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가 이철수작가의 나뭇잎 편지 4탄인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는 한마디로 이 겨울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산문 집 형식인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는 판화로 시를 읊는다는 이철수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네 번째 책이다. 나는 세 번째 책인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를 읽고 이번에는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를 읽게 되었다. 이철수작가는 책은 한마디로 고운 엽서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느낌이다. 한 장씩 따로 되어 있었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우편으로 보내고 싶은 그런 따스함이 담겨 있다. 판화에 대하여 일반인들은 매우 생소하지만 판화로도 이렇게 따스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 나오는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판화를 먼저 새긴 것인지 아니면 글을 먼저 쓰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철수작가의 일상과 또 일상을 바라보는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은 쉬지 않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기는 쉽지가 않다. 그런 남의 글을 들여다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이긴 하지만 나의 생각 혹은 일상도 이철수작가처럼 남겨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져 본다. 물론 판화를 새길 재주는 없지만 말이다. 약간은 철학적이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아서 좋고 한 페이지를 본 다음 눈을 감고 글을 음미하면서 그림을 떠올리면 이철수작가의 세계로 나도 초대 되는 듯한 느낌이다. 총 네 장으로 구성된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는 다시 시작하는 새날, 사는 동안 꽃처럼, 비에 씻긴 초록의 노래, 작을수록 더 가까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이 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였을까? 아직 어리고 철학이나 혹은 삶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내려놓음 혹은 욕심을 버리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받아 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전체적인 느낌을 그렇게 느꼈다. 물론 세상만사가 부질없다는 둥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사물 하나를 바라보고 사회 현상 하나를 바라보더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사색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 것들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라 라고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님 세상사에 찌들려 여유도 없고 아름다운 것을 봐도 아름다운지 모르는 우리의 눈을 판화로 정화시켜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 읽고 덮어 두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가끔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혹은 세상일에 내 눈이나 생각이 많이 더럽혀져 있을 때 읽어야 할 그런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