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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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 공영 방송국에 입사해 수입도 낮고 시간도 남아도는, 우리가 익히 아는 우리나라 방송국 직원과는 달리 존재감 없는 생활을 하던 저자에게 찾아온 기회는 공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저자의 말대로 ‘어느 푸르른 날 야구장에서 공을 보며 소설을 써야겠다던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어느날 갑자기’ 논어가 떠올랐다던가. 

많은 이들이 해설한 논어 해설서를 탐독하며, 근심에 잠을 못이루던 날들을 극복하고, 어느때든 나타나던 불안과 초조함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로, 숨을 쉰다는 것이 신비롭게 변화되어 행복과 평온에 이른 저자가 만난 공자는 이러했다. 


“공자는 강인했다. 용감했다. 그리고 동시에 친근했고, 다정했다.”

“공자는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신 뒤 팔베개하며 즐거워했다.

공자는 언제 어디서든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책은 공자의 어짊과 지혜, 인품에 대해 우선 논어 한자 자구를 적고 이에 대한 음을 적어 쉽게 읽을 수 있으며, 간결한 해석과 더불어 시대적 배경을 첨언한 자세한 대화체 설명과 현대적 해설과 더불어 다시 ‘공자의 행복한 사색’ 코너를 두어 요약 첨언까지 붙였다. 공자와 더불어 다시 살아난 저자의 온갖 지혜로움이 어울어져 있다.


공자는 교육자적 장인정신으로 배우고 가르치는데 열정을 다했고,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생각했다. 생의 거의 모든 시간을 그렇게 쏟아부은 공자의 머릿속에 항상 많은 부분을 차지한 존경하는 주공이 꿈속에 자주 나왔고, 꿈에서 주공을 본 지가 오래되어 노쇠한 것에 심하다고 공자가 탄식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꿈을 분석한 심리학 결과도 요약해서 적고 있다. 오불부몽견주공(吾不復夢見周公)!


가르침에 대한 공자의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었고, 육포 10개 정도의 값어치로 예를 표시한 사람에게는 누구든 글을 가르치고 예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여기에서 저자는 ‘안티프래질’의 작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하버드대의 교육모델이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한 내용을 적고 있는데, 태생부터 날 수 있는 새에게, 정교한 비행기술을 알려준 후 “내가 너에게 나는 방법을 알려줬어.”라고 말하는 식의 교육을 하는 설익은 교육자들은 얼마나 많은가. 공자의 교육방법론에 대해 한마디로 공자는 귀족들의 특권을 전복시킨 혁신가였다는 점과 누구나 차별하지 않고 내면의 선한 본성을 일깨운 진정한 참교육가로서 제대로 부각시키고 있다. 자행속수(自行粟脩)


교육에 대한 공자와 일치한 저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 교육의 중요한 점과 어려운 점은 학생이 번민하고 애써 표현하려 할 때와 답을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할 때를 포착해내는 곳에 있다. 교육은 학생의 마음에 물을 가득 채워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을 지피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 이해하고 배움의 매력을 느껴야 한다. 각고의 노력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면 그뒤로 교사가 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 그렇다. 공자는 많은 제자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강가에서 놀고,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제자가 자기에게 알맞은 방향을 선택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공자는 책임감도 강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천명으로 여겼다. 이러한 사명감은 때로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일신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버리거나 도피하지 않고 끝까지 해야 할 일을 지키고 마무리 하는 것, 이것이 공자가 지금껏 숱한 위기를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었던 기적의 힘이라고 말한다. 독일군을 물리친 파리 시민의 승리에 대한 믿음도 연대감에 의해 촉발된 믿음이라 적고 있다. 공자에게 이익보다는 사명과 천명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사람은 사명을 추진력으로 삼아 어질고 지조있는 사람이 되려할 때 더 높이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천생덕어여(天生德於予), 자한언리(子罕言利)


공자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았다. 함부로 추측하지 않았고, 독단적이지 않았고, 고집하지 않았고, 아집을 부리지 않았다. 불확실성을 과감히 포용하고 받아들여 개방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며 다른 사람을 믿고, 오히려 강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혼자서 하는 섣부른 추리보다는 소통을 통해 조직을 융화로 이끈 진정한 리더이다. 자절사(子絶四),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

저자는 말한다. 위험이나 재난을 겪을 때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자처럼 자신의 사명이 무엇이고, 아직 이루지 못한 사명이 무엇인지를 떠올려보라고 한다. 공자를 읽으며 나를 찾고 인내심을 가지고, 배움에 전념하면서 내 인생의 든든한 사명을 되새겨봄은 어떠할까. 공자는 진심으로 바란다면,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천명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나는논어를만나행복해졌다 #판덩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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