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의 레시피
양세호 지음 / 낙서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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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 선정 2021년 만화독립출판지원사업 선정작 <복희의 레시피>는 난해하고 독특하다. <식객>, <미스터 초밥왕>, <신의 물방울> 등을 읽으면서 만화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무색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셀 뒤상의 작품을 보는 것 처럼 만화에 대한 통념이 뒤흔들렸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지금 떡볶이 만화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장자의 호접몽 (胡蝶之夢)을 읽고 있는 것인지 헷갈렸다. 무슨 이런 만화가 다 있을까.


아니 복희의 떡볶이집은 떡과 야채를 재료로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식재료로 사용한 비밀 레시피가 맛의 비밀이라는 소문이 있다더니, 그래서 떡과 야채를 별도로 배달하지 않았던거야? 물론 손님은 복희의 떡볶이집을 철거하러 들이닥친 조폭 떡볶이라고 하지만 떡볶이인지 조폭인지 모르겠다.

음악을 감상하는 기준을 크게 구분해보면, 주로 가사를 위주로 음악을 듣는 세대와 가사보다는 리듬을 중시하는 세대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만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가가 중요한 구세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복희의 레시피>는 줄거리 보다는 그림을 위주로 감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 스스로 그래픽 노블(문학적 구성과 특성을 지닌 작가주의 만화)을 표방하고 있으니 분명이 무언가 있는가 싶었지만, 화려한 그림체와 거침없는 대사에 현혹되어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의 흥행에 성공하고 나서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이런 난해한 작품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려고 하지 라고 의아해하다가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서 미리 원작만화를 보았다는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기존 만화에 대한 익숙함을 뒤로 하고 난해한 새로움에 첫 발을 내딛는다. 머지 않아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처럼 거장의 눈에 포착되어 영화화되기를 기대한다.

* 떡볶이 : 1부. 붉은 떡볶이/ 2부. 해물 떡볶이

  김밥 : 3부. 삼각 김밥/4부. 불고기 김밥

  라면 : 5부. 짬봉라면 / 6부. 비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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