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2008년부터 출판되었다는데, 그동안 내가 책은 10년 단위로 전망하는 책뿐이어서 신선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서울대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저자가 집단창작한 작품으로 막연히 아는 것을 매우 정확하게, 아예 몰랐던 것을 수면으로 떠올려 보여주고 있다. 빅데이터와 고도의 분석기술을 응집하여, 기술(記述)해 낸 기술력(技術力)으로 단번에 10가지 핵심 트랜드를 일사불란하게 뇌리에 각인시켜 주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 된 경제가 다시 제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22년이 회복과 복귀를 기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의 해인 점에 착안하여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되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로 화두를 던진다.

“TIGER or CAT” 10자의 영자 두운을 활용하여, T(나노사회), I(머니러시), G(득템력), E(러스틱라이프), R(헬시플레저), O(엑스틴 이즈 백), R(바른생활 루틴이), C(실재감테크), A(라이크커머스), T(내러티브자본)을 분석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바이러스와 이코노믹스가 결합한 단어로 ‘브이노믹스’. 새로운 사업모델로 부상한 중고거래에서 언제나 새것이라는 ‘N차 신상’. 한정된 물량만을 판매해 소비자를 굶주리게 만드는 의미의 ‘헝거 마케팅’ 등 알고 넘어가면 좋은 새로운 용어들을 익히면서 쉬엄쉬엄 읽어나갔다.

2021년의 전망에 대한 회고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띈 평가는 무엇보다 ‘변하지 않는 본래의 가치를 추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부분과 연결된 컨셉은 바로 <집>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불변할 가치에 에너지를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휴식과 소유, 가까운 사람과의 공유가 어우러지는 행복의 근원지는 역시 집이었다. 코로나 이후 업무도 재택으로, 근무 후 시원한 한잔도, 운동도 집에서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이 집을 꾸미기 시작하여 홈바, 홈 카페로 이어지는 인테리어 사업, 호텔 전체를 가족 전체에게 빌려주는 사업의 전환 등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나중시대‘ 개막. 동석자가 무엇을 시키는가보다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를 생각하는, 현실의 자아를 동조, 확인시켜주는 레이블링 게임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고 있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백신, 중고거래 플렛폼, 전기자동차, 공모주 청약, K-푸드, 역주행 컨텐츠, 디자인 가전, 수제맥주, 여행·숙박앱, 이색농산물이 2021년 10대 트렌트 상품으로 선정되었다.


다음은 2022년 10가지 트렌드인데, 앞으로 세상은 영어를 모르고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난 개인이 노동과 산업을 파편화시키고 전지구적 공동체 휴머니즘을 제기하는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미국 서부시대와 구분되지만 결국 돈과 수입의 다각화를 꾀하며 수단이 아니라 자기실현으로 이어져야 할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돈이 있어도 갖기 어려운 소비시장이 열린다는 Gotcha Power 득템력. 인간의 과시욕구가 안목과 정성, 정보력까지 있어야 새로운 소비문화를 말하는데, 소비의 취향이 지불능력을 벗어나 특별함을 즐기는 선까지 와있음을 샤넬과 나이키, 스타벅스의 줄서기와 이벤트로 인한 서버 마비 등 여러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휴가의 일상화를 맞아 여유와 편안함을 주는 시골풍 라이프스타일, 제주도 한 달 살기처럼 지방자치단체가 눈여겨 사업기회를 펼쳐야 한다는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맛있고 행복한, 한마디로 힙해지는 건강관리를 살펴볼 수 있는 Revelers in Healthy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소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X세대(1965~1979년)중 핵심인 엑스틴 이야기 Operning the X-File on the X-teen Generration 엑스틴 제너레이션, 자기 주도적 삶을 작은 성취에 무게를 두는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성공한 예술 대부분이 규칙적인 습관이 있었음을 시작으로 일상에서 페이스메이커가 될 함께 움직여줄 여러 온라인 교육과정 등을 통해 코로나로 많아진 자유시간에 자율적이고 생산적인 자기개발을 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언택트가 일상인 상황에서 인간의 다중감각과 동시성, 체험성을 살리는 Connecting Together though Es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는 소비자를 붙드는 기술적 역량에 대한 고찰이었지만, 무엇보다 ’디지털세상에서도 아나로그적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는 어쩌면 이시대 모든 기술적 성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집약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비전과 세계관을 담은 서사가 중요한 시대에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시사하는 Tell Me Your Narration 내러티브는 변화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트렌드’라는 나노사회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지 고양이가 될 것인지 고민하면서 검은 호랑이를 맞이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직, 일단 걸었습니다 - MBC RADIO 나서기 PD의 해파랑길 순례기
조정선 지음 / 수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생애 첫 작품 '퇴직, 일단 걸었습니다'의 중쇄 기념 퀴즈 대잔치에 응모하여 친필 사인본을 받았다. 저자와 같은 꿈을 갖고 있던터라, 저자가 계획했던 해외 순례길에 관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었다. 


