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어른이 되는 자존감 수업
하이루미 지음 / 굿웰스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쓰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며, 할 수 없는 일에 신경 쓰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 에픽테토스

하이루미 작가의 '행복한 어른이 되는 자존감 수업' 첫 문장이다. 에픽테토스는 스토아 철학자로 서기 50년경 소아시아의 히에라폴리스에서 노예로 생활하면서 주인에게 심하게 맞아서 다리를 절었다. 노예로 로마에 보내진 그는, 네로의 해방노예인 에파프로디토스에게서 고용살이를 했다. 에파프로티스는 예전에 노예였으므로 에픽테토스의 운명에 공감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는 비인간적으로 대했다. 에픽테토스는 에파프로디토스와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이는 그 상처를 계속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러나 에픽테토스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기 자신 외에 상처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자책은 짧게 , 기억은 오래오래."

작가는 경제적 어려움, 코로나 확진, 직장생활이나 친구관계에서 겪은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통해서 과거도, 다른 사람도, 외부의 사건들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신만 힘들고 괴롭다는 생각을 한다면 오만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라 나의 말대로 쉽게 생각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시간대에서 일한다

"어떤 사람은 25세에 CEO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50세에 사망했습니다. 반면 또 어떤 사람은 50세에 CEO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90세까지 살았습니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70세에 시작했습니다."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과 비교하며 당신의 삶에 위안과 행복을 찾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진다면 돈 많고 잘난 사람과 당신을 비교하며 비참하고 초라해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당신은 당신만의 시간대를 걷고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동경을 멈추고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라.'

말은 현실을 만들어 낸다

대뇌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말은 뇌세포의 약 98퍼센트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당신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이 당신의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말해준다.

세상은 당신을 구원해주지 않는다

당신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든 당신의 상황은 당신이 헤쳐나가야 한다. 당신의 상황은 당신만이 헤쳐나갈 수 있다.

그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

"모든 인간은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대한 감정까지도 겪어내는 것까지야. 경우에 따라선 좌절도 하고 마음도 아프겠지. 그것까지도 끝까지 겪어보렴. 얻는 게 있을 거야."

(아동 전문가 오은영 박사)

오늘부터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는 어떠한 조건도 필요 없다.

우연히 자존감과 자기 확신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된 날, '스스로'라는 단어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자존감과 자기 확신에 그럴싸해 보임과 자격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내가 노예로 태어나서 주인에게 얻어 맞아서 다리를 절게 되었고, 나와 같은 노예출신의 노예가 되었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해보았다. 세상을 원망하고 사람을 미워하고 스스로 자책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런다고 달라질 수 있을까? 과거도 사람도 가혹한 현실도 바꿀 수 없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 외에 상처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 행복한 어른이 되면 가족이 행복해지고 그러면 사회가 행복해지고

마침내 모두가 행복해지겠네요^^

- 인상 깊은 기대평이네요!

- 매일 매일 행복한 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하이루미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더욱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멋진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 이 글은 하이루미 작가의 출간 기념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성한 글입니다.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당신이 보내는 하루가 평온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은 의식을 바꾸는 일이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전환의 심리학 수업 - 꽉 막힌 삶을 바꾸는 3가지 법칙
황시투안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의 유명 심리학 플랫폼인 ‘이신리(壹心理)’를 창립한 황시투안은 22년간 심리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의 운명과 인생을 바꿀 수는 3가지 법칙을 말하고 있다. 바로 생각, 시각, 마음을 바꾸라는 것인데, 과거의 생각과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각, 마음 상태를 변화시켜 기존의 법칙을 깨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힘을 말한다.

우선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축하 이벤트를 시도하라고 한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 생각을 바꾸어 선순환을 일으키면 인생은 갈수록 나아진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재 시야에 보이는 범주에서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인생에서 추구해야 하는 목표는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콕! 짚어 말해준 것이 매우 의미가 있었다.


비로소 나로 살아가다(생각의 전환) “끊임없이 성장할 때, 이전의 어려움은 우리를 방해하지 못한다. 물론 각자의 어려움은 다르겠지만, 모든 어려움은 결국 우리를 더 높은 곳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니체의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말이 생각났다.

선한 생각으로 선한 일을 많이 하면서 스스로 믿고 가치 있다고 믿는 자기 가치감을 높여야 행복해질 수 있으며, 외적 환경보다는 내면을 풍요롭게 먼저 가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원한다면 삶은 틀림없이 더 좋아질 것이다

희생은 누구에게도 행복을 주지 않는다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다(시각의 전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을 좋아하는 길이므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면 ‘자고로 성현은 모두 적적’ 하였던 것처럼, 그 외로움을 잘 활용하여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깨우친 사람의 특징은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 보통 사람은 평가하지 않을 도리가 없으므로 제한적 인식에 머무르거나 평가에 고착되거나 고집하지 말고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말라고 한다. 고착된 생각을 내려놓고 깨닫고경험하고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돌이 걸림돌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고는 우리가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다. 곧 어떤 일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미는 내가 부여하고, 중요한 것은 삶의 본질에 관한 꺼지지 않는 열정과 갈망인 것이다.

