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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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심리학 이론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불리는 천위안의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에서 조조가 고민한 평생 과제는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둘까?'였다. 자신이 도망칠 때 목숨을 구해준 여백사의 가족을 죽이는 등 죄없는 사람들도 죽였고, 부정을 저지르고 살아남기 위해 주인을 밀고함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묘택이나 진경동도 죽였다. 전쟁터에서도 순간의 선택으로 수많은 목숨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들락거렸다.

* 살아남은 자

조조는 의심도 많고 허점도 많은 사람으로, 숱하게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지만 그 순간마다 용케도 살아 남았다. 저자는 중요한 순간일수록 조심하는 신중함이 조조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원동력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조조의 휘하에는 수많은 인재가 몰려들었고 또 조조는 그런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 용인술의 천재이기도 했다. 유비가 천하의 제갈량과 관우, 장비, 조자룡 등을 거느렸지만 최후의 승리는 얻지 못한 반면, 조조는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 결국 승자가 되었다. 조조는 승리를 하면 우월감에 빠져 방심을 해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기도 하지만, 어떠한 패배에도 주눅들지 않는 강심장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또한 수많은 암살 시도가 있을 때마다 밀고자가 나타나 끈길기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마초의 서량군에게 쫓겨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이 오자 겉옷도 벗어던지고 수염도 잘라버린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린다.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둘까?' 라는 조조의 평생 고민은 때때로 그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 항상 죽음을 앞에 두고 조조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넘기면서 끊임없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 사라지는 자

삼국지에는 조조 이외에도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평소 의심이 많은 조조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부하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반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수하에 지략가를 거느렸던 원소는 부하들의 지략을 믿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패착을 두어 승리를 놓친다.

조조의 심중을 꿰뚫어 보는 비범한 재주를 지닌 양수는 전쟁터에서 계륵(먹자니 맛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닭의 갈비뼈)이라는 암호을 듣고는 철수를 준비하다가 조조의 눈밖에 나서 사라지게 된다. 뛰어난 인재가 자신의 재주만 믿고 기고만장하는 순간 결국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뛰어난 학식을 지녔지만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한 예형도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한다.

*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성공한 사람이 결국 실패하는 것은 바로 그 성공 때문이다. 자만에 빠져 오만해지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역사에 가정은 의미가 없겠지만 삼국지에는 순간의 방심으로 거사를 그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각기 다른 재주를 갖고 세상에 나오지만 그 재주를 세상에서 펼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어쩌면 인간의 재주에 천운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최후의 승자는 사라지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는 자다.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할까.

#심리학이조조에게말하다 #천위안 #이정은 #리드리드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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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영웅을 찾아서
이영준.이황 지음 / 테오리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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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영웅학' 이자 '영웅 사회비평서'인 <우리 시대의 영웅을 찾아서>는 영웅의 유형부터 영웅에 대한 보호, 고전 영웅과 우리 시대의 영웅 이야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삼국지의 관우처럼 정치적 목적으로 부풀려진 영웅도 있고, 동성 애인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서 비롯된 복수심과 분노 때문에 트로이군과 전투를 재개한 그리스의 아킬레우스 같은 영웅도 있다.

*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

프랑코와 짐바르도 등 학자들의 정의에 따르면 영웅은 이런 사람이다. 1. 자기희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인지한 상태에서, 2.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또는 집단이나 귀중한 사회의 이상을 보호 또는 마련하기 위한 속성 내지 목적으로 3,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4. 행위에 참여한 이후에는 있을지도 모를 희생을 기꺼이 수용하며 5. 어떤 이익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지 않은 스포츠 영웅이나 연예계 스타들은 영웅에 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킬레우스나 헤라클레스 같은 고대의 영웅이나 칭기스칸이나 나폴레옹 등 다른 나라를 정복한 침략자들도 영웅은 아니다.