MBC 라디오 PD로 40년에서 3년 모자라는 37년의 직장생활을 마친 조정선 피디가 전해주는 해파랑길 도전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애초에 산티아고 800킬로미터 순례길을 계획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좌절되고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동해안 해파랑길 770킬로미터를 친구 해정군과 무작정 걸었다. 


조용필, 배철수, 윤종신, 조동진 등 작가와 인연이 있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읽는 내내 흥미로웠지만, 신선한 내용은 뜻밖에도 걷기 8일째 저녁에 전해진 아내의 카톡 내용이다. 스마트폰의 신박한 내용을 알려준다고 해서 궁금해했는데 아내 왈 "스마트폰은 기본 기능이 음성전화거든, 어떻게 전화 한 번 안 하지?"였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에 산티아고 순례길과 비슷한 거리의 해파랑길이 있고 도 남파랑길, 서해랑길, 평화누리 DMZ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 강산 쓰레기 쓰레기 길이 아닐지, 또 제대로 정비도 안되있고 차량 통행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음성전화를 하는 것이 스마트폰의 신박한 사용법인 것처럼 해파랑길도 이름에 걸맞게 사람이 제대로 걸을 수 있게 표지판도 제대로 세우고 안전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퇴직하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행복하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20년을 매일 10킬로미터 달리기를 했다는 작가의 꾸준함에 찬사를 보내면서, 

멋진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저자 조정선님은 책 표지에 이렇게 적어주셨다. 

'걸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더군요. 걸으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 사람은 살지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종광 작가의 ‘산 사람은 살지’는 아버지께서 몇 해 전에 작고하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위해서 쓴, ‘당신이 떠나기 전에’, ‘육칠월 해로가’, ‘팔구월, 고추 따다가’, ‘시월 다사다난’, ‘동지섣달 소 보듯’, ‘정이월에 떠나는’, ‘삼사월 코로나’, ‘오월, 풀도 살아보겠다고’라는 작품으로 구성된 8편의 연작소설이다.

당신이 떠나기 전에

어머니 ‘이기분(李基粉)’은 이름 모를 병을 앓으면서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그녀는 일기장에 ‘자식들, 새엄마 손에 구박받을까 참고 또 참았지요. 내겐 너무도 힘든 젊은 시절이었지요. 가슴에 멍이 든 내 지난 시절 하늘이나 알겠지요’라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토로한다. 그런 세월을 남편과 함께 버티면서 아들 둘, 딸 하나를 키워서 시집, 장가를 보냈는데, 남편 동창이 목구멍에 뭔가 있다면서 불편해하더니 식도암 3기 판정을 받는다. 탄광을 다니면서 농사를 짓던 남편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와중에도 모내기를 하는 자식들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다.