한마디로, “안그래도 힘든 인생인데, 왜 스스로를 괴롭히는가? ”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 여사의 말을 빌어 ‘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른바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인 면으로 바꾸어 보는 능력을 기르라는 것이다.

현재를 희생해도 될 만한 미래는 없다

문제에서 도망치지 마라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다(마음의 전환) 마음의 전환은 과거의 인식을 고집하지 않을 때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다는 것이다. 방향만 맞는다면 길이 멀어도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마음의 성장이 하나의 길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지나간 것은 결국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이미 지나간 일을 우리는 바꾸지 못한다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시작하라

생각, 시각, 마음의 3장의 구성된 장중 마음의 장이 주로 트라우마 위주로 쓰여지면서 가장 적은 분량을 채우고 있지만, 사실 생각과 시각의 전환을 이루는 것도 사실은 마음의 작용이 아닐까도 생각하면서 모든 부분이 나뉠 수 없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 중간 시각의 전환 장에서 前 저서 일부(권층돌파)를 인용하면서, 인생의 단계를 7단계로 나누고 단계적 계층상승은 모두 마음이 성장하는 과정이며, 더 높은 등급의 사람은 조직원을 조율하고 협력할 수 있게 돕는 사람들이라 밝히고 있다. 마음이 넓고 대중을 위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성장의 길로 나아가는 길은 내면의 결핍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배움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내면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면이 풍요로워야 다른 사람을 조화롭게 할 수 있고.... 선순환구조로 다시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원론적이면서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개성적 필체로 심리학 전반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 글은 '미디어숲'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인생은 항상 마이너스나 플러스로 순환한다.

선순환을 일단 시작하면 인생은 갈수록 좋아진다.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힘을 깨우쳐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2008년부터 출판되었다는데, 그동안 내가 책은 10년 단위로 전망하는 책뿐이어서 신선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서울대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저자가 집단창작한 작품으로 막연히 아는 것을 매우 정확하게, 아예 몰랐던 것을 수면으로 떠올려 보여주고 있다. 빅데이터와 고도의 분석기술을 응집하여, 기술(記述)해 낸 기술력(技術力)으로 단번에 10가지 핵심 트랜드를 일사불란하게 뇌리에 각인시켜 주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 된 경제가 다시 제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22년이 회복과 복귀를 기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의 해인 점에 착안하여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되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로 화두를 던진다.

“TIGER or CAT” 10자의 영자 두운을 활용하여, T(나노사회), I(머니러시), G(득템력), E(러스틱라이프), R(헬시플레저), O(엑스틴 이즈 백), R(바른생활 루틴이), C(실재감테크), A(라이크커머스), T(내러티브자본)을 분석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바이러스와 이코노믹스가 결합한 단어로 ‘브이노믹스’. 새로운 사업모델로 부상한 중고거래에서 언제나 새것이라는 ‘N차 신상’. 한정된 물량만을 판매해 소비자를 굶주리게 만드는 의미의 ‘헝거 마케팅’ 등 알고 넘어가면 좋은 새로운 용어들을 익히면서 쉬엄쉬엄 읽어나갔다.

2021년의 전망에 대한 회고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띈 평가는 무엇보다 ‘변하지 않는 본래의 가치를 추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부분과 연결된 컨셉은 바로 <집>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불변할 가치에 에너지를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휴식과 소유, 가까운 사람과의 공유가 어우러지는 행복의 근원지는 역시 집이었다. 코로나 이후 업무도 재택으로, 근무 후 시원한 한잔도, 운동도 집에서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이 집을 꾸미기 시작하여 홈바, 홈 카페로 이어지는 인테리어 사업, 호텔 전체를 가족 전체에게 빌려주는 사업의 전환 등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나중시대‘ 개막. 동석자가 무엇을 시키는가보다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를 생각하는, 현실의 자아를 동조, 확인시켜주는 레이블링 게임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고 있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백신, 중고거래 플렛폼, 전기자동차, 공모주 청약, K-푸드, 역주행 컨텐츠, 디자인 가전, 수제맥주, 여행·숙박앱, 이색농산물이 2021년 10대 트렌트 상품으로 선정되었다.