그럼 우리 시대 영웅은 누구일까?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붕괴 직전의 상황이었을 때 탈출자들을 뒤로 하고 계단을 거슬로 올라가는 소방관의 모습, 세월호 당시 소방호스로 몸을 감고 20여 명의 학생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등이 우리가 찾아내고 기려야 할 영웅이 아닐까 싶다.


* 영웅이 죽어가고 있다

영웅은 자기 희생을 전제조건으로 한다지만 프랑스와 샤를 7세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낸 잔다르크는 그후 영국군에 포로로 잡혔을 때 그녀의 유명세를 못마땅해하면서 몸값 지불을 거절한 샤를 7세로 인해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송나라를 구한 악비 역시 간신의 모함으로 투옥되어 독살당했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도 비슷한 경우이다. 이런 영웅 죽이기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인 것 같다. 세월호 당시 잠수사들의 경우처럼 20여 명의 학생을 온몸으로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는 전 재산인 화물차도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구조로 인한 어깨통증과 손떨림 때문에 다른 직업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두 차례나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한다. 자기 희생을 치른 우리 사회의 영웅들에게 우리는 마지막까지 희생을 바치라고 외면하고 있고, 그러한 외면으로 우리의 영웅들은 죽어가고 있다.

지자체 산하 공단의 비리를 공익제보했던 K의 고백이다. "스스로 내려놓고 뒤돌아보니 남은 것이 하나도 없더구요. 돈도 잃고, 건강도 잃고, 시간도 잃었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두 번 다시 공익제보자로 나서지 않을 겁니다. 그때 3년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싶습니다." 누가 공익제보자 K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 우리 시대의 영웅들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난간에 매달린 어린 남자 아이를 구한 불법 체류자 가사마는 지체 없이 4층 발코니까지 올라가 어린 생명을 구했다. 2019년 호주 대형산불 당시 10만 명의 무보수 자원봉사 소방관들, 사스, 메르스, 코로나와 싸운 수많은 의료 영웅들뿐 아니라 600만 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로부터 2,500명의 어린이를 구한 폴란드의 국민 영웅 이레나 센들러 그리고 소록도 한센인들을 40여년 간 헌신적으로 돌본 마르안느와 마가렛 수녀 등 우리 시대의 영웅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우리와 이 사회를 지켜주고 있다.

* 악의 일상성에서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으로

악의 일상성이 방관자를 낳는 가운데, 영웅적 행동의 일상성은 영웅을 낳는다. 영웅은 다음과 같은 교육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다고 한다.

1.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상상하라!

2. 타인과 공감하라!

3. 작은 선행부터 실천하라!

4. 남은 돕기 위한 기술과 경험을 쌓아라!

--- 영웅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라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 곳곳에 수많은 영웅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게다가 영웅은 교육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영웅의 자기 희생은 한 번으로 족하며, 그 후에는 영웅적 행동에 합당한 대우와 존경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 프랑스에서 4층 난간에 매달린 아이를 구한 불법 체류자 가사마는 이틀 뒤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소방서 일자리를 제안받으면서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다.


#우리시대의영웅을찾아서 #이영준 #이황 #테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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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 - 1년은 사람이 바뀔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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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조희 작가의 1만여 권 독서 편력을 집대성한 역작 <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을 읽기 시작했다. 작가는 1년을 도전의 계절, 열정의 계절, 인내의 계절과 이성의 계절로 구분하였다. 2023년 첫 계절은 역시 도전의 계절이다.

DAY 1 : 지구별 여행자

원숭이가 골프공을 떨어뜨린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라.(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인생은 예기치 못한 순간의 연속입니다. 오늘은 예기치 못한 순간을 마주하더라도 슬쩍 웃고 넘어가 보는 게 어떨까요?