육칠월 해로가

일찍 부모를 잃은 남편 ‘김동창’은 중학교 졸업 후, 자기가 벌어 사는 고달픈 인생살이를 살았다. 스물아홉에 스물두 살인 ‘기분’을 만난 남편은 기분의 일기장에 이렇게 표현된다. ‘단 하루도 집을 마음놓고 떠나지 못하는 우리 남편, 병원과 한의원 문턱을 셀 수 없이 드나드는 아내를 고치느라 돈도 모으지를 못했지요’ 아무 것도 못 먹고 넋이 나간 것처럼 누워만 있던 남편은 아침나절에 예초기를 돌리고, 점심 때가 지나서 경로당 청소를 하라고 재촉을 해서 ‘기분’을 내보내고 유언도 못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남편은 홀로 남은 ‘기분’을 위해서 창고 뒤주에 돈뭉치를 남겨두었다.

팔구월, 고추 따다가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기분’은 아픈 몸을 이끌고 마늘도 심고 참깨밭도 매고 고추도 따고 양파도 심으면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자식들은 홀로 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자주 내려와서 농사일을 돕지만, 동반자였고 친구였고 뒷배였고 지킴이였고 그 모든 것이었으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었고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던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시월 다사다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것인지 ‘기분’은 자식들 걱정하면서 먹을 것도 보내고, 여기저기 아픈 몸 때문에 병원에도 다니고, 오래된 집을 여기저기 수리하고, 벼수확도 하고 동네 대소사에도 마음을 쓰면서 살아가는 다사다난한 일상이지만 건강한 날은 다 가고 아플 날만 남았다.

동지섣달 소 보듯

‘기분’은 남편 총각시절 일기장을 보면서 지난 시절도 회상하고, 내년을 위해서 김장도 하고 여전히 병원을 드나들면서도 남편 무덤 주변의 은행나무와 두충나무를 포클레인을 불러 치웠다. 기분이 회상하는 남편은 도무지 행복한 마음을 가져보긴 힘든 인생이었다. 평생 다 합쳐 행복했던 날이 30일도 안 될걸. 기분도 마찬가지였다. 행복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

정이월에 떠나는

전 조합장, 심청댁, 전우치씨 등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등진다. ‘기분’은 90년대 3천만 원을 빌려 가고 갚지 않았던 남동생의 칠순을 맞아 복잡한 심사를 느끼기도 하고,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극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은 게 아닌데, 나도 하고 싶은 일, 꿈이 있던 젊음이 있었다. 늙고 병들고 망가진 모습, 나 자신도 싫다.’

삼사월 코로나

코로나가 전국을 휩쓰는 시간 자식들 쌀 떨어질까 걱정인 ‘기분’에게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동서들이 꿈에 자주 찾아온다. 코로나가 무섭지만 여전히 못자리도 하고 감자도 심고 밭농사도 준비한다. 가까이에 있는 작은아들과 동네에서 누구보다 믿고 의지하는 박사조카의 도움을 받으면서 수도공사와 전기공사까지 마무리한다. ‘7년 전 그렇게 끌탕했지만 어쨌든 7년이나 더 살았고 73세를 살고 있다. 남편 먼저 보내고 잘살고 있다.’

오월, 풀도 살아보겠다고

이제 남편 형제 6남 2녀가 모두 저세상 사람이 되었고, 배우자 중에서도 살아있는 사람은 요양병원 형님과 ‘기분’ 뿐이다. 기분은 남편 무덤의 풀을 뽑으면서 풀들도 저리 악착을 떠는데 산 사람이 못 살겠나, 살 것이다. 힘껏 살 것이라고 다짐한다.


시골에서 평생 살아오신 부모님의 삶을, 단편적인 어머니의 일기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으로, 복원해 낸 작가의 효심과 역량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평생 다 합쳐 행복했던 날이 30일도 안 될 것 같다는 시절을 살아내셨던 부모님 세대의 신산했던 삶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교유서가의 신작 '산 사람은 살지' 사전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다.