다음은 2022년 10가지 트렌드인데, 앞으로 세상은 영어를 모르고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난 개인이 노동과 산업을 파편화시키고 전지구적 공동체 휴머니즘을 제기하는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미국 서부시대와 구분되지만 결국 돈과 수입의 다각화를 꾀하며 수단이 아니라 자기실현으로 이어져야 할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돈이 있어도 갖기 어려운 소비시장이 열린다는 Gotcha Power 득템력. 인간의 과시욕구가 안목과 정성, 정보력까지 있어야 새로운 소비문화를 말하는데, 소비의 취향이 지불능력을 벗어나 특별함을 즐기는 선까지 와있음을 샤넬과 나이키, 스타벅스의 줄서기와 이벤트로 인한 서버 마비 등 여러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휴가의 일상화를 맞아 여유와 편안함을 주는 시골풍 라이프스타일, 제주도 한 달 살기처럼 지방자치단체가 눈여겨 사업기회를 펼쳐야 한다는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맛있고 행복한, 한마디로 힙해지는 건강관리를 살펴볼 수 있는 Revelers in Healthy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소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X세대(1965~1979년)중 핵심인 엑스틴 이야기 Operning the X-File on the X-teen Generration 엑스틴 제너레이션, 자기 주도적 삶을 작은 성취에 무게를 두는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성공한 예술 대부분이 규칙적인 습관이 있었음을 시작으로 일상에서 페이스메이커가 될 함께 움직여줄 여러 온라인 교육과정 등을 통해 코로나로 많아진 자유시간에 자율적이고 생산적인 자기개발을 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언택트가 일상인 상황에서 인간의 다중감각과 동시성, 체험성을 살리는 Connecting Together though Es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는 소비자를 붙드는 기술적 역량에 대한 고찰이었지만, 무엇보다 ’디지털세상에서도 아나로그적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는 어쩌면 이시대 모든 기술적 성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집약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비전과 세계관을 담은 서사가 중요한 시대에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시사하는 Tell Me Your Narration 내러티브는 변화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트렌드’라는 나노사회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지 고양이가 될 것인지 고민하면서 검은 호랑이를 맞이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직, 일단 걸었습니다 - MBC RADIO 나서기 PD의 해파랑길 순례기
조정선 지음 / 수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생애 첫 작품 '퇴직, 일단 걸었습니다'의 중쇄 기념 퀴즈 대잔치에 응모하여 친필 사인본을 받았다. 저자와 같은 꿈을 갖고 있던터라, 저자가 계획했던 해외 순례길에 관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었다. 


MBC 라디오 PD로 40년에서 3년 모자라는 37년의 직장생활을 마친 조정선 피디가 전해주는 해파랑길 도전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애초에 산티아고 800킬로미터 순례길을 계획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좌절되고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동해안 해파랑길 770킬로미터를 친구 해정군과 무작정 걸었다. 


조용필, 배철수, 윤종신, 조동진 등 작가와 인연이 있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읽는 내내 흥미로웠지만, 신선한 내용은 뜻밖에도 걷기 8일째 저녁에 전해진 아내의 카톡 내용이다. 스마트폰의 신박한 내용을 알려준다고 해서 궁금해했는데 아내 왈 "스마트폰은 기본 기능이 음성전화거든, 어떻게 전화 한 번 안 하지?"였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에 산티아고 순례길과 비슷한 거리의 해파랑길이 있고 도 남파랑길, 서해랑길, 평화누리 DMZ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 강산 쓰레기 쓰레기 길이 아닐지, 또 제대로 정비도 안되있고 차량 통행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음성전화를 하는 것이 스마트폰의 신박한 사용법인 것처럼 해파랑길도 이름에 걸맞게 사람이 제대로 걸을 수 있게 표지판도 제대로 세우고 안전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퇴직하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행복하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20년을 매일 10킬로미터 달리기를 했다는 작가의 꾸준함에 찬사를 보내면서, 

멋진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저자 조정선님은 책 표지에 이렇게 적어주셨다. 

'걸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더군요. 걸으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 사람은 살지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종광 작가의 ‘산 사람은 살지’는 아버지께서 몇 해 전에 작고하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위해서 쓴, ‘당신이 떠나기 전에’, ‘육칠월 해로가’, ‘팔구월, 고추 따다가’, ‘시월 다사다난’, ‘동지섣달 소 보듯’, ‘정이월에 떠나는’, ‘삼사월 코로나’, ‘오월, 풀도 살아보겠다고’라는 작품으로 구성된 8편의 연작소설이다.

