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투쟁기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한 1500일
우춘희 지음 / 교양인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1903∼1905)

하와이 초기 이민 당시(1903-1905년) 하와이에는 65개의 농장이 있었고, 한인 노동자들은 각 농장에 분산 배치되어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였으며, 백인 감독 하에 노예와 같은 대우를 참아가며 일을 해야만 했다.

* 독일 광부와 간호사 파견(1966∼1977)

한국 정부는 1966년에 서독과 특별고용계약을 맺고 간호사로 3천명, 탄광광부로 3천명을 파견하였다. 1977년까지 독일로 건너간 광원이 7,932명, 간호사가 1만226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독일의 탄광에서 일을 하고 연금과 생활비를 제외한 월급의 70~90%를 고스란히 조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했다. 이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돈은 연간 5000만 달러로 한때 한국 GNP의 2%에 이르렀다.

*한국 거주 이주노동자

10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경제의 생산과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3년 전 통계 자료로도 연간 74조 원이 넘어요. 최근 통계로는 86조 원이 넘어요. 이게 간단한 사안이 아니에요. 이주노동자 문제는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단편적 문제가 아니라.”(2021년, 포천 이주노동자상담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

- 돈 떼먹는 한국 사회

2020년 기준 임금 체불을 신고한 이주 노동자는 31,998명으로 체불 금액은 1,287억원에 달한다. 신고하지 못한 임금 체불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 '임시' 시설에 '상시' 삽니다.

농업 이주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옅은 노란색 샌드위치패널이나 컨테이너를 기숙사로 사용한다. 이주노동자의 집은 잠금장치가 아예 없거나 허술한 곳이 많다. 비닐하우스 단지 내 검은 차광막을 친 비닐하우스가 이주노동자들의 집이었다.

2021년 기준 이주노동자가 한 달에 224시간(하루 8시간씩 28일) 고용주는 정부의 기숙사비 징수 지침에 따라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기숙사 제공의 대가로 월급의 8퍼센트인 약 15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한 집당 15만 원이 아니라 한 사람당 15만 원이었다. 그것도 농촌 한가운데 비닐하우스 안에 샌드위치패널로 만든 집이나 컨테이너 집이 그랬다. 이주노동자 다섯 명을 고용한 사업주가 농촌의 빈집을 고쳐 기숙사로 제공하면 월세 2백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농촌의 논밭 한가운데 다 쓰러져 가는 폐가를 대충 고쳐놓은, 한겨울에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집의 월세가 2백만 원인 것이다.

*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지는 순간

사장이 가하는 성폭력을 피해 차라리 미등록 노동자의 길을 택하는 여성 노동자들.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허울뿐인 제도와 법, 인종 차별,......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인에게 상식적이지 않은 정책은 이주노동자에게도 부당한 정책이다. 이런 현실에 연루되지 않은 한국인은 아무도 없다. 한국인의 기본적인 생활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그들의 이야기와 삶이 우리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모를 때 가장 잔인하고 무감해진다.

* 우리 사회에 이주민이 없다면

한국인은 더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저임금에 준하거나 그보다 못한 돈을 받고 일하려 하지 않는다. 이주민이 없다면 자연스레 인건비가 올라갈 것이고, 올라간 인건비는 우리 밥상과 온갖 필수품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다. 물가가 지금보다 두세 배 오른다면 우리는 과연 쉽게 감당할 수 있을까?

이주배경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서는 다문화, 다인종 국가에 접어들고(2020년 기준 4.1%)있는 우리나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그리고 독일의 탄광과 병원에서 피눈물을 흘렸던 우리 부모 세대를 기억하자.

--- 우춘희 작가의 <깻잎 투쟁기>를 읽으면서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주노동자들과 '한 가족'같이 지낸다고 강조하지만, 결코 열악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지 않는 고용주와 우리는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사회와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언제쯤 한 가족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