내게 너무도 힘든 시절이었지요. 가슴에 멍이 든 내 지난 시절 하늘이나 알겠지요.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글도 책이 될까요? - 글을 쓸 때 궁금한 것
이해사 지음 / 모아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세상에서 유일한 글쓰기

- 내 글도 책이 될까요?를 읽고

 

현재 직장인으로 생활하면서 작가, 지식생산 큐레이터, 사회적 활동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이해사(본명 김욱)님이 내 글도 책이 될까요?, 내 글도 서평이 될까?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 책은 1장 도대체 왜 써야 하는 걸까? 2장 무엇을 써야 할까? 3장 글쓰기기 어렵다고요? 4장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5장 출판사는 내 책을 받아 줄까? 6장 베스트셀러는 어던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7장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어떤 여건이 필요할까?고 구성되었다. 4장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를 제외하면 제목부터 목차까지 모두 물음표로 채워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온다면?

책장을 다 덮고 나서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떠나지를 않는다. 책을 쓰는 사람을 1.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2. 인생의 곡절이 있는 사람 3. 대단히 유명한 사람 4. 나와 같은 일반인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3번까지는 그렇다 해도 일반인들이 왜 책을 써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누구도 일반인들에게 책을 쓰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지만, 요즘은 자비를 들여서라도 책을 쓰고자 하고 실제로 그런 책들이 적지 않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보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가져가라고 하는 잡지와 도서들이 있는데, 그런 운명을 가질지도 모를 책을 글쓰기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써야 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평가와 무관하게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온다면 어떨 기분일까 상상해본다.

 

글을 쓰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저자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깨달은 진리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있고 쓰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서평도 짧은 글이지만 글을 쓰는 것이겠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아본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는 무엇일까?

작가는 특허와 기술사업화 업무를 담당한 경험으로 기술은 어떻게 사업화 되는가라는 첫 번째 책으로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는 무엇일까? 갑자기 자신감이 사라진다.

 

프리 라이팅(Free Writing) 기법으로 쓰라고?

 

우리말로 자유글쓰기’, ‘내리쓰기라고 하는데 요즘 시도하고 있는 속독법의 쓰기 형태라고 여겨진다. 선입견을 내려놓으면서 속독법의 유용성을 실감하고 있었는데, ‘프리 라이팅을 알게 되어서 앞으로 서평을 쓸 때 적극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버드 글쓰기 강의에 나오는 프리 라이팅 기법이다.

몇 차례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가라앉혀라.

이어 펜을 집어들고 쓰는 것이다.

무슨 내용이라도 좋다.

 

꼭 주제를 정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문장과 문단을 일괄되게 구성할 필요도 없다.

철자가 꼭 정확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내용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속 펜으로 끼적거리는 것이다.

이 말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며, 앞으로 돌아가

단어에 밑줄을 긋거나 단어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저 쉬지 않고 펜을 놀리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평균수명이 짧은 직업이 작가라고?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쓴 김영하 작가가 강연해서 이야기한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이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왜 굳이 세상에서 가장 평균수명이 짧은 직업을 선택했을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인간은?

 

사는 게 두려워 사회를 만들었고

죽는 게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으며,

잊혀지는 게 두려워 글을 썼다.

 

이 책은 글쓰기를 시도하려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알차고 구체적인 정보가 가득하다. 글쓰기에 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출판사를 설득하는 방법, 팔리는 책을 출간하는 방법과 글쓰기 환경에 대한 이야기 등은 출판 환경에 대한 문외한도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들이다. 출판 시장의 불황으로 글을 써서 돈을 벌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으므로,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는 조언도 현실적이다.

 

 

작가의 글쓰기 건강 비결

조정래 작가의 글쓰기 건강 비결은 1. 적게 먹기 2. 채식 위주로 식사하기 3. 하루에 여러 번 국민체조 하기 4. 틈만 나면 산책하기 5. 일요일에 등산하기 라고 한다. 누구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수 있지만,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기는 쉽지 않은 것처럼,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작가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조정래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글쓰기만 생각하고, 글 쓰는 일에 평생을 바쳐라라는 각오를 가진 자의 몫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유일한 글쓰기

무조건 쓰고, 많이 쓰다 보면 책을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글은 세상 누구의 글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내 작품이다. 우리는 전문가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지만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다. 내 글도 그렇지 않을까?