당신이 떠나기 전에

어머니 ‘이기분(李基粉)’은 이름 모를 병을 앓으면서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그녀는 일기장에 ‘자식들, 새엄마 손에 구박받을까 참고 또 참았지요. 내겐 너무도 힘든 젊은 시절이었지요. 가슴에 멍이 든 내 지난 시절 하늘이나 알겠지요’라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토로한다. 그런 세월을 남편과 함께 버티면서 아들 둘, 딸 하나를 키워서 시집, 장가를 보냈는데, 남편 동창이 목구멍에 뭔가 있다면서 불편해하더니 식도암 3기 판정을 받는다. 탄광을 다니면서 농사를 짓던 남편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와중에도 모내기를 하는 자식들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다.

육칠월 해로가

일찍 부모를 잃은 남편 ‘김동창’은 중학교 졸업 후, 자기가 벌어 사는 고달픈 인생살이를 살았다. 스물아홉에 스물두 살인 ‘기분’을 만난 남편은 기분의 일기장에 이렇게 표현된다. ‘단 하루도 집을 마음놓고 떠나지 못하는 우리 남편, 병원과 한의원 문턱을 셀 수 없이 드나드는 아내를 고치느라 돈도 모으지를 못했지요’ 아무 것도 못 먹고 넋이 나간 것처럼 누워만 있던 남편은 아침나절에 예초기를 돌리고, 점심 때가 지나서 경로당 청소를 하라고 재촉을 해서 ‘기분’을 내보내고 유언도 못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남편은 홀로 남은 ‘기분’을 위해서 창고 뒤주에 돈뭉치를 남겨두었다.

팔구월, 고추 따다가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기분’은 아픈 몸을 이끌고 마늘도 심고 참깨밭도 매고 고추도 따고 양파도 심으면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자식들은 홀로 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자주 내려와서 농사일을 돕지만, 동반자였고 친구였고 뒷배였고 지킴이였고 그 모든 것이었으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었고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던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시월 다사다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것인지 ‘기분’은 자식들 걱정하면서 먹을 것도 보내고, 여기저기 아픈 몸 때문에 병원에도 다니고, 오래된 집을 여기저기 수리하고, 벼수확도 하고 동네 대소사에도 마음을 쓰면서 살아가는 다사다난한 일상이지만 건강한 날은 다 가고 아플 날만 남았다.

동지섣달 소 보듯

‘기분’은 남편 총각시절 일기장을 보면서 지난 시절도 회상하고, 내년을 위해서 김장도 하고 여전히 병원을 드나들면서도 남편 무덤 주변의 은행나무와 두충나무를 포클레인을 불러 치웠다. 기분이 회상하는 남편은 도무지 행복한 마음을 가져보긴 힘든 인생이었다. 평생 다 합쳐 행복했던 날이 30일도 안 될걸. 기분도 마찬가지였다. 행복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

정이월에 떠나는

전 조합장, 심청댁, 전우치씨 등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등진다. ‘기분’은 90년대 3천만 원을 빌려 가고 갚지 않았던 남동생의 칠순을 맞아 복잡한 심사를 느끼기도 하고,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극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은 게 아닌데, 나도 하고 싶은 일, 꿈이 있던 젊음이 있었다. 늙고 병들고 망가진 모습, 나 자신도 싫다.’

삼사월 코로나

코로나가 전국을 휩쓰는 시간 자식들 쌀 떨어질까 걱정인 ‘기분’에게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동서들이 꿈에 자주 찾아온다. 코로나가 무섭지만 여전히 못자리도 하고 감자도 심고 밭농사도 준비한다. 가까이에 있는 작은아들과 동네에서 누구보다 믿고 의지하는 박사조카의 도움을 받으면서 수도공사와 전기공사까지 마무리한다. ‘7년 전 그렇게 끌탕했지만 어쨌든 7년이나 더 살았고 73세를 살고 있다. 남편 먼저 보내고 잘살고 있다.’

오월, 풀도 살아보겠다고

이제 남편 형제 6남 2녀가 모두 저세상 사람이 되었고, 배우자 중에서도 살아있는 사람은 요양병원 형님과 ‘기분’ 뿐이다. 기분은 남편 무덤의 풀을 뽑으면서 풀들도 저리 악착을 떠는데 산 사람이 못 살겠나, 살 것이다. 힘껏 살 것이라고 다짐한다.


시골에서 평생 살아오신 부모님의 삶을, 단편적인 어머니의 일기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으로, 복원해 낸 작가의 효심과 역량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평생 다 합쳐 행복했던 날이 30일도 안 될 것 같다는 시절을 살아내셨던 부모님 세대의 신산했던 삶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교유서가의 신작 '산 사람은 살지' 사전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다.

내게 너무도 힘든 시절이었지요. 가슴에 멍이 든 내 지난 시절 하늘이나 알겠지요.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