--- 무엇이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처리가 되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우리 마음이다. 그런데 인생이 어떻게 계획한 대로 흘러가겠는가? 인도에서는 골프 경기 중에 원숭이가 골프공을 마음대로 주워가서 경기를 방해하는데, 원숭이가 마음대로 떨어뜨린 골프공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고 하지 말고 원숭이가 떨어뜨린 바로 그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하라는 이야기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매 순간 순간 무엇인가를 부여잡으려고 하는데, 예기치 못한 방해가 있을지라도 그 방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있다면 한결 마음은 편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DAY 11 : 인생 바꾸기 프로젝트

성공하고 싶다면, 삶의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면 딱 1년만 미쳐라.(좋은 성공, 김승남) 당신은 미쳐 본 일이 있나요? 라는 첫 문장이 가슴을 때린다. 곰곰 생각해보니 무언가에 미쳐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DAY 21 : 지속성의 힘

꾸준한 지속성이 실력입니다.(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 서상훈)

1년 동안 미쳐서 꾸준히 인생 문장을 읽고 실천한다면, 무언가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숭이가 수시로 방해를 하겠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경기에 임한다면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가겠지. 1년 동안 미쳐서 경기에 임하는 것을 보고 원숭이도 골프공을 목표에 더 가깝게 가져다가 떨어뜨려줄지도 모르겠다. 누가 알겠는가.

DAY 101 : 공짜는 없다

자신감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기본기를 채워갈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잠깐 멈춤, 고도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나 하기 힘든 말이기도 하다.

DAY 211 : 그런 법칙은 없다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괴로워지고, 사랑을 주려고 하면 행복해진다.(나카타니 아키히로의 행복어 사전, 나카타니 아키히로) 오늘은 사랑을 받기보다는 주려고 해 보라는 마지막 문장이 와 닿는다. 왜 사랑은 어긋나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사랑을 주려고 하면 안 받으려고 해서 우울해지고, 사랑을 받고 싶지만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은 도대체 뭘까.

DAY 341: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많이 하는 후회는 "인생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하는 것입니다.(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몸에 힘을 빼고 인생을 즐길 수는 없는 것일까? 늘 무언가를 바쁘게 해야할 것 같은 불안함은 어떻게 할까. 그런데 몸에 잔뜩 힘을 주고 심각하게 살다보면 뭐가 그렇게 달라질까 생각해본다. 열심히 노력해서 더 높은 곳으로 달려간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호숫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순간을 즐길 틈도 없이 덜컥 병이 들어버리면 그 높은 곳이 도무지 무슨 소용이람.

오늘부터 딱 365일 꾸준히 읽어봐야겠다. 아직 1만 권의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을 읽다보면 1만 권을 책을 읽고 싶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하루하나365일챌린지인생문장 #조희 #RITEC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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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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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많이 알려진 혹은 아직까지 잘 몰랐던 여러 심리 이론과 데이터들을 잘 모아두어 요긴하게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총 5가지 범주로 나누어 결정과 선택 시에 잘 활용하거나, 직장 내 활용가능한 아이디어, 이성의 심리를 틀어쥐거나 남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거나 외모의 비밀까지 밝혀내 주는 내용이 들어있다면 누구나 궁금증이 일 것이다.


기본적인 신체감각으로 어떤 결정이나 앞날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예일대 연구결과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심리학자 존바그는 무거운 물건을 들면 할 일이 더 중요해지고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면 사회생활이 더 어렵게 느껴지며, 단단한 물건은 사람을 융통성 없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다. 


살다보면 선택의 문제는 언제나 존재하며 결코 피할 수 없다. 생각이 많으면 최악의 선택을 하며, 합리적 이성도 실수를 한다고 한다. 미 노스웨스턴 대학교 켄팔러 교수가 실험을 통해서 직관에 의한 결정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심사숙고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고, 자연스러운 상태의 무의식의 힘이 주의력을 전환시키는 힘이 있어 정확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제력이 중요한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토머스 덴슨 연구팀에 의하면 이 자제력도 특정한 훈련을 통해 높일 수 있다고 한다. 2주간의 훈련으로 처리속도까지 올릴 수는 있지만 한 번에 두 가지가 넘어가면 혼란을 일으킬 확률이 있기에 물론 주의를 기울여 집중해야 한다. 