* 이해사 작가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인간은?
사는 게 두려워 사회를 만들었고
죽는 게 무서워 종교를 만들었으며,
잊혀지는 게 두려워 글을 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다 공식으로 톡 쏘는 글쓰기 비법 - 현실 '고답이'를 위한 비즈니스 글쓰기 처방전
김주리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사이다 공식으로 톡 쏘는 글쓰기 비법을 읽고

 

방송작가, 국회의원 비서, 방송기자, 서울시의회 연설비서관 등으로 활약했던 김주리 작가의 사이다 공식으로 톡 쏘는 글쓰기 비법, 중간중간 구체적인 사례도 있어서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제목의 사이다란 비즈니스 글쓰기 공식의 영문 첫 글자인 CIDER를 한글로 표현한 것이다.

Choose your target audience. - 독자를 선택하고

Identity their needs. - 니즈를 발견하고

Decide your message 메시지를 결정하고

Epress your message with efficience 효과적인 표현 방식을 이용해

Realize the purpose of your message 글의 목적을 실현하라

 

직장에서의 각종 보고서,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그리고 독후감과 서평 등에 이르기까지 글쓰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상을 잘 받는 법

작가의 학교 시절 일기 쓰기로 4년 동안 매달 상을 받았다는 경험담은 독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학생들처럼 자신의 비슷한 일상을 기록하지 않고 내용이 분명하고 독자인 선생님이 좋아하는 도덕 시간을 주제로 일기를 쓴 것이 수상의 비결이었다.


비즈니스 글은 관계다

냉정하게 말하면 관계만 좋다면 글이야 어떻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능한 판매사원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독자인 고객이나 상사의 의도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비즈니스 글쓰기의 어려운 점이다.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

휴대폰을 신체의 일부에 비유하여 오장칠부(五臟七腑)라고 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글 소비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 글이 홍수인 시대로 독자들은 글을 읽을지 읽지 않을지를 3초 안에 결정한다. 따라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읽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쉽게 읽히는 글을 쓰는 것은 필수적이다. 진짜 고수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는다.

 

몽타주를 그리는 마음으로 구체적으로 타깃을 설정해야 한다. 독자 타깃은 10명보다 1명이 낫다. ‘부르기 효과를 활용하면 독자에게 읽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핵심 메시지면 충분하다

투병 중이던 아버지의 임종 순간처럼 최소한의 시간만 허락될 때라도 꼭 하고 싶은 한마디, 그것이 핵심 메시지다.

 

비즈니스 글은 이타적이어야 한다

회사 연수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수원장과 경찰관이나 소방관의 입장이 다른 것처럼, 같은 상황을 두고도 독자가 달라지면 대답해줘야 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독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응답하는 것이 비즈니스 글쓰기다.

 

오탈자 저주에서 탈출하는 법

누구나 경험하는 오탈자는 생각보다 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같은 글은 쓴 사람이나 주변 사람들이 돌려 읽어도 이상하게 친한 사이, 아는 사이에서는 오탈자가 잘 안보인다. 작가가 추천한 방법은 소리 내어 읽기이다. 일전에 내가 쓴 글을 가족에게 읽어주었는데 오탈자와 문맥 수정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글 속에 독자를 투입하고 가둬라

자기 일에 냉담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활용하여, 지역방송 기자로 있으면서 전국방송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지역 주민을 방송에 참여하여 시청자를 확보한 사례가 흥미로웠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진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써라

있게 보이게 쓰려 고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진실하게 전달하려 노력하자. 글의 힘을 믿고 글 자체에 집중하면서 글쓰기를 준비해보자.

 

비즈니스 글쓰기 비법을 실생활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 가족이나 회사 동료를 독자로 생각하고 그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서 적절하게 관계를 형성하고 진실하게 대한다면 가족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고수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지만 하루 아침에 고수가 되지 않는 것처럼, 비즈니스 글쓰기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마치 우리 삶이 그런 것처럼.

요즘 글쓰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