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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자음과 모음 문학상을 수상한 오즈의 닥터는 픽션이지만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는 그런 소설이다. 단지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이야기만 진행 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교묘하게 빗대는 풍자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현실은 항상 왜곡되어 있다. 현실은 항상 승자가 만들어낸 거짓 속에 진실이 존재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이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우리의 눈은 미디어에 현혹되고 그 미디어가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오즈의 닥터는 소위 말하는 인터넷 마녀 사냥이라는 이야기와 현실에서 소외 된 사람의 의식을 환각이라는 소재로 풀어 나간다.
오즈의 닥터는 닥터 팽이라는 인물에게 상담을 받는 김 종수라는 인물이 독백을 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 된다. 잠은 잘 잔다고 생각하지만 환각에 시달리는 종수는 기묘한 인물 닥터 팽과 그리고 그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 그리고 어린 나이에 죽어 버린 누나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어머니와 누나를 떠나 보내고 죽어 버린 아버지와 자신의 제자 수연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이야기는 진행 된다. 어느 것이 진실이과 어느 것이 환각인지 독자들도 걷잡을 수 없다. 한 순간의 실수로 수연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로 인하여 자신의 인생 자체도 무너지는 복수를 당하게 된다. 약물 중독자인 아버지의 영향인지 종수 그도 약물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그로 인하여 현실과 환각 사이의 위험한 경계를 오고 간다. 과연 종수 그의 운명은 어찌 될는지.
군중의 광기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시대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고 유용한 정보도 많지만 네티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정보도 넘쳐난다. 집단의 광기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옳고 그름은 법이 판단할 것이지만 네티즌은 자신이 판사인양 자기의 소양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매도하고 마녀 사냥이라는 이름으로 사냥을 한다. 이렇게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를 막다른 길로 몰고 가는 것이다. 종수 또한 그런 일의 희생양이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그의 인생은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종수는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대표한다. 현실의 고난을 이겨내기 보다는 가상의 세계로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버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가까운 미래사회의 가장 큰 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닥터 팽을 숨겨 놓지는 않았을까?