직장 내 여성의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협력을 잘하고 갈등을 잘 해결하기 때문이라는데, 팀에 여성이 많으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임마누엘 대학교 심리학자 조이스 베넨슨은 여성은 동성 친구에게 오히려 독설적이며, 사소한 일로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연애심리학 차원에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시간에 대한 연구결과도 있다. 얼마나 걸릴까. 연구에 따르면, 생각보다 짧다. 시러큐스 대학교의 스테파니 오티그 교수는 대뇌 촬영을 통해 사랑은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5분의 1초 만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가 이런 놀라운 실험들이 행해지고 밝힐 수 없는 심리의 분야를 드러낸다는 것이 내게는 더 신선한 것 같다. 조사에 의하면 남성과 여성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확신의 시점도 다르다는데, 그러한 조사를 찾아낸 저자는 바로 응용심리학자로 일반인이 알아내기 어려운 일상생활 속의 심리학을 조사, 연구, 실험결과 속 데이터로 속속들이 밝혀주고 있다. 


여성의 배우자 선택 조건을 알아보고자 하버드대학교에서는 탄자니아 부족의 남녀 목소리 톤에 따른 자녀수 조사를 하여 기록했다. 이탈리아 신경생물학자는 한창 사랑에 빠진 사람의 혈액 속 단백질 농도까지 조사했다. 캐나다 심리학자는 20년간의 오랜 연구로 사람은 친구나 배우자를 고를 때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영국의 뉴캐슬대학교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고개가 기울어진 각도임을 증명하는 실험까지 했다고 한다. 

소문이 쉽게 퍼지는 이유를 아는가? 도움이 되는 소문도 있을까? 캘리포니아 대학교 심리학 박사 매슈 페인버그는 소문의 영향력에 관한 실험을 했다. 연구결과, 불량한 행동을 한 사람에 관한 소문은 전달하는 사람의 부담을 줄여주고, 타인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성시키는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대화에서 잡담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 영국 서리대학교 사회심리학자 니콜라스 엠러에 의하면, 30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로 80%에 달한다고 한다. 


다양한 실험들, 구체적인 자세와 수치판단과 가치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도 있다. 에라스무스 대학교 아니타 에얼란트 심리팀에 의하면, 몸이 왼쪽, 오른쪽 어느 쪽으로 기울여 볼 때 수치가 더 작아져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몸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사람의 생각에도 영향을 끼쳐 남을 평가하는 자리에서는 한쪽으로 몸을 기울여보지 말라는 것인데,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은 오른쪽 물건을 더 좋아하고, 왼쪽 물건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따뜻한 온도가 사람의 감정적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사람이 따뜻하다고 느낄 때, 타인에게 친절하고 관용을 베푸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온도가 떨어지면 반대로 불친절하고 인색한 행동이 나타난다.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 고독하다면 따뜻한 수프를 먹고 마음속 한기를 몰아내 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평범하게 그냥 그럴 수 있다고 믿어지는 사안에 대해서 학계에서는 자료조사와 실험, 연구로 밝혀내고, 그러한 실마리를 잘 찾아내 현실에 보탬이 되도록 이끌고 있다. 


#나혼자만알고싶은실전심리학 #왕리 #김정자옮김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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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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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 공영 방송국에 입사해 수입도 낮고 시간도 남아도는, 우리가 익히 아는 우리나라 방송국 직원과는 달리 존재감 없는 생활을 하던 저자에게 찾아온 기회는 공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저자의 말대로 ‘어느 푸르른 날 야구장에서 공을 보며 소설을 써야겠다던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어느날 갑자기’ 논어가 떠올랐다던가. 

많은 이들이 해설한 논어 해설서를 탐독하며, 근심에 잠을 못이루던 날들을 극복하고, 어느때든 나타나던 불안과 초조함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로, 숨을 쉰다는 것이 신비롭게 변화되어 행복과 평온에 이른 저자가 만난 공자는 이러했다. 


