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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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980년대에 처음 출간된 이후 2014년에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로 꼽히면서 복간이 이루어진 미스터리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열린 어둠>은 '두 개의 얼굴'을 비롯한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첫 작품 '두 개의 얼굴'에서 마지막 '열린 어둠'까지 예측불허의 반전이 이어지고 있어서, 나중에는 평범한 일상이란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길 지경이다.


* 두 개의 얼굴

사회적 신분에 따라 가정에서 가장이고 직장에서 직장인이고 또한 한 나라의 국민이고 한 것처럼 한 사람이 여러가지 얼굴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지만, 범죄의 세계에서는 더욱 다양한 얼굴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화가 마사키 유스케는 한 눈에 반한 게이코를 아내를 맞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계는 변질되어 가고 결국 아내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라는 생각으로 추리를 이어보지만 결론은 예측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다. 화가 마사키 유스케가 자신의 작품 속 이미지에 몰두해서 현실 세계를 망각한 것처럼, 아내도 그리고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세계 속에서 여러가지 얼굴들을 하고 있다. 그런 다른 얼굴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었을 때, 비극은 피할 수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결말도 예측불가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살고 있지만 각자의 다른 세계 속에서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디 그런 다른 얼굴들이 마주했을 때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달리 방법이 있을까.


*밤이여, 쥐들을 위해

가장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세상에는 거짓이 진실보다 더 세력이 강해서 진실을 뒤덮어버리기도 한다는 느낌이 든다.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병원에서 심각한 오진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지. 그런 일은 현실에서도 실제 가능한 일이라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으로 거짓을 덮을 수도 없고, 악으로 악을 이길 수도 없지만 어리석은 인간은 끊임없이 무모하고 악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 같다.


* 대역

영화와 TV 드라마를 뒤흔드는 인기 배우 하세쿠라 슌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대역을 찾고 있다. 그리고 남편은 외아들이 죽고 나서 이혼하자는 아내 료코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는다. 끝까지 읽고 나니 대역은 누구인지 헷갈린다. 때로는 주역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실은 대역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흔든다. 도대체 누가 주역이고 누가 대역이란 말인가.

9편의 단편 중 어느 한 가지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었다. 결코 유쾌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우리들 삶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제든지 이런 어둠과 반전은 가능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때마침 출판사에서는 반전에 놀라지 않았다면 100퍼센트 환불해주는 환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거듭되는 반전에 놀라지 않을 강심장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것 또한 예측 불허의 반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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