줄 것이고 아마 당신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믿어 달라. 이 분야는 최대한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다. 노년의 '병적 망각'을 해결할 새로운 시작이 열리고 있음을 알리며, 계속 지켜봐 달라.

--- 노화현상을 거부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기억력 감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병적 망각으로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나이드신 어른들의 일생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의학이 발전하여 치료법이 개발되면 좋겠지만, 그 전까지는 우리가 병적 망각으로 고통받는 가족들과 이웃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치료법이 개발될 때까지, 우리가 그들의 기억이 되어주어야겠다.

아! 나쁜 기억은 망각 속으로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booktrigger #우리는왜잊어야할까 #스콧A.스몰 #하윤숙 #서평단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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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의 레시피
양세호 지음 / 낙서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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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 선정 2021년 만화독립출판지원사업 선정작 <복희의 레시피>는 난해하고 독특하다. <식객>, <미스터 초밥왕>, <신의 물방울> 등을 읽으면서 만화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무색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셀 뒤상의 작품을 보는 것 처럼 만화에 대한 통념이 뒤흔들렸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지금 떡볶이 만화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장자의 호접몽 (胡蝶之夢)을 읽고 있는 것인지 헷갈렸다. 무슨 이런 만화가 다 있을까.


아니 복희의 떡볶이집은 떡과 야채를 재료로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식재료로 사용한 비밀 레시피가 맛의 비밀이라는 소문이 있다더니, 그래서 떡과 야채를 별도로 배달하지 않았던거야? 물론 손님은 복희의 떡볶이집을 철거하러 들이닥친 조폭 떡볶이라고 하지만 떡볶이인지 조폭인지 모르겠다.

음악을 감상하는 기준을 크게 구분해보면, 주로 가사를 위주로 음악을 듣는 세대와 가사보다는 리듬을 중시하는 세대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만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가가 중요한 구세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복희의 레시피>는 줄거리 보다는 그림을 위주로 감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 스스로 그래픽 노블(문학적 구성과 특성을 지닌 작가주의 만화)을 표방하고 있으니 분명이 무언가 있는가 싶었지만, 화려한 그림체와 거침없는 대사에 현혹되어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의 흥행에 성공하고 나서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이런 난해한 작품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려고 하지 라고 의아해하다가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서 미리 원작만화를 보았다는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기존 만화에 대한 익숙함을 뒤로 하고 난해한 새로움에 첫 발을 내딛는다. 머지 않아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처럼 거장의 눈에 포착되어 영화화되기를 기대한다.

* 떡볶이 : 1부. 붉은 떡볶이/ 2부. 해물 떡볶이

  김밥 : 3부. 삼각 김밥/4부. 불고기 김밥

  라면 : 5부. 짬봉라면 / 6부. 비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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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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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63년 생으로 대형 은행에서 일했던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 이케이도 준이 '방향을 잃을 때마다 꺼내 보는 작품' <샤일록의 아이들>을 통해서 돈을 갚지 못하면 살이라도 베어내려는 샤일록 후예들의 고뇌를 읽을 수 있었다.

"여기서 실천한 소설쓰기가 이후의 모든 작품으로 이어졌습니다.

나의 또 다른 원점입니다." - 이케이도 준

* 고졸 은행원과 대졸 은행원

고졸 출신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의 부지점장 후루카와는 지점장 승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온 인물이다. 이제까지 한 번도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라든가, 이념 같은 걸 생각해본 적이 없이 투신 판매 실적을 올리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반면에 대졸 출신의 융자과 담당 고야마는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신 판매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톱니바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결국, 둘의 갈등이 극에 달한 순간 고졸 부지점장 후루카와는 고야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후루카와는 궁지에 몰린다.

* 아빠 힘내세요!

'융자 프리미엄 연수'에 선발된 도모노는 관리직 승진은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그런데, 연수가 있던 날 고모노는 그동안의 과로로 인해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후 그의 위치는 급전직하 한다. 이제 자신의 미래는 오키도공업에 10억 엔의 대출을 성사시키는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금리를 낮춘 다른 은행에서 내건 조건 등으로 인해 대출에 대한 확신은 점차 불확실로 변해간다.

'아무리 몸을 낮추고 부탁해도 그는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는다. 기분이 최악이었다. 머리가 흔들렸고 몸은 무거웠다.' 초조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던 오키도 사장이 찾아온다. 도모노는 순간적으로 감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애써 말을 이으면서 마음속에 깔린 암운을 내리눌렀다. ...

다시 한 번 인사하는 도모노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슴속에서 에코가 말했다. 아빠, 힘내세요! 힘내요!

* 사라진 100만 엔

"대리님 돈이 부족한데요."

"얼마나?"

"100만 엔이요."

은행은 셔터가 내려지면 외부로부터 차단된 밀실이 된다. 정적이 찾아오면 서로의 숨소리까지도 생생하게 들린다. "어떻게 될까요?"

"대리님, 현금 사고와 관련된 일인데요."

"아, 그건 해결됐어."

"네? 해결이라니, 무슨 소리인가요?"

그렇게까지 해서 표창을 받고 싶을까?

"윗분들은 상당히 필사적이야."

* 엔도의 신규 고객 유치

다키노가 화려한 실적을 올리며 점점 기세를 올리는 데 반해, 엔도는 점점 열세가 됐다. 어떤 위로의 말도, 격려도, 지금의 엔도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오직 실적만이 필요했다.

"드디어 해냈군."

힘내라, 엔도! 가시마는 진심으로 응원했다.

꽃이 피지 않는 인생이라는 것도 있을까?

"과장님! 해냈습니다. 잘됐어요! 지금 당장 사장님과 만나주시겠어요?"

"어, 그래. 알았네."

"사장님, 오늘은 저희 과장님을 모셔왔습니다."

엔도는 활짝 핀 얼굴로 가시마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오래된 고마이누(한 쌍의 사자 모양의 석상)가 놓여 있었다.

* 다키노의 과유불급

다키노는 특별한 존재다. 마쓰오카만이 아니라 지점장 구조도, 업무과장 가시마도, 다키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부지점장 후루카와는 거의 숭배에 가까울 지경이다.

"하지만 과장님, 이거, 모두 위조된 겁니다."

은행이란 곳은 출세를 못 하면 끝이다. 다키노는 그 계단을 누구보다 빨리 오르고 있었다.

다키노는 천천히 숟가락을 놓았다. 아직 카레도 밥도 조금씩 남아 있었지만, 식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도대체 은행원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은행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 작가의 표현에서 은행원을 사람으로 바꾸어보면 어떨까?

도대체 사람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샤일록 후예들의 고뇌는 아담 후예들의 고뇌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샤일록의 아이들>은 은행원들의 내밀하고 생생한 고뇌를 다루고 있어, 한편으로 조마조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 켠이 저려오기도 한다. 또한 10가지 이야기가 미스터리 형식으로 연결되어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2022년에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에 제작된다고 하니, 어떻게 영상화될지도 기대가 된다.


#인플루엔셜 #샤일록의아이들 #이케이도준 #민경욱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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