“공자는 강인했다. 용감했다. 그리고 동시에 친근했고, 다정했다.”

“공자는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신 뒤 팔베개하며 즐거워했다.

공자는 언제 어디서든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책은 공자의 어짊과 지혜, 인품에 대해 우선 논어 한자 자구를 적고 이에 대한 음을 적어 쉽게 읽을 수 있으며, 간결한 해석과 더불어 시대적 배경을 첨언한 자세한 대화체 설명과 현대적 해설과 더불어 다시 ‘공자의 행복한 사색’ 코너를 두어 요약 첨언까지 붙였다. 공자와 더불어 다시 살아난 저자의 온갖 지혜로움이 어울어져 있다.


공자는 교육자적 장인정신으로 배우고 가르치는데 열정을 다했고,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생각했다. 생의 거의 모든 시간을 그렇게 쏟아부은 공자의 머릿속에 항상 많은 부분을 차지한 존경하는 주공이 꿈속에 자주 나왔고, 꿈에서 주공을 본 지가 오래되어 노쇠한 것에 심하다고 공자가 탄식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꿈을 분석한 심리학 결과도 요약해서 적고 있다. 오불부몽견주공(吾不復夢見周公)!


가르침에 대한 공자의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었고, 육포 10개 정도의 값어치로 예를 표시한 사람에게는 누구든 글을 가르치고 예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여기에서 저자는 ‘안티프래질’의 작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하버드대의 교육모델이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한 내용을 적고 있는데, 태생부터 날 수 있는 새에게, 정교한 비행기술을 알려준 후 “내가 너에게 나는 방법을 알려줬어.”라고 말하는 식의 교육을 하는 설익은 교육자들은 얼마나 많은가. 공자의 교육방법론에 대해 한마디로 공자는 귀족들의 특권을 전복시킨 혁신가였다는 점과 누구나 차별하지 않고 내면의 선한 본성을 일깨운 진정한 참교육가로서 제대로 부각시키고 있다. 자행속수(自行粟脩)


교육에 대한 공자와 일치한 저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 교육의 중요한 점과 어려운 점은 학생이 번민하고 애써 표현하려 할 때와 답을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할 때를 포착해내는 곳에 있다. 교육은 학생의 마음에 물을 가득 채워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을 지피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 이해하고 배움의 매력을 느껴야 한다. 각고의 노력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면 그뒤로 교사가 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 그렇다. 공자는 많은 제자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강가에서 놀고,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제자가 자기에게 알맞은 방향을 선택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공자는 책임감도 강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천명으로 여겼다. 이러한 사명감은 때로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일신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버리거나 도피하지 않고 끝까지 해야 할 일을 지키고 마무리 하는 것, 이것이 공자가 지금껏 숱한 위기를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었던 기적의 힘이라고 말한다. 독일군을 물리친 파리 시민의 승리에 대한 믿음도 연대감에 의해 촉발된 믿음이라 적고 있다. 공자에게 이익보다는 사명과 천명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사람은 사명을 추진력으로 삼아 어질고 지조있는 사람이 되려할 때 더 높이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천생덕어여(天生德於予), 자한언리(子罕言利)


공자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았다. 함부로 추측하지 않았고, 독단적이지 않았고, 고집하지 않았고, 아집을 부리지 않았다. 불확실성을 과감히 포용하고 받아들여 개방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며 다른 사람을 믿고, 오히려 강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혼자서 하는 섣부른 추리보다는 소통을 통해 조직을 융화로 이끈 진정한 리더이다. 자절사(子絶四),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

저자는 말한다. 위험이나 재난을 겪을 때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자처럼 자신의 사명이 무엇이고, 아직 이루지 못한 사명이 무엇인지를 떠올려보라고 한다. 공자를 읽으며 나를 찾고 인내심을 가지고, 배움에 전념하면서 내 인생의 든든한 사명을 되새겨봄은 어떠할까. 공자는 진심으로 바란다면,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천명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나는논어를만나행복해졌다 #판덩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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