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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철학자와 함께한 산책길 -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노학자 6인의 인생 수업
정구학 지음 / 헤이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노학자 6인의 장대한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인터뷰어로서 ‘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삶 자체가 작가에게는 큰 교훈이자 인생의 지도였다는데, 잠시 잠깐 언어들은 내게도 역시 묵직하게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듯하다.
매일 오후 똑같은 시간에 공원을 산책했던 철학자 칸트에게서 힌트를 얻어, 다니던 신문사 덕에 산책 인터뷰가 진행됐고, 6인의 스토리가 한가지로 꿰듯 이어져 첫째로 천문학자에게 별 같은 존재, 인간에게 자아를 찾는 질문을 던지고, 둘째 의철학자에게 몸에 관한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 인문학적 이해를 구하고, 셋째 뇌과학자에게서 그 몸을 움직이는 뇌를 캐보고, 넷째 인문학자이자 칸트철학자에게서 인간의식의 지향점을, 다섯째 경영과학자에게서 통섭과 융합의 눈으로 세상 읽는 방법을 물어본다. 마지막은 책을 내기 전 세상을 달리한 예술가이자 문학평론가에게서 사람에게서 가장 중요한 요건인 ‘생명’의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재탐구한다.
* 우리 모두는 별에서 왔습니다
<이시우 천문학자> 우리 모두는 별에서 왔습니다, 독학으로 불교도 연구한 ‘천문철학자’. “별은 무위적으로 살아갑니다. 즉, 조작을 하지 않아요. 자연적인 상태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수용하고 적응하면서 살아갑니다. 인간은 별을 봄으로써 별의 세계를 이해해야죠. 탐욕을 버리고, 남과의 경쟁을 버려야죠”
“별 볼 일 없는 데도 공부하는 이유는 딱 하나죠. 호기심 때문입니다.”
“별은 부처예요. 별은 무위적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여여하다고 하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 조급하지 않고 평상심으로 사는 것이죠.”
* 몸은 나고 나는 몸이다
<강신익 의철학자> 몸은 나고 나는 몸이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과학적으로 해독하면서도 인문학적 가치로 생명을 이해한다.
“사람의 생애는 100년 쯤 되는데, 아픈 순간만 보지요. 원래는 전체를 봐야하는데요”
“완벽한 몸이나 건강한 몸이란 없어요. 우리는 암암리에 우리의 몸을 기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야죠.”
*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게 중요해요
<조장희 뇌과학자> 이성을 조절하는 대뇌는 감정을 관장하는 중뇌에 지배되고 있다.
“명상도 뇌에 효과가 있어요. 집중을 하는 거예요. 명상을 자꾸하면 뇌신경에 자극을 주죠. 음악도 뇌는 자극하죠.”
“사람은 생각의 일부를 빼놓고는 감정의 동물인 거예요. 감정을 빼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거짓말이예요.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게 중요해요.”
* 행복하게 살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백종현 칸트철학자> 행복하게 살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칸트의 식탁이 유명하잖아요. 이후에는 오후 4시쯤 산보를 나갔어요. 1시간 정도 했죠.”여기에도 원칙이 있었어요. 식사초대인원과 대화의 규칙도 있었는데요 이 규칙을 다르지 못하는 사람읁 다시는 ‘칸트의 식탁’에 초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구텐베르크가 1450년에 인쇄기를 발명한 뒤 50년 동안 유럽에서는 책이 5000만원이나 나왔다고 해요. 인쇄술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에서 책을 읽도록 했어요. 반면에 조선때 우리는 책을 몇권이나 찍었나요? 일찍 발명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는 거죠.유럽처럼 책이 나왔다면, 일찌감치 프랑스혁명이나 영국 산업혁명 같은게 조선에서도 일어났겠죠.“
”나를 예로 들면 학자생활을 하는데 벌써 40년 이상을 사회가 나에게 투자한 겁니다. 내가 좋아서 하지만 이제는 받은 것을 같아야죠. 학자로서 갚아야죠.“
* 진실은 거짓이 없는 사실이다
<윤석철 경영과학자> 인간을 탐구하는 인문학과 보편적 진리나 법칙을 다루는 과학을 모두 공부한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것들에 관해 인간이 현재 알고 있는 상태를 지식이라 부르죠. 지식이 진실과 합치될 경우 그것을 ‘진리’라 부를 수 있어요. 진실은 ‘거짓이 없는 사실’ 이에요.“
* 살아있는 생명체가 흔들림을 갖는 게 아름다움이다
<이어령 문학평론가> 그의 지성과 영성을 접하며, 함께 생각하고 마지막에는 창조하는 단계로 가는 길에서 모든 가치위에 있는 생명의 가치를 알아보자.
”뉴턴은 바보예요. 사과, 달, 우주의 별들이 떨어지는 엄청난 우주의 중력법칙을 알았지만, 씨앗이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올라가서 빨갛게 열매로 익는 생명의 법칙은 몰랐습니다.“
”가령 해가 뜨는 순간이라든지, 꽃이 필때도 아름다움을 느끼죠. 살아있는 생명체가 흔들림을 갖는게 아름다움이에요.“
”참,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게 하나 있어요. ‘추위가 너와 나를 연결한다는 것입니다. 감각이거든요. ’추위‘가 지성을 뛰어넘는 영성이거나, 지성과는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생명의 공진이라는 것이죠.“
한쪽으로 치우쳐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별은 무시하고 안보게 되었던 삶, 아픈게 당연히 자연의 이치라는 것을 애써 외면했던 것, 깨달음을 귀하게만 여겨 감각과 감정은 바닥에 깔고 서 오로지 자비만을 신성시 했던 것은 아닐까. 자연앞에서 ’감각‘을 ’생명의 공진‘으로 본다면, 고통도 우리를 엮어주는 하나로 이어진 생명의 끈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의 흐느끼는 흔들림이 성장의 춤, 명상춤이 되어 